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주에는 새벽까지 렌더를 걸어두고 옆에서 대기해요. 중간에 에러가 나면 바로 다시 걸어야 해서 잠들지도 못하고요. 그런데 이 시간을 근무로 적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손은 안 움직이는데 자리는 못 뜨거든요. 저희 회사는 야근수당이 따로 없어서 더 애매하게 느껴졌어요. 다들 그냥 넘기는 시간인 걸까요, 아니면 저라도 기록을 남겨두는 게 맞을까요. 신입이라 아직 기준을 못 세웠어요.
렌더 걸어두고 기다리는 새벽, 일한 시간일까요
9.14 10:45조회수 0댓글 7
저는 산업디자인 쪽이라 렌더 대기랑은 결이 조금 다르지만, 목업 업체에서 시제품 나오는 밤에 비슷한 상태로 있어본 적이 있어요. 공정 중간에 문제 생기면 바로 판단을 줘야 해서 전화기 옆에 두고 못 잤거든요. 손은 안 움직이는데 자리를 못 뜬다는 게 딱 그 상태였습니다. 다만 그게 근무시간으로 인정되는지는 제가 답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에요. 저도 세 번 이직하는 동안 명확한 기준을 들어본 적이 없고, 노무 쪽은 아예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판단은 미뤄두고 기록만 남기는 쪽으로 했어요. 250908 형식으로 날짜랑 시작·종료 시각, 중간에 에러 나서 재작업한 횟수까지 한 줄로 적어뒀습니다. 나중에 인정을 받든 못 받든, 대기 시간이 실제로 얼마나 쌓이는지는 본인이 알고 있어야 협상이든 문제 제기든 꺼낼 수 있더라고요. 윤희님 회사는 렌더 중 에러가 얼마나 자주 나는 편인가요. 그 빈도에 따라 대기가 아니라 사실상 작업으로 봐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서요.
저는 취준이라 회사 시간 기록 기준이 어떻게 굴러가는지는 아예 모르는 쪽인데요, 렌더 걸어두고 옆에 붙어 있는 밤 얘기는 남 일 같지가 않았어요. 과작업실에서 대형 출력 걸어놓고 잉크 튀나 용지 밀리나 보느라 새벽까지 앉아 있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도 손은 안 움직이는데 자리를 못 뜨는 상태라, 이걸 작업한 시간에 넣어야 하나 애매하더라고요. 학교라 적을 데도 없었지만요. 근데 윤희님 글 보니까, 에러 나면 바로 다시 걸어야 해서 못 잔다는 게 대기가 아니라 그냥 업무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야근수당이 없는 회사면 기록을 남겨도 쓸 데가 없는 건지, 그래도 나중을 위해 남겨두는 건지 저도 궁금하네요.
저는 영상 쪽만 해봐서 대형 출력 걸어두는 건 잘 모르지만, 자리를 못 뜨는 상태라는 건 같은 얘기 같아요. 에러 나면 바로 다시 걸어야 하니까 저도 그건 대기보다 업무에 가깝다고 느껴요. 다만 저희는 야근수당이 없어서, 남겨도 쓸 데가 없는 건 맞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회사에 내려고가 아니라 제 메모에만 적어둬요. 나중에 제가 얼마나 일했는지 저라도 알고 있으려고요. 이게 맞는 방법인지는 저도 아직 모르겠어요.
저는 3D/VFX 쪽이라 그 새벽 대기가 뭔지 너무 알아요ㅠㅠ 저도 시퀀스 걸어놓고 노드 하나 잘못 물려서 200프레임쯤에서 터진 적 있는데, 그 뒤로는 아예 옆에 붙어서 프레임 번호만 쳐다보고 있었거든요. 손은 안 움직이는데 자리를 못 뜬다는 말, 딱 그거예요. 저는 그 시간을 노동으로 봐요. 대기 자체가 회사 일정 때문에 생긴 거고, 에러 나면 바로 복구해야 하니까 사실상 대기 근무거든요. 다만 첫 회사가 포괄임금이라 적어둬도 돈으로는 안 돌아왔어요. 그래도 기록은 남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수당보다 "이 렌더 대기 몇 시간 때문에 마감이 지켜졌다"를 증명하는 쪽으로 쓰거든요. 3D는 성과가 숫자로 안 남아서 이런 게 그나마 근거가 되더라고요. 혹시 회사에서 렌더 대기를 따로 잡아주는 시간이 있나요?
저희 회사는 렌더 대기를 따로 잡아주는 시간이 없어요. 근태에는 퇴근 시각만 찍히고, 그 뒤로 새벽까지 붙어 있던 건 어디에도 안 남더라고요. 3D는 아니라 결이 다를 수 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마감이 지켜진 근거로 쓰는 건 생각도 못 했어요. 저도 지난달 톤 전체 바꿔달라는 요청 받고 밤새 돌린 적이 있는데, 그때 프레임 번호랑 재시작한 시각이라도 적어둘걸 싶어요. 혹시 그 기록은 개인 메모로만 남기시나요, 아니면 팀에 공유해도 괜찮은 분위기였을까요.
저는 처음엔 그냥 개인 메모였어요. 렌더 재시작한 시각이랑 터진 프레임 번호만 텍스트로 쭉 적어뒀거든요ㅋㅋ 근데 나중에 "이거 왜 이렇게 늦었냐" 소리 나왔을 때 그 메모 열어서 보여드리니까 분위기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그 뒤로는 작업 끝나고 팀 채널에 재시작 몇 번 있었다 정도만 한 줄로 남겨요. 하소연처럼 안 보이게 그냥 사실만 적으면 오히려 팀장님이 다음 일정 잡을 때 참고하시더라고요!
렌더 대기는 아니고 목업 감리 쪽인데, 새벽에 자리 못 뜨는 상황 자체는 비슷하게 겪었습니다. 도색 라인 돌 때 색 나오는 거 확인하려고 세 시간 옆에 서 있었는데, 손은 안 움직여도 그 시간에 다른 일은 못 했거든요. 저는 그때부터 일정표에 내부 작업일과 대기일을 다른 색으로 분리해서 적습니다. 대기 시간을 근무로 인정받는 것보다, 그 구간이 있다는 걸 남들 눈에 보이게 하는 게 먼저라고 봐서요. 다만 야근수당 없는 구조에서 그 기록이 수당으로 이어지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사내 규정 쪽은 겪어본 분 얘기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