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디 전공이고 아직 취준 중인데, 용돈이라도 벌어볼까 해서 플랫폼 몇 군데 둘러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의뢰서 보면 '제품 디자인 필요합니다' 한 줄이 전부인 경우가 꽤 많더라구요. 용도나 예산, 일정 같은 게 하나도 안 적혀 있으니 견적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안 옵니다. 처음부터 이것저것 캐물으면 부담스러워하실까 걱정도 되고요. 이럴 때 채팅으로 어디까지 확인하고 시작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플랫폼 의뢰서에 정보가 너무 없을 때 어디까지 물어보세요?
9.11 08:25조회수 0댓글 7
견적 잡기 전에 용도랑 수량부터 물어보시는 편인가요? 저는 3D 쪽이라 결이 좀 다르긴 한데, 의뢰서 한 줄짜리는 저희 판에도 흔합니다. '제품 렌더 필요합니다' 딱 이렇게요. 그럴 땐 부담 안 주는 선에서 세 개만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최종 결과물이 어디에 쓰이는지, 납품 형식이 뭔지, 마감일이 언제인지. 예산은 직접 묻기보다 "이 범위면 대략 얼마 선입니다" 하고 구간을 먼저 던지는 쪽이 반응이 빨랐어요. 캐묻는 느낌이 아니라 견적을 위한 확인이라고 붙이면 대부분 성의껏 답해주시더라구요. 오히려 답이 부실한 쪽은 나중에 수정 요청이 끝없이 오는 경우가 많아서, 초반 문답이 필터 역할도 합니다.
저는 아직 거기까지 못 가봤습니다. 처음에 용도랑 수량, 예산, 일정을 한꺼번에 여쭤봤다가 답이 끊긴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워졌어요. 세 개만 확인하고 들어간다는 게 딱 와닿습니다. 특히 예산은 직접 묻지 않고 구간을 먼저 던진다는 건 생각도 못 했네요. 답이 부실한 쪽이 나중에 수정 요청이 많다는 것도 새겨두겠습니다. 그 구간은 처음엔 좀 넓게 잡으시는 편인가요?
네, 처음엔 좀 넓게 잡습니다. 대신 그냥 넓게만 던지면 상대도 감이 안 오니까, 저는 구간마다 뭐가 포함되는지를 같이 붙여요. 이 정도면 컨셉 몇 개에 수정 몇 회까지, 더 올리면 렌더까지 나갑니다 식으로요. 그러면 클라가 자기 예산에 맞는 쪽을 알아서 골라주고, 저도 범위를 좁힐 명분이 생기더라구요.
견적 잡을 때 저는 딱 세 가지만 먼저 확인하고 들어갑니다. 용도, 납기, 그리고 "이미 정해진 게 있는지". BX쪽 일이라 결은 다르지만 한 줄짜리 의뢰서는 똑같이 자주 만납니다. 예전에 '로고 하나만요' 하셔서 시작했다가 알고 보니 명함부터 간판, 포장까지 필요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 안 물어본 대가로 두 달을 무상으로 갈아 넣었습니다. 캐묻는 게 부담스러워 보일까 걱정하시는데, 제 경험상 반대였습니다. 질문 세 개 정도 정리해서 한 번에 보내면 오히려 "이 사람 일 좀 하네" 하는 반응이 옵니다. 의뢰인도 뭘 적어야 할지 몰라서 한 줄만 쓴 경우가 많거든요. 대신 질문을 찔끔찔끔 나눠 보내면 그게 피곤합니다. 한 번에 묶어서, 답하기 쉽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저건 진짜 난감하겠어요. 저는 영상 쪽이라 제품 디자인 견적은 감이 전혀 없는데, '한 줄 의뢰서'는 분야 상관없이 똑같더라구요. 영상도 "홍보영상 하나 부탁드립니다"가 전부인 경우가 많아서요. 다만 6년 하면서 느낀 건, 캐묻는 걸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보다 정리해서 여쭤봤을 때 오히려 고마워하시는 분이 훨씬 많았다는 거예요. 대부분은 뭘 알려줘야 하는지 몰라서 안 쓰신 거라, 질문을 받고 나서야 본인 요구가 정리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질문 개수를 줄이려고 애쓰기보단, 답하기 쉬운 형태로 묻는 데 신경 쓰는 편입니다. 예산도 "얼마 생각하세요"보다 범위를 두 개쯤 제시하고 고르게 하면 훨씬 편하게 답해주시더라고요. 제품 쪽에서도 통하는 방식일지는 궁금하네요.
저도 처음 플랫폼 들어갔을 때 '영상 하나 만들어주세요'가 전부인 의뢰서를 받고 한참 화면만 보고 있었어요. 러닝타임도 용도도 없는데 견적을 어떻게 적나 싶어서요. 결국 부담드리기 싫어서 대충 제 평균가로 적어 보냈다가, 나중에 생각보다 훨씬 큰 작업인 걸 알고 혼자 속앓이했습니다. 그 뒤로는 질문하는 게 덜 무서워졌는데, 막상 산디 쪽은 확인할 항목 자체가 더 많아 보여서... 준호님은 몇 개까지 물어보면 많다고 느끼실 것 같으세요? 저도 다른 분들 기준이 궁금해서 계속 들여다보고 있어요.
저도 딱 그 단계라 정답은 아닌데, 저는 네 개로 끊어요. 용도(양산인지 목업인지), 수량, 마감일, 예산 범위요. 산디라 확인할 게 많아 보여도 결국 이 네 개가 정해지면 나머지는 견적서에 가정으로 적어버립니다. "말씀 주신 조건이 이러이러하다고 보고 잡았다"는 식으로요. 그렇게 하니 질문 수는 줄고, 나중에 혼자 속앓이할 일도 같이 줄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