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할게요. 해외 유학 가면 디자인 실력이 확 늘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은데, 그건 착각이에요. 저도 주변에 유학 다녀온 디자이너 꽤 봤거든요. 실력이 는 사람은 한국에 있었어도 늘었을 사람이에요. 유학이 주는 건 기술이 아니라 시야거든요. 다른 문화권에서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 그게 전부예요. 근데 그 두 가지가 커리어에서는 꽤 큰 차이를 만들긴 하죠. 문제는 그걸 활용 못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거예요. 학위 받고 돌아와서 결국 국내 에이전시 들어가서 똑같이 시안 찍어내는 분들 많이 봤어요. 유학 가기 전에 거기서 뭘 가져올 건지부터 정하세요. 그게 없으면 2억짜리 어학연수랑 다를 게 없어요.
해외 유학 가면 실력이 는다는 건 착각이에요
8.9 13:37조회수 0댓글 6
저 지금 시각디자인 3학년인데 주변에서 유학 준비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생기니까 솔직히 조급해지더라고요. 선배님 글 읽으면서 거기서 뭘 가져올 건지부터 정하라는 말이 제일 와닿았어요. 막연하게 포트폴리오가 더 좋아지겠지 이런 기대만 있었거든요. 근데 아직 실무 경험이 없는 학생 입장에서는 유학 가서 뭘 가져와야 하는지 그 기준 자체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배님 주변에 유학 잘 활용한 케이스가 있다면 그분들은 출국 전에 어떤 준비를 하고 갔는지 궁금해요. 시야를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건 이해가 되는데 그걸 커리어로 연결하는 과정이 학부생한테는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져서요.
작년에 유학 알아볼 때 영국 MA 기준으로 학비만 연 4천만 원 넘고 생활비까지 하면 1년에 7천은 잡아야 한다는 걸 보고 현실적으로 고민이 많아졌거든요ㅠㅠ 신입이라 아직 실무 경험도 짧은데, 진아 선배님 말씀처럼 시야를 넓히는 거라면 그 시야라는 게 실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다음에 가야 더 잘 흡수되는 건지 궁금해요. 저처럼 편집 쪽에서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지금 가봤자 뭘 가져올지도 모르는 채로 가는 게 되는 건 아닌지… 선배님 주변에 경력 초반에 다녀온 분들은 어떤 케이스가 많았는지도 알고 싶어요ㅠㅠ
프리랜서 10년 하면서 느낀 건데,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유학 출신이냐 아니냐로 단가가 갈리는 경우는 솔직히 한 번도 못 봤어요. 포트폴리오 퀄리티랑 레퍼런스 소화력이 전부지. 진아님 말처럼 시야가 넓어지는 건 인정하는데, 그 시야라는 게 꼭 유학이 아니어도 해외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몇 개 치면서도 충분히 생기거든요. 저도 유학 고민했던 적 있었는데 그 돈이면 1년 쉬면서 해외 리모트 작업 경험 쌓는 게 낫겠다 싶어서 접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하니까 비용 대비 얻는 게 훨씬 컸고요. 2억 들여서 학위 따는 것보다 그 시간에 실무 포트폴리오 두세 개 더 쌓는 게 프리랜서 시장에서는 확실히 먹히더라고요. 근데 에이전시나 인하우스 노리는 분들은 또 다를 수도 있으니 그건 각자 판단이겠지만요.
아 이 글 진짜 뜨끔하네요. 저 UX 전공 3학년인데 솔직히 유학 가면 유저 리서치 방법론이나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 같은 걸 더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진아님 말씀 읽으니까 그게 아니라 시야의 확장이 핵심이라는 게 확 와닿아요. 그러면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거기서 가져올 걸 미리 정하라고 하셨잖아요.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여야 하는 건가요? 예를 들어 특정 산업군 네트워크를 만들겠다 이런 수준인지, 아니면 포트폴리오에 담을 프로젝트 방향성 같은 건지. 아직 경험이 짧아서 뭘 정해야 하는지조차 감이 안 잡혀서요. 선배님들 답변 보면서 같이 배우고 싶습니다.
근데 저는 좀 다르게 봐요. 에이전시에서 8년 굴러온 입장에서 말하면, 유학 출신이 가져오는 진짜 무기는 시야도 인맥도 아니고 레퍼런스 풀의 깊이예요. 같은 브리프 받아도 참고하는 소스의 폭이 확실히 달라요. 국내에서만 쭉 해온 사람들은 결국 핀터레스트 같은 데서 돌고 도는 레퍼런스 안에서 시안 뽑는 경우가 많거든요. 진아 님 말처럼 활용 못 하면 소용없다는 건 맞는데, 활용 못 하는 게 본인 탓만은 아닌 것 같아요. 국내 에이전시 구조 자체가 그 사람이 뭘 가져왔든 시안 속도로만 평가하니까요. 거기서 뭘 가져올지 정하라고 하셨는데, 정해와도 써먹을 수 있는 환경이 없으면 결국 묻히는 거 아닌가. 유학이 문제가 아니라 돌아온 다음 어디서 일하느냐가 진짜 변수라고 봅니다.
아니 "2억짜리 어학연수" 이 표현에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모션 하는 입장에서 가끔 해외 스튜디오 릴 보면서 아 나도 저기 가서 배우면 저렇게 되나 하는 망상에 빠지거든요. 근데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요즘 튜토리얼이랑 비하인드 영상이 유튜브에 다 풀려있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진짜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시대긴 하잖아요. 그래서 진아님 말씀처럼 시야의 차이라는 게 더 궁금한데, 브랜드 디자인에서의 시야 확장이랑 모션 쪽에서의 시야 확장이 좀 결이 다를 것 같기도 하고요. 혹시 주변에 모션이나 영상 쪽으로 유학 다녀온 분도 계신가요? 그쪽은 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경험담 들어보고 싶네요. 3년차라 아직 판단이 안 서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