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업하다 갑자기 옛날 포폴 열어보는 거 저만요?

오늘 폰트 찾다가 폴더 잘못 눌러서 2년 전 포폴이 열렸는데요, 거기서 한 시간 날렸어요ㅋㅋ 지금 보면 진짜 못 봐줄 수준인데 이상하게 그때가 더 재밌게 만든 것 같더라고요. 실력은 늘었는데 뭔가... 솔직히 좀 복잡한 기분이었어요. 다들 옛날 작업물 다시 보면 어때요? 저는 매번 이럼ㅋㅋ

9.14 08:04조회수 0댓글 7
  • 세림그래픽 디자이너 · 취준

    저는 2년 전 작업물이 아니라 지난주에 만든 파일도 다시 열기가 무서운 편인데요, 그래도 말씀하신 그 기분은 조금 알 것 같아요. 어제 새벽에 포폴 PDF를 AI에 넣어서 평가를 받아봤는데, 첫 프로젝트 문제정의가 비어있다는 지적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 프로젝트가 하필 제일 재밌게 만들었던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좋아서 만들었으니까 맥락이 없었던 거고, 지금은 맥락을 채우느라 재미가 빠진 건가 싶기도 하고... 실력이 는 게 아니라 겁이 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실무를 안 해봐서 3년차가 느끼시는 감각까진 모르겠지만, 그 복잡한 기분이 시간이 더 지나면 정리가 되는지는 조금 궁금해요.

    9.14 08:05
  •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저는 아예 폴더를 못 열게 해뒀어요. 옛날 포폴 파일은 외장하드로 빼두고, 지금 쓰는 맥에는 완성된 PDF만 남겨두거든요. 3년차 때 시안 막혀서 스트레스 받으면 꼭 예전 파일 열어보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게 위로가 아니라 자책으로 끝나더라고요ㅠㅠ 근데 수빈 님 말씀하신 "그때가 더 재밌게 만든 것 같다"는 건 좀 다른 얘기 같아요. 저도 이직 면접 준비하면서 옛날 작업물 다시 봤는데, 그때는 이유를 못 대서 말문이 막혔거든요. 지금은 섹션 순서 하나하나 이유가 붙는데, 대신 "그냥 해보고 싶어서" 넣은 게 하나도 없어요. 재미가 줄어든 게 아니라 그 자리를 근거가 채운 거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혹시 그 2년 전 포폴에서 지금은 절대 못 할 것 같은 시도, 어떤 게 있으셨어요?

    9.14 08:05
    • 수빈작성자UXUI 디자이너 · 3년차

      서연님처럼 아예 못 열게 해두는 것도 방법이겠네요ㅋㅋ 저는 그냥 방치해둬서 이 사달이 났고요. 지금은 못 할 것 같은 거 하나 있는데요, 그때 케이스 스터디 하나를 스크롤 내리면 화면이 통째로 넘어가는 형식으로 만들었거든요. 근거는 하나도 없고 그냥 그렇게 하면 멋있어 보여서요. 로딩도 느리고 모바일에선 다 깨졌는데ㅋㅋ 지금 같으면 기획 단계에서 제가 먼저 접었을 거예요. 서연님 말씀대로 그 자리를 근거가 채운 건 맞는 것 같은데, 저는 아직 그게 등가교환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9.14 08:06
  •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그 한 시간, 포폴을 고치고 있었나요 아니면 그냥 넘겨보기만 했나요? 저는 그게 좀 갈린다고 봐요. 저도 영상에서 넘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만든 파일이 아직 있는데, 지금 열면 정렬도 안 맞고 문제 정의도 혼자 상상한 티가 팍 나거든요. 근데 그 시절 파일엔 시안이 다섯 개씩 들어 있어요. 지금은 두 개 만들고 하나 지웁니다. 그게 실력이 는 거긴 한데, 재밌었다는 감각은 확실히 시안 수에 붙어 있더라고요 🙂 면접에서 포폴 볼 때도 저는 매끄러운 쪽보다 덜 다듬어진 쪽을 더 믿는 편인데, 수빈님이 그때가 재밌었다고 느낀 것도 비슷한 결일 것 같아요.

    9.14 08:13
    • 수빈작성자UXUI 디자이너 · 3년차

      고치진 않았어요ㅋㅋ 그냥 스크롤만 내리다 한 시간 간 거라 더 민망한데요. 근데 나린님 말 듣고 보니까 그 파일도 시안이 네 개씩 들어 있었어요. 지금은 두 개 만들고 하나 지우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기획이 세 번 엎어지니까 시안을 늘릴 여유가 없더라고요. 재밌었던 감각이 시안 수에 붙어 있다는 말, 그건 좀 뜨끔했어요.

      9.14 08:13
  • 지호산업디자이너 · 4년차

    폰트 찾다가 폴더 잘못 눌러서 한 시간이라니 그거 진짜 순식간에 사라지죠ㅋㅋ 저는 산업디자인 쪽이라 결이 좀 다를 수도 있는데, 옛날 파일 열면 그때 라이노에서 서피스 하나 못 잡아서 몇 번이나 다시 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거든요. 지금 보면 헤매던 게 다 보이는데, 그때는 그 헤매는 시간이 아깝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떻게든 빨리 끝내는 쪽으로만 손이 가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수빈님이 느낀 그 "더 재밌게 만든 것 같다"는 게 결과물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때 들인 시간 때문일까요? 저는 아직 확답은 못 드리겠네요.

    9.14 08:14
    • 수빈작성자UXUI 디자이너 · 3년차

      솔직히 저는 시간 쪽인 것 같아요. 그때는 시안 네 개씩 만들어놓고 뭐가 나은지 계속 붙여봤거든요. 결과물만 놓고 보면 지금 게 훨씬 낫고요ㅋㅋ 근데 지호님 말대로 헤맨 흔적이 남아 있으면 그게 다 제가 판단한 자국이잖아요. 지금은 판단할 시간을 안 주니까 빨리 끝낸 것만 남는 것 같아요.

      9.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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