11년차인데 지금 회사 와서 처음 겪습니다. 협상이라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대표가 금액 부르고 끝이고, 계약서는 입사할 때 쓴 게 마지막이에요. 인상분도 말로만 듣고 나중에 명세서 보고 확인하는 식이더라고요. 근로계약서는 조건이 바뀌면 다시 써서 주는 게 원칙으로 알고 있는데, 달라고 하면 유난 떤다는 소리 들을까 봐 계속 미루고 있습니다. 다들 이런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시나요?
연봉계약서 없이 구두 통보만 하는 회사, 흔한가요?
9.14 06:12조회수 0댓글 13
11년차인데 그게 처음이라고 하시니까 제가 더 놀랐어요. 저는 이제 막 첫 회사 1년차라 연봉 협상 자체를 아직 안 겪어봐서 조언드릴 처지는 전혀 아닌데요, 입사할 때 쓴 계약서가 마지막이라는 부분에서 감이 확 안 잡히더라고요. 저는 수습 3개월 끝나고 조건이 바뀌었을 때도 따로 뭘 받은 기억이 없거든요. 그때는 원래 그런 건가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이 글 보니까 제 쪽도 다시 봐야 하나 싶어요. 근데 궁금한 게, 명세서로 확인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진 회사라면 요구하는 사람이 처음일 때 정말 유난으로 보이는 건가요? 11년차가 말 꺼내기 어려우면 저 같은 신입은 아예 못 꺼낼 것 같아서요. 다른 선배님들 답변도 진짜 궁금합니다!
유난으로 보이냐 아니냐는 사실 물어보기 전까진 모르는 거고, 저도 그 눈치 때문에 11년 끌었어요. 다만 나윤님 케이스는 좀 다릅니다. 수습 끝나고 조건이 바뀌었으면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서 교부하는 게 원칙이거든요. 명세서는 결과만 보여주지 조건이 뭐로 합의됐는지는 안 남아요. 그래서 저는 요구를 협상처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어요. "올려주세요"가 아니라 "변경된 조건으로 계약서 한 부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서류 요청으로 물으면 유난 떠는 그림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신입이라 더 못 꺼낸다기보다 오히려 입사 초에 물어보는 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편이고요. 혹시 수습 끝났을 때 바뀐 조건은 메일로라도 받아두신 게 있나요?
저 그게 좀 애매한데요. 수습 끝날 때 팀장님이 구두로 말씀해주신 게 다고 메일로 받은 건 없거든요. 명세서 금액 보고 아 이게 그건가보다 했는데, 말씀 들으니까 조건 자체가 어디에도 안 남아 있더라고요. 계약서 다시 쓴 것도 없고요. 서류 요청으로 물어보는 방식은 저도 해볼 만할 것 같아요, 올려달라는 말은 도저히 못 꺼내겠는데 한 부 받을 수 있냐는 건 좀 다르게 들리니까요.
서류 요청 쪽이 훨씬 낫습니다. 저도 세 번째 협상 때 "인상분 서면으로 남겨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었는데, 올려달라는 말이 아니라 확인해달라는 말이라 그런지 별말 없이 넘어가더라고요. 나윤님은 수습 종료로 조건이 바뀐 거니까 재작성 의무가 있는 쪽은 회사예요. 구두로 들은 금액이랑 명세서 금액이라도 먼저 메모로 정리해두시고요. 팀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이 사번이나 직급 변경까지 포함된 거였나요?
사번이나 직급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수습 끝났고 이제 이 금액이다 정도로만 들었거든요. 그래서 더 애매한 게, 바뀐 게 금액 하나뿐이라 재작성 얘기를 꺼내면 그거 하나 때문에 유난인가 싶기도 해서요. 일단 말씀해주신 대로 구두로 들은 금액이랑 명세서 찍힌 금액부터 메모로 남겨둬야겠어요. 확인해달라는 쪽으로 물어보는 건 저도 그 정도면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인하우스 있을 때 연봉 인상분을 구두로만 듣고, 다음 달 명세서 보고 "아 이게 그 금액이구나" 확인한 적 있어요. 그때는 그게 이상한 줄도 몰랐습니다. 프리랜서로 나와서 계약서 안 쓰고 시작했다가 미수금으로 고생해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결국 분쟁 나면 말이 아니라 문서에서 갈리더라고요. 근로계약서는 임금이 바뀌면 다시 교부하는 게 원칙으로 알고 있긴 한데, 이건 제가 단정할 부분은 아니고요. 다만 요구하는 방식은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럴 때 "계약서 주세요"라고 안 하고 메일로 "말씀주신 조건 제가 이해한 대로 정리했습니다, 틀린 부분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보내둡니다. 상대 입장에선 서류 요구가 아니라 확인 절차로 보이니까 유난 떤다는 소리는 안 나오고, 답장 한 줄이 남으면 그게 기록으로 남거든요. 혹시 인하우스에서 실제로 재교부 요구해서 받아내신 분 계세요?
저도 그 방식 씁니다. 세 번째 협상 때 "인상분 서면으로 남겨주실 수 있나요"가 아니라 "말씀주신 금액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하고 메일로 정리해서 보냈더니 별말 없이 "맞습니다" 한 줄 왔어요. 근로계약서 재교부까지 받아낸 건 아니고, 그 메일 한 줄이 사실상 그 자리를 대신한 셈입니다. 다만 그게 원본 계약서를 대체하진 않으니까 저도 이번엔 제대로 요구해볼 생각이고요. 시우님은 프리랜서 나오신 뒤로는 계약서 안 쓰고 시작하는 건 아예 안 받으시나요?
저는 아예 안 받습니다. 10년 하다 보니까 계약서 없이 시작한 건은 결국 미수금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지금도 계약금 30% 못 받은 건이 하나 있는데 그것도 착수부터 순서가 꼬였던 건이었고요. 다만 현실적으로 계약서 늦어지는 경우는 많아서, 저는 그럴 때 인호님이 하신 것처럼 메일로 정리해서 보냅니다. 범위, 수정 횟수, 금액, 입금 시점 네 줄 적어서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하고요. 거기에 "맞습니다" 한 줄 오면 그게 증빙이 되더라고요. 계약서 대체는 아니지만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계약서 다시 쓰는 게 원칙인 건 저도 들어본 적은 있는데, 실제로 그걸 요구해서 받아본 분이 주변에 계신가요? 저는 해외에 나와 있어서 여기 회사는 매년 갱신 레터가 메일로 오는 게 기본이라 오히려 그게 당연한 줄 알았거든요. 근데 한국에서 일할 땐 저도 인상분을 구두로 듣고 명세서로 확인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이상하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던 게 지금 더 걸리네요. 노동청에 물어본 적이 없어서 원칙이 어떻게 되는지는 제가 말씀드릴 입장이 아니고요, 다만 유난 떤다는 소리를 걱정하게 되는 분위기 자체가 이상한 거 아닌가 싶어요. 인호님은 그 말을 실제로 들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들을 것 같은 느낌인가요?
저는 실제로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그 말이 무서워서 11년을 끌었는데 막상 세 번째 협상 때 메일로 정리해 보내니까 "맞습니다" 한 줄로 끝났거든요. 결국 듣는 게 아니라 들을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계속 미룬 쪽이었어요. 주변에 계약서 다시 받아낸 분은 저도 못 봤고, 다들 저처럼 명세서로 확인하고 넘어가더라고요. 예린님 계신 쪽은 그 갱신 레터에 인상분 금액까지 다 찍혀서 오나요?
저희는 갱신 레터에 새 연봉 총액이랑 적용 시작 월까지 다 찍혀서 메일로 와요. 근데 그게 제도라서 그런 거지 제가 요구해서 얻어낸 건 아니라서, 한국에 있었으면 저도 인호님처럼 명세서 보고 넘어갔을 것 같아요. 들을 것 같은 느낌 때문에 미뤘다는 말이 좀 남네요. 저도 작년에 10%만 부르고 말았던 게 딱 그 느낌이었거든요.
저는 인하우스가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 계약이 섞여 있어서 오히려 감각이 반대예요. 계약서 다시 쓰자는 말이 유난이 아니라 그냥 절차라고 봅니다. 외주에서 카톡으로만 조건 주고받다가 2차 수정비를 못 받은 적이 한 번 있는데, 그때 걸린 건 신뢰가 아니라 기록이었어요. 말로 들은 금액은 나중에 "그렇게 말한 적 없다"가 되면 끝이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조건이 바뀌면 무조건 문서로 남깁니다. 정 껄끄러우시면 계약서 대신 메일 한 통도 기록이 돼요. 면담 끝나고 "말씀하신 인상분 얼마, 적용 시점 언제로 이해했습니다" 정도로 보내두면 상대가 답을 안 해도 보낸 시점이 남습니다. 근데 11년차 회사에서 이게 처음이라면, 지금까지는 다들 요구했는데 안 준 건지 아무도 안 물어본 건지가 궁금하네요.
저도 작년에 인상분 구두로만 듣고 넘어갔는데요, 명세서 보니까 제가 들은 금액보다 20만 원 적게 들어와 있었어요. 대표는 "그건 세전 기준으로 말한 거"라고 하는데 증거가 없으니까 따질 수가 없더라고요. 그때부터는 협상 끝나고 그날 저녁에 바로 메일 씁니다. "오늘 말씀하신 내용 정리했습니다" 하고 금액·적용 시점만 적어서요. 계약서 다시 쓰자고 하는 건 부담스러워도 메일 회신은 거절하기 애매하거든요. 답장 안 오면 그것도 기록이고요. 계약서까지 안 가도 메일 한 통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