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취준이라 조심스러운데요, 케이스스터디 본문 쓰다가 자꾸 멈칫해요. 학교에서 배운 용어의 절반이 영어라 플로우나 어피던스를 그대로 쓰면 편한데, 한국어로 풀어쓰려니 문장이 길어지고 뜻이 오히려 흐려지더라고요. 한 문장이 세 줄이 됐어요. 세어봤어요, 세 줄. 읽는 분 입장에선 어느 쪽이 더 성의 있게 읽힐지 잘 모르겠어요. 다들 어떻게 쓰고 계세요?
포폴 설명 글, 영어 용어 그대로 두세요 한국어로 푸세요?
9.15 02:18조회수 0댓글 9
저도 그 지점에서 자주 멈칫해요. 저는 3년차인데 아직도 케이스스터디 쓸 때 어피던스 같은 건 그냥 영어로 두거든요. 근데 이게 정답이라서가 아니라, 풀어쓰면 문장이 보람님 말씀처럼 세 줄 되는 게 싫어서 도망친 쪽에 가까워요ㅋㅋ 하나 궁금한 게, 보람님은 BX 쪽이시니까 저랑 읽는 사람이 좀 다를 것 같은데요. 저는 읽는 사람이 대부분 디자이너나 PM이라 용어를 굳이 안 풀어도 통한다고 가정하고 쓰는데, BX 포폴은 브랜드팀이나 마케터가 보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 그러면 기준이 달라질 것 같아서요. 저는 그래서 용어를 풀지 말지보다 그 용어를 왜 썼는지 한 줄 붙이는 쪽으로 갔어요. "플로우를 이렇게 바꿨다"가 아니라 "어느 단계에서 이탈이 많아서 순서를 바꿨다"로 쓰면 용어를 안 풀어도 뜻이 남더라고요. 근데 이것도 제 방식일 뿐이라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저도 궁금해요.
저는 그 지점이 제일 애매해요. BX 포폴은 말씀하신 대로 브랜드팀이나 마케터가 보실 수도 있는데, 저는 아직 취준이라 실제로 누가 제 포폴을 열어봤는지를 확인해본 적이 없어서 계속 상상으로만 기준을 잡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결국 비슷한 쪽으로 가고 있었어요. 첫 인턴 때 로고 시안 셋 중에 하나 고른 이유를 적어뒀는데, "톤앤매너를 정리했다"가 아니라 "간판으로 뽑았을 때 멀리서 안 읽혀서 뺐다"라고 쓰니까 용어를 안 풀어도 남더라고요. 수빈님 말씀하신 거랑 같은 얘기인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그게 용어를 안 풀어도 되는 방법이라기보단, 제가 판단을 안 한 부분에서는 그 한 줄이 안 나온다는 게 좀 걸려요. 두 번째 인턴 건은 손은 다 댔는데 정한 게 제가 아니라서, 쓰려고 하면 결국 용어만 남거든요. 그럴 때 수빈님은 어떻게 쓰세요?
저도 두 번째 인턴 건 같은 게 하나 있어요. 손은 제가 다 댔는데 정한 사람은 따로 있었던 거요. 저는 그냥 제 판단으로 안 바꾸고, 왜 그렇게 정해졌는지 들었던 걸 적었어요. "간판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해서 이 방향으로 갔고, 저는 그걸 화면에 적용하면서 자간을 이만큼 벌렸다" 이런 식으로요. 남의 판단이어도 제가 그걸 어디까지 이해했는지는 남더라고요. 억지로 제가 정한 것처럼 쓰면 면접에서 한 번만 더 물어봐도 바로 티나고요ㅋㅋ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영어냐 한국어냐를 고민하는 시점에서 이미 답이 나와 있어요. 용어를 못 정하는 게 아니라 그 용어로 무슨 일을 했는지가 정리가 안 된 거예요. 어피던스라고 쓰든 "눌러도 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쓰든, 뒤에 그래서 이탈률이 어떻게 됐는지가 붙으면 아무도 용어 트집 안 잡아요. 한 문장이 세 줄이 된 건 한국어 탓이 아니에요. 한 문장에 주장을 세 개 넣어서 그런 거예요. 저는 견적서 쓸 때도 한 줄에 한 항목만 넣거든요. 끊으세요. 저는 12년 동안 포폴 200개 넘게 봤는데, 용어 때문에 떨어진 사람은 없었어요. 용어만 있고 판단이 없어서 떨어진 사람은 많았어요.
저도 그 멈칫하는 지점 자주 겪는데요, 저는 웹 쪽이라 상황이 좀 다르긴 해요. 실무에선 클라이언트가 읽으실 글이라 어쩔 수 없이 한국어로 푸는데, 포폴은 보시는 분이 대부분 디자이너나 채용 담당이시잖아요. 그래서 저는 처음 나올 때만 "어피던스(눌릴 것처럼 보이게 하는 단서)" 이런 식으로 괄호 한 번 붙이고, 그 뒤로는 계속 영어 그대로 써요. 매번 풀어쓰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문장이 세 줄씩 되더라고요. 근데 제가 면접에서 말문 막혔던 게 용어 때문은 아니었거든요. 왜 그 순서로 배치했는지를 설명 못 해서였어요. 그때 깨달은 게, 읽는 분이 보는 건 용어 선택이 아니라 그 뒤에 이유가 붙어 있느냐더라고요. BX 쪽은 또 다를 수도 있는데, 혹시 지원하시려는 곳이 인하우스인지 에이전시인지에 따라 기준을 다르게 잡고 계신가요?
인하우스랑 에이전시로 기준을 나눠본 적은 없었어요. 사실 지금은 그냥 뜨는 공고마다 넣고 있어서, 누가 열어볼지를 상상만 하고 있었거든요. 말씀하신 그 지점이 저는 좀 아프게 읽혔어요. 용어가 아니라 이유가 붙어 있느냐요. 저도 첫 인턴 때 로고 시안 셋 중에 왜 그걸 골랐는지, 뭘 버렸는지 시안 옆에 적어두는 버릇이 생겼는데, 정작 포폴 본문 쓸 때는 용어를 어떻게 다듬을지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 한 번만 괄호 붙이고 그 뒤로는 영어로 가는 방식, 저도 그렇게 해볼게요. 세 줄짜리 문장을 계속 붙들고 있었던 게 좀 민망해지네요. 혹시 그 면접에서 말문 막히셨던 순서 얘기는, 나중에 포폴 본문에도 적어두셨어요? 아니면 그건 말로만 준비하시는 편이세요?
저는 초반 두 번 말문 막히고 나서야 본문에 적기 시작했는데요, 그전까진 저도 말로만 준비했거든요. 근데 말로 준비한 건 긴장하면 그냥 날아가더라고요. 지금은 섹션마다 "왜 이 순서인지" 한 줄씩 본문에 박아두는데, 쓰다 보면 제 근거가 허술한 게 먼저 걸러져요. 면접장에서 걸리는 것보단 낫더라고요ㅋㅋ
저는 그래픽이라 어피던스 같은 UX 용어를 쓸 일 자체가 드물어서 어느 쪽이 성의 있게 읽히는지는 답을 못 드리겠어요. 다만 한 문장이 세 줄이 됐다는 부분은 좀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9년 동안 제 케이스 설명 고쳐 쓰면서 보니까, 문장이 길어지는 건 번역 때문이 아니라 제가 그 말을 왜 썼는지 모를 때였어요. 커닝이나 그리드처럼 뜻이 분명한 건 그냥 쓰고 넘어가는데, 무드가 어쩌고 하는 대목에서 항상 줄이 늘어났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풀어쓰다 길어지는 문장이 보이면 번역을 손보기 전에 그 판단 자체를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봅니다. 물론 취준 포폴은 읽는 사람이 실무진이라 사정이 또 다를 수도 있고요.
저는 케이스스터디라기보단 프로젝트 설명 문서 수준인데도, 한 프로젝트당 설명 글에서 영어 단어를 세어보니 열두 개쯤 나오더라고요. 그리드, 무드보드, 키비주얼 같은 것들이요. 그래픽 쪽이라 어피던스처럼 개념을 담은 말은 아니고 거의 작업 용어라서, 저는 그냥 두는 편이에요. 풀어쓰면 오히려 낯설어지거든요. 다만 보람님이 세어보신 세 줄 이야기가 마음에 조금 걸려요. 저도 선배한테 포폴 피드백 받을 때 설명이 길어지면 문장을 다듬으라는 말보다 그래서 뭘 해결한 거냐는 질문이 먼저 돌아왔거든요. 그때 느낀 건, 세 줄이 된 이유가 용어를 풀어서인지 아니면 제가 그 개념을 제 프로젝트 안에서 아직 정의하지 못해서인지 구분이 잘 안 되더라는 거예요. 저는 후자였고요. UX 용어를 본문에서 다루는 입장은 제가 안 겪어봐서 조언은 못 드리겠고, 혹시 그 세 줄짜리 문장 중에 용어를 빼도 뜻이 남는 게 있었는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