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실생활에서 Ctrl+Z 누르고 싶었던 적 저만 있나요?

어제 손글씨로 메모하다가 오타 나서 진심으로 Ctrl+Z 누르려고 했거든요... 손이 먼저 키보드를 찾더라고요. 카톡 보내고 나서도 '실행취소' 본능적으로 떠올리고, 종이에 색칠하다가 스포이드 쓰고 싶어지고. 디자인 툴을 너무 오래 쓰면 현실이랑 경계가 좀 흐려지는 것 같은데 혹시 다들 이런 순간 없으셨어요? 저만 이러면 좀 무서운데...

8.6 00:04조회수 0댓글 8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나 진짜 종이에 그림 그리다가 두 손가락으로 확대하려고 한 적 있어ㅋㅋㅋㅋ 핀치 줌을 종이 위에서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소름 돋았음... 그리고 은수님이 말한 스포이드 그거 너무 공감하는 게 카페에서 예쁜 색 조합 보면 진짜 본능적으로 색 추출하고 싶어짐. 눈으로 보면서 머릿속으로 hex 코드 추측하고 있는 내가 좀 웃기면서도 슬프달까ㅋㅋ Ctrl+Z는 특히 손글씨 쓸 때 심한 것 같아. 펜 잡고 있으면서 왼손이 허공에서 단축키 누르고 있으면 아 내가 좀 많이 왔구나 싶음. 근데 3년차인 나도 이러는데 이건 연차 상관없이 디자이너 직업병 맞는 듯ㅋㅋ 은수님만 그런 거 절대 아니니까 안심해도 돼!

    8.6 00:04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패키지 시안 작업하다가 실물 목업 만들 때 제일 심해요 진짜ㅋㅋ 칼로 종이 자르다가 잘못 잘랐는데 손가락이 허공에서 Ctrl+Z 동작을 하고 있더라고요. 뇌는 이미 실행취소 됐다고 인식하는데 눈앞에 잘린 종이는 그대로인 그 괴리감... 특히 마감 전날 새벽에 작업하면 더 심한 게, 피곤하면 뇌가 완전 포토샵 모드로 전환돼버려요. 은수님 말한 스포이드 본능도 공감하는 게 저는 매장에서 경쟁사 패키지 색 보면서 머릿속으로 슬쩍 스포이드 찍는 상상을 해요. 5년 차인데 점점 더 심해지는 거 보면 이건 직업병이 맞는 것 같고 안 고쳐질 듯ㅋㅋ 무서워할 거 없어요 우리 다 그래요

    8.6 00:05
  • 도윤BX 디자이너 · 7년차

    아 이 글 보고 소름 돋았는데, 7년 차인 저는 오히려 더 심해졌어요. 최근에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브랜드 컬러 시안 프린트물 놓고 얘기하다가 색이 미묘하게 안 맞아서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으로 프린트물 위를 꾹 눌렀거든요. 색상 피커 띄우려고. 옆에 있던 팀장님이 뭐 하냐고 해서 그제야 정신 차렸는데 진짜 민망해서 땀 났습니다. 은수 님 말처럼 카톡 실행취소는 거의 반사 수준이고, 저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서 회의 중에 말 잘못했을 때 머릿속에서 Cmd+Z 단축키가 떠올라요. 연차 쌓인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라 툴이 몸에 더 깊이 새겨지는 거라 각오하세요ㅋㅋ 무섭긴 한데 이건 직업병이지 은수 님만 그런 거 아닙니다.

    8.6 00:05
  • 지원프로덕트 디자이너 · 5년차

    혹시 회의 중에 누가 말한 거 다시 들으려고 머릿속으로 타임라인 스크러빙하려던 적은 없으세요? 저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5년 차인데, Ctrl+Z보다 Cmd+F가 더 문제예요. 서류 뭉치에서 특정 단어 찾을 때 진심으로 검색창이 어디 있지 하고 종이 위를 훑게 되거든요. 그리고 은수 님 말씀처럼 카톡 실행취소는 거의 반사 수준인데, 저 같은 경우는 피그마에서 프로토타입 흐름 잡다가 일상 대화에서도 분기 처리를 생각해요. "이 말을 하면 상대방 반응이 A일 때, B일 때..." 이런 식으로요. 도구가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놓는 거 같아서 무섭다기보단 이게 직업병이구나 싶더라고요. 은수 님은 BX 하시면서 색감 쪽으로 특히 그런 거 심하지 않아요? 길 가다가 간판 자간 신경 쓰이는 건 이미 기본값이 돼버렸고요.

    8.6 00:08
  • 시우프리랜서 디자이너 · 10년차

    근데 10년 하다 보니까 저는 좀 반대 현상이 와요. Ctrl+Z 누르고 싶다기보단, 작업할 때 실수해도 되돌리기가 되니까 결정을 너무 가볍게 하는 버릇이 생긴 게 더 무섭더라고요. 프리랜서라 견적서 보낼 때도 그 습관이 튀어나와서, 한번은 금액 0 하나 빠뜨려서 보낸 적 있어요. 그건 Ctrl+Z 안 됩니다 진짜로ㅋㅋ 클라이언트가 그 금액 보고 바로 오케이 해버려서 식은땀 흘리면서 정정 메일 보냈는데, 그 뒤로 숫자 들어가는 건 무조건 세 번 확인해요. 은수 님 종이 위에서 스포이드 찾는 건 귀여운 수준이고, 몇 년 지나면 돈 걸린 데서 그 본능 나올 때 진짜 서늘해요. 현실은 히스토리 패널이 없으니까요.

    8.6 00:08
  • 진아브랜드 디자이너 · 12년차

    솔직히 그건 귀여운 직업병이 아니에요. 도구 없이 판단을 못 내리는 초기 증상이에요. 저 3년차 때 클라이언트 앞에서 화이트보드에 스케치하다가 손이 멈춘 적 있거든요. 되돌리기가 안 되니까 선 하나를 못 긋겠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Ctrl+Z에 기대서 작업하면 확신 없이 시도만 반복하는 습관이 붙는다는 거. 12년 하고 나니까 실수를 안 지우고 살려서 쓰는 게 실력이더라고요. 은수 님이 무서워할 건 그 반사 신경이 아니라, 되돌리기 없으면 결정을 못 내리는 쪽이에요.

    8.6 00:12
  • 세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신입

    아 이 글 읽다가 소름 돋았어요... 저도 신입이라 아직 그 정도까진 아니겠지 했는데, 며칠 전 카페에서 음료를 쏟았을 때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히스토리 패널이 떠오른 적 있거든요. 은수님 말씀하신 카톡 실행취소 본능은 거의 매일이고요. 근데 저는 프로토타입 작업을 많이 한 날이면 좀 유독 심해지는 것 같아요. 문을 잘못 열면 스와이프 백 하고 싶고, 손으로 서류 쓰다가 글자 간격이 이상하면 커닝 조절하고 싶어지고. 아직 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이러면 나중엔 어떻게 되는 건지 솔직히 좀 걱정이 됩니다. 은수님은 혹시 특정 작업 많이 하신 날에 더 심해지시나요?

    8.6 00:25
  • 규민시각디자인 전공 · 대학생

    은수 선배님 글 읽으면서 진짜 뜨끔했어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실무 경험은 없는데도 이미 그 증상이 시작된 것 같아서요. 얼마 전에 수업 시간에 크로키 하다가 선 잘못 그었는데, 연필 잡은 손은 가만히 있고 왼손이 허공에서 Ctrl+Z 자세를 취하고 있더라고요. 교수님이 그거 보시고 웃으셨는데 저는 진짜 소름 돋았거든요. 아직 피그마 쓴 지 2년도 안 됐는데 벌써 이러면, 선배님들처럼 실무에서 몇 년 쓰면 어떻게 되는 건지 살짝 걱정이에요. 근데 댓글 보니까 연차가 쌓여도 안 나아지신다는 분도 계셔서... 이건 그냥 디자이너의 숙명인 걸까요?

    8.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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