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저는 반대로 착수금 얘기를 먼저 꺼냈다가 분위기가 식은 케이스라 좀 멈칫했어요. 예전에 행사물 하나를 구두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방향이 통째로 바뀌면서 앞에 버린 시안값을 아예 못 받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절반 먼저 받고 싶은데, 왜 절반인지를 제가 설명을 못 해서 계속 미루고 있어요. 다들 착수금 비율은 뭘 기준으로 정하셨어요?
#착수금#단가#외주계약#견적
9.19 10:10조회수 0댓글 15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착수금 얘기를 먼저 꺼냈다가 분위기 식었다는 대목이 제일 걸려요. 저는 에이전시 소속이라 개인 착수금을 직접 받아본 적은 없어서 비율 기준은 확답 못 드리겠는데요, 견적서에 수정 횟수 쓰면서 비슷한 벽에 부딪힌 적이 있어요. 3차까지라고만 적어두니 4차 요청 왔을 때 제가 먼저 돈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돌아보면 그건 횟수를 잘못 잡은 게 아니라, 그 횟수가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를 제가 안 적어둔 거였어요. 그래서 지금은 몇 차까지인지 옆에 초과 시 회당 얼마, 일정 며칠 추가까지 같이 써둡니다. 그러면 돈 얘기가 제 입이 아니라 문서에서 먼저 읽혀요.
착수금도 비율 자체보다, 절반이 앞단 시안 작업분을 덮는 금액이라는 식으로 뭘 덮는 돈인지가 적혀 있으면 설명이 서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제 쪽 논리를 그냥 옮긴 거라 조심스럽네요.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그때 방향 통째로 바뀐 건 구두로 합의된 게 처음부터 없어서였나요, 아니면 있었는데 기록이 없어서 말이 바뀐 쪽이었나요?
9.19 10:10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둘 다 아니었어서 더 답답했어요. 구두로 합의는 있었는데 그게 "방향 A로 간다" 한 줄이었고, 왜 A였는지가 어디에도 안 남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애초에 바뀔 게 없었던 거예요. 탈락시킨 B, C랑 그 이유를 안 적어두니까 제가 나중에 "그때 A로 하기로 했잖아요"밖에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소영님 말씀대로 뭘 덮는 돈인지를 쓰는 쪽이 저한테도 맞는 것 같아요. 초과 시 회당 얼마까지 적어두신 건, 그 금액은 뭘 기준으로 잡으셨어요?
9.19 10:11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저는 반대로 금액을 먼저 못 정해서, 그때는 "추가 수정은 별도 협의"라고만 적었다가 결국 매번 제 입으로 꺼내야 했거든요. 지금 쓰는 기준은 시장 단가가 아니라 제 쪽 기록이에요. 지난 프로젝트에서 4차, 5차 수정에 실제로 며칠이 들어갔는지를 세어보고, 그 일수를 제 일당으로 환산해서 회당 금액을 잡았어요.
그러니까 "왜 이 금액이냐"는 질문에 남의 표가 아니라 제 이전 프로젝트 기록으로 답할 수 있더라고요. 탈락시킨 B, C를 안 적어두면 나중에 근거가 없다는 말씀이랑 같은 이야기 같아요.
9.19 10:11
은서BX 디자이너 · 취준
헉 착수금 얘기를 꺼냈는데 분위기가 식는다는 게 있군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소소한 외주만 받아봤는데, 사실 제대로 착수금을 말해본 적이 없어요. 금액이 작으니까 괜히 까다롭게 보일까 봐 그냥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예린님 글에서 앞에 버린 시안값 못 받았다는 부분 읽고 좀 서늘했어요. 저도 클라이언트 톤 때문에 제안이 한 번 반려된 적이 있는데, 그때 엎어진 시안은 그냥 제 공부값으로 치고 넘어갔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기준이 없어서 그렇게 넘긴 거였던 것 같아요. 비율을 왜 절반으로 잡는지 설명을 못 하겠다고 하신 것도, 결국 그 앞단에서 뭘 확정으로 볼지가 안 정해져서 그런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예린님은 구두로 방향 합의한 것도 확정 축에 넣고 세시는 편이세요?
9.19 10:11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구두 합의는 확정 축에서 빼는 편이에요. 그 행사물 때 "방향 A로 간다"는 말은 분명히 있었는데, 왜 A였는지가 아무 데도 안 남아 있어서 담당자 바뀌니까 그 합의가 그냥 없는 게 돼버렸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메일이나 슬랙에 왜 그 방향이었는지 한 줄이라도 남은 것만 확정으로 세요. 그게 없으면 반려됐을 때 제 공부값으로 넘어가는 게 반복되더라고요. 은서님은 그때 반려된 제안, 클라이언트가 톤이 왜 아니라고 했는지는 들으셨어요?
9.19 10:12
은서BX 디자이너 · 취준
저는 그때 톤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고, 왜 아닌지는 못 들었어요. 브랜드 톤이랑 안 맞는다는 한 줄이 전부였거든요. 그래서 반려 사유가 제 판단이 틀린 건지, 애초에 기준을 안 준 건지도 지금 구분이 안 돼요. 말씀 듣고 보니 그 한 줄이라도 메일에 남겨달라고 먼저 요청해야 했던 것 같네요. 지금 포폴에 쓰려니 남은 게 시안 파일뿐이라 뭘 문제로 봤는지 쓸 근거가 없더라고요.
9.19 10:12
현주BX 디자이너 · 14년차
저는 그 반대 순서로 배웠어요. 착수금 얘기를 안 꺼낸 게 아니라, 꺼낼 때 비율만 말해서 상대가 "왜 절반인지" 되물으면 답이 막혔거든요. 그러다 알게 된 게, 착수금은 신뢰의 표시가 아니라 이미 쓴 비용을 받는 돈이라는 거예요. 예린님 행사물 건도 방향 바뀌면서 앞 시안값을 못 받으신 거잖아요. 그 버려진 시안이 정확히 전체 공정의 어디까지였는지를 숫자로 적어보시면 비율 근거가 나와요.
저는 리서치·톤 정리·1차 시안까지가 대략 작업량의 절반이라 절반을 부르고, 견적서에 단계별 산출물을 세 줄로 나눠 적습니다. 그러면 절반이 제 요구가 아니라 공정표에서 나온 숫자가 되더라고요. 분위기가 식는 건 금액보다 근거 없는 비율 때문인 경우가 많았어요. 예린님은 그 행사물 때 시안을 몇 장까지 넘기셨었어요?
9.19 11:01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그 숫자를 세어본 적이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그 행사물 땐 1차 시안 3장 넘기고, 피드백 받아서 2차로 2장 더 보낸 상태에서 방향이 바뀌었거든요. 그러니까 다섯 장이었는데, 저는 그걸 "시안 몇 장"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지 리서치나 톤 정리가 그 앞에 있었다는 건 세지도 않았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공정으로 적어보니까 왜 제가 비율을 설명 못 했는지 알겠어요.
저는 넘긴 장수만 근거로 삼으려고 했는데, 정작 그 전에 왜 이 방향이었는지 정리한 시간이 제일 길었거든요. 그건 산출물이 아니라서 견적서에 아예 안 적혀 있었고요. 현주님은 그 세 줄 적으실 때 리서치처럼 눈에 안 보이는 단계는 뭐라고 써두세요?
9.19 11:01
현주BX 디자이너 · 14년차
저는 그걸 산출물 대신 판단 단계로 적어둬요. 견적서에 "레퍼런스 리서치 및 방향 정리"를 별도 항목으로 올리고, 산출물 칸에는 한 장짜리 톤 정리 문서를 넣어요. 눈에 안 보이면 안 적히고, 안 적히면 나중에 못 받거든요. 저도 브랜드북 커버 나흘 쓴 건 아무 데도 안 남아서 그 뒤로 시간 기록을 같이 붙여요.
9.19 11:02
하람3D/VFX 디자이너 · 5년차
착수금 비율 자체보다, 그 절반이 뭘 덮는 금액인지를 먼저 적어두시면 설명이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희는 모델링이랑 룩 세팅이 앞에 몰려 있어서 중간에 방향 바뀌면 이미 작업량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거든요.
그래서 "관행상 절반"이 아니라 "라이팅 테스트 전까지가 전체 공수의 절반쯤이라 여기까지를 선금으로 잡는다"고 말씀드려요. 예린님 행사물 건도 방향 엎기 전에 버린 시안이 어느 단계까지 갔던 건지 따져보면 비율 근거가 나올 것 같아요.
저는 견적서에 단계별 공수 비율을 아예 한 줄씩 박아두는데, 다른 분들은 이런 거 따로 안 쓰시나요?
9.19 11:02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그 한 줄을 써본 적이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견적서엔 총액이랑 일정만 적었거든요. 말씀 듣고 그 행사물 건을 따져보니 1차 3장에 2차 2장까지 갔던 거라, 시안이 다섯 장 나간 시점이면 콘셉트 잡는 일은 거의 끝난 단계였더라고요.
그러니까 "관행상 절반"이 아니라 "시안 확정까지가 앞쪽에 몰려 있어서" 쪽이 제 근거였던 건데, 정작 어디에도 안 적어둬서 저도 설명을 못 했던 거예요. 탈락 시안 이유는 남겨두면서 왜 공수는 안 남겼나 싶어요. 하람님은 그 단계별 비율, 프로젝트마다 다시 계산하세요 아니면 한번 정해둔 걸 계속 쓰세요?
9.19 11:02
하람3D/VF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한번 정해둔 걸 그대로 쓰진 않고 프로젝트마다 다시 봐요. 모델링이랑 룩 세팅이 앞에 몰릴 때가 많아서 대충 비슷하긴 한데, 컷 수나 에셋을 새로 만드느냐에 따라 앞뒤 무게가 꽤 달라지더라고요. 대신 매번 계산하기 귀찮아서 단계 이름만 고정해두고 거기에 비중만 바꿔 넣거든요.
그러면 견적서에 "시안 확정까지 앞쪽 60%" 같은 한 줄이 자동으로 나와서, 예린님 말씀처럼 나중에 설명할 근거도 같이 남더라고요.
9.19 11:03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절반이라는 숫자를 지금 뭘 근거로 잡고 계신 거예요? 저는 인하우스라 개인 착수금 받아본 적은 없어서 비율 얘기는 선 긋고 갈게요. 다만 팀에서 외주 계약 검토할 때는 비율이 아니라 "여기까지 나오면 이만큼 확정"이라는 구간을 몇 개로 쪼갰는지를 봐요. 그게 있으면 중간에 방향이 통째로 바뀌어도 앞 구간은 이미 닫힌 거라 버린 시안값 얘기를 꺼낼 필요가 없거든요.
그리고 착수금 얘기에 분위기가 식은 건, 그게 "돈 얘기"로 들렸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저는 사내에서도 개인 부탁으로 말하면 거절당하고 일정 구조로 바꿔 말하면 통하더라고요. 외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9.19 11:03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그 절반이라는 숫자를 어디서 주워들은 거라 근거가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그러니까 견적서에도 못 적고 계속 미뤘던 거더라고요. 구간 말씀 듣고 보니 그 행사물 건은 1차 3장, 2차 2장까지 갔는데 닫힌 구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때 저도 먼저 조금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개인 부탁처럼 꺼냈거든요. 나린님은 팀에서 보통 몇 구간까지 쪼개세요?
9.19 11:04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저는 인하우스라 착수금 구간 자체는 남 일이라 선 긋고 갈게요. 다만 팀에서 외주 검토할 때는 비율보다 "어디서 닫히나"로 봐요. 1차 3장, 2차 2장까지 갔는데 닫힌 구간이 하나도 없었다는 게 사실 핵심이거든요. 절반을 못 적으신 게 아니라 닫힌 지점이 없어서 적을 게 없었던 거예요.
그리고 먼저 조금 받을 수 있을까요는 개인 부탁이 되니까 거절이 나와요. "시안 1차 확정되면 그 단계까지 정산하고 2차 들어갑니다"처럼 일정 구조로 바꾸시면 거절할 문장 자체가 안 생기더라고요.
착수금 얘기를 먼저 꺼냈다가 분위기 식었다는 대목이 제일 걸려요. 저는 에이전시 소속이라 개인 착수금을 직접 받아본 적은 없어서 비율 기준은 확답 못 드리겠는데요, 견적서에 수정 횟수 쓰면서 비슷한 벽에 부딪힌 적이 있어요. 3차까지라고만 적어두니 4차 요청 왔을 때 제가 먼저 돈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되더라고요. 돌아보면 그건 횟수를 잘못 잡은 게 아니라, 그 횟수가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를 제가 안 적어둔 거였어요. 그래서 지금은 몇 차까지인지 옆에 초과 시 회당 얼마, 일정 며칠 추가까지 같이 써둡니다. 그러면 돈 얘기가 제 입이 아니라 문서에서 먼저 읽혀요. 착수금도 비율 자체보다, 절반이 앞단 시안 작업분을 덮는 금액이라는 식으로 뭘 덮는 돈인지가 적혀 있으면 설명이 서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제 쪽 논리를 그냥 옮긴 거라 조심스럽네요. 궁금한 게 있는데, 혹시 그때 방향 통째로 바뀐 건 구두로 합의된 게 처음부터 없어서였나요, 아니면 있었는데 기록이 없어서 말이 바뀐 쪽이었나요?
둘 다 아니었어서 더 답답했어요. 구두로 합의는 있었는데 그게 "방향 A로 간다" 한 줄이었고, 왜 A였는지가 어디에도 안 남아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애초에 바뀔 게 없었던 거예요. 탈락시킨 B, C랑 그 이유를 안 적어두니까 제가 나중에 "그때 A로 하기로 했잖아요"밖에 못 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소영님 말씀대로 뭘 덮는 돈인지를 쓰는 쪽이 저한테도 맞는 것 같아요. 초과 시 회당 얼마까지 적어두신 건, 그 금액은 뭘 기준으로 잡으셨어요?
저는 반대로 금액을 먼저 못 정해서, 그때는 "추가 수정은 별도 협의"라고만 적었다가 결국 매번 제 입으로 꺼내야 했거든요. 지금 쓰는 기준은 시장 단가가 아니라 제 쪽 기록이에요. 지난 프로젝트에서 4차, 5차 수정에 실제로 며칠이 들어갔는지를 세어보고, 그 일수를 제 일당으로 환산해서 회당 금액을 잡았어요. 그러니까 "왜 이 금액이냐"는 질문에 남의 표가 아니라 제 이전 프로젝트 기록으로 답할 수 있더라고요. 탈락시킨 B, C를 안 적어두면 나중에 근거가 없다는 말씀이랑 같은 이야기 같아요.
헉 착수금 얘기를 꺼냈는데 분위기가 식는다는 게 있군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소소한 외주만 받아봤는데, 사실 제대로 착수금을 말해본 적이 없어요. 금액이 작으니까 괜히 까다롭게 보일까 봐 그냥 넘어갔거든요. 그런데 예린님 글에서 앞에 버린 시안값 못 받았다는 부분 읽고 좀 서늘했어요. 저도 클라이언트 톤 때문에 제안이 한 번 반려된 적이 있는데, 그때 엎어진 시안은 그냥 제 공부값으로 치고 넘어갔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기준이 없어서 그렇게 넘긴 거였던 것 같아요. 비율을 왜 절반으로 잡는지 설명을 못 하겠다고 하신 것도, 결국 그 앞단에서 뭘 확정으로 볼지가 안 정해져서 그런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예린님은 구두로 방향 합의한 것도 확정 축에 넣고 세시는 편이세요?
저는 구두 합의는 확정 축에서 빼는 편이에요. 그 행사물 때 "방향 A로 간다"는 말은 분명히 있었는데, 왜 A였는지가 아무 데도 안 남아 있어서 담당자 바뀌니까 그 합의가 그냥 없는 게 돼버렸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메일이나 슬랙에 왜 그 방향이었는지 한 줄이라도 남은 것만 확정으로 세요. 그게 없으면 반려됐을 때 제 공부값으로 넘어가는 게 반복되더라고요. 은서님은 그때 반려된 제안, 클라이언트가 톤이 왜 아니라고 했는지는 들으셨어요?
저는 그때 톤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고, 왜 아닌지는 못 들었어요. 브랜드 톤이랑 안 맞는다는 한 줄이 전부였거든요. 그래서 반려 사유가 제 판단이 틀린 건지, 애초에 기준을 안 준 건지도 지금 구분이 안 돼요. 말씀 듣고 보니 그 한 줄이라도 메일에 남겨달라고 먼저 요청해야 했던 것 같네요. 지금 포폴에 쓰려니 남은 게 시안 파일뿐이라 뭘 문제로 봤는지 쓸 근거가 없더라고요.
저는 그 반대 순서로 배웠어요. 착수금 얘기를 안 꺼낸 게 아니라, 꺼낼 때 비율만 말해서 상대가 "왜 절반인지" 되물으면 답이 막혔거든요. 그러다 알게 된 게, 착수금은 신뢰의 표시가 아니라 이미 쓴 비용을 받는 돈이라는 거예요. 예린님 행사물 건도 방향 바뀌면서 앞 시안값을 못 받으신 거잖아요. 그 버려진 시안이 정확히 전체 공정의 어디까지였는지를 숫자로 적어보시면 비율 근거가 나와요. 저는 리서치·톤 정리·1차 시안까지가 대략 작업량의 절반이라 절반을 부르고, 견적서에 단계별 산출물을 세 줄로 나눠 적습니다. 그러면 절반이 제 요구가 아니라 공정표에서 나온 숫자가 되더라고요. 분위기가 식는 건 금액보다 근거 없는 비율 때문인 경우가 많았어요. 예린님은 그 행사물 때 시안을 몇 장까지 넘기셨었어요?
저는 그 숫자를 세어본 적이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그 행사물 땐 1차 시안 3장 넘기고, 피드백 받아서 2차로 2장 더 보낸 상태에서 방향이 바뀌었거든요. 그러니까 다섯 장이었는데, 저는 그걸 "시안 몇 장"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지 리서치나 톤 정리가 그 앞에 있었다는 건 세지도 않았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공정으로 적어보니까 왜 제가 비율을 설명 못 했는지 알겠어요. 저는 넘긴 장수만 근거로 삼으려고 했는데, 정작 그 전에 왜 이 방향이었는지 정리한 시간이 제일 길었거든요. 그건 산출물이 아니라서 견적서에 아예 안 적혀 있었고요. 현주님은 그 세 줄 적으실 때 리서치처럼 눈에 안 보이는 단계는 뭐라고 써두세요?
저는 그걸 산출물 대신 판단 단계로 적어둬요. 견적서에 "레퍼런스 리서치 및 방향 정리"를 별도 항목으로 올리고, 산출물 칸에는 한 장짜리 톤 정리 문서를 넣어요. 눈에 안 보이면 안 적히고, 안 적히면 나중에 못 받거든요. 저도 브랜드북 커버 나흘 쓴 건 아무 데도 안 남아서 그 뒤로 시간 기록을 같이 붙여요.
착수금 비율 자체보다, 그 절반이 뭘 덮는 금액인지를 먼저 적어두시면 설명이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희는 모델링이랑 룩 세팅이 앞에 몰려 있어서 중간에 방향 바뀌면 이미 작업량의 절반 이상이 날아가거든요. 그래서 "관행상 절반"이 아니라 "라이팅 테스트 전까지가 전체 공수의 절반쯤이라 여기까지를 선금으로 잡는다"고 말씀드려요. 예린님 행사물 건도 방향 엎기 전에 버린 시안이 어느 단계까지 갔던 건지 따져보면 비율 근거가 나올 것 같아요. 저는 견적서에 단계별 공수 비율을 아예 한 줄씩 박아두는데, 다른 분들은 이런 거 따로 안 쓰시나요?
저는 그 한 줄을 써본 적이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견적서엔 총액이랑 일정만 적었거든요. 말씀 듣고 그 행사물 건을 따져보니 1차 3장에 2차 2장까지 갔던 거라, 시안이 다섯 장 나간 시점이면 콘셉트 잡는 일은 거의 끝난 단계였더라고요. 그러니까 "관행상 절반"이 아니라 "시안 확정까지가 앞쪽에 몰려 있어서" 쪽이 제 근거였던 건데, 정작 어디에도 안 적어둬서 저도 설명을 못 했던 거예요. 탈락 시안 이유는 남겨두면서 왜 공수는 안 남겼나 싶어요. 하람님은 그 단계별 비율, 프로젝트마다 다시 계산하세요 아니면 한번 정해둔 걸 계속 쓰세요?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한번 정해둔 걸 그대로 쓰진 않고 프로젝트마다 다시 봐요. 모델링이랑 룩 세팅이 앞에 몰릴 때가 많아서 대충 비슷하긴 한데, 컷 수나 에셋을 새로 만드느냐에 따라 앞뒤 무게가 꽤 달라지더라고요. 대신 매번 계산하기 귀찮아서 단계 이름만 고정해두고 거기에 비중만 바꿔 넣거든요. 그러면 견적서에 "시안 확정까지 앞쪽 60%" 같은 한 줄이 자동으로 나와서, 예린님 말씀처럼 나중에 설명할 근거도 같이 남더라고요.
절반이라는 숫자를 지금 뭘 근거로 잡고 계신 거예요? 저는 인하우스라 개인 착수금 받아본 적은 없어서 비율 얘기는 선 긋고 갈게요. 다만 팀에서 외주 계약 검토할 때는 비율이 아니라 "여기까지 나오면 이만큼 확정"이라는 구간을 몇 개로 쪼갰는지를 봐요. 그게 있으면 중간에 방향이 통째로 바뀌어도 앞 구간은 이미 닫힌 거라 버린 시안값 얘기를 꺼낼 필요가 없거든요. 그리고 착수금 얘기에 분위기가 식은 건, 그게 "돈 얘기"로 들렸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저는 사내에서도 개인 부탁으로 말하면 거절당하고 일정 구조로 바꿔 말하면 통하더라고요. 외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겪어보신 분들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저는 그 절반이라는 숫자를 어디서 주워들은 거라 근거가 없어서 좀 멈칫했어요. 그러니까 견적서에도 못 적고 계속 미뤘던 거더라고요. 구간 말씀 듣고 보니 그 행사물 건은 1차 3장, 2차 2장까지 갔는데 닫힌 구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때 저도 먼저 조금 받을 수 있을까요, 하고 개인 부탁처럼 꺼냈거든요. 나린님은 팀에서 보통 몇 구간까지 쪼개세요?
저는 인하우스라 착수금 구간 자체는 남 일이라 선 긋고 갈게요. 다만 팀에서 외주 검토할 때는 비율보다 "어디서 닫히나"로 봐요. 1차 3장, 2차 2장까지 갔는데 닫힌 구간이 하나도 없었다는 게 사실 핵심이거든요. 절반을 못 적으신 게 아니라 닫힌 지점이 없어서 적을 게 없었던 거예요. 그리고 먼저 조금 받을 수 있을까요는 개인 부탁이 되니까 거절이 나와요. "시안 1차 확정되면 그 단계까지 정산하고 2차 들어갑니다"처럼 일정 구조로 바꾸시면 거절할 문장 자체가 안 생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