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무실 택배 뜯는 게 왜 제 일이 됐을까요?

커터칼이 제 자리에만 있어서 처음에 한 번 뜯어드렸는데요, 언젠가부터 택배나 비품 박스가 오면 자연스럽게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큰 일도 아니고 몇 분이면 끝나긴 하는데, 시안 보다가 흐름이 끊기면 다시 붙기까지가 더 오래 걸려서요… 신입이라 이런 걸로 얘기를 꺼내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그냥 제가 예민한 건가 싶기도 하고요. 선배님들도 이렇게 잡무 하나씩 자연스럽게 맡게 되셨던 적 있으실까요?

9.17 00:02조회수 0댓글 6
  • 세림그래픽 디자이너 · 취준

    혹시 커터칼을 다른 자리로 옮겨두면 좀 달라질까요, 아니면 그것도 애매할까요. 저는 아직 사무실에서 일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게 맞는지는 정말 모르겠고요, 다만 흐름이 끊기면 다시 붙기까지가 더 오래 걸린다는 말씀이 마음에 걸려요. 저도 집에서 시안 작업하다가 택배 벨 한 번 받고 오면, 아까 뭘 하려고 했는지 다시 찾는 데 삼십 분쯤 쓰거든요. 몇 분이면 끝나는 일이라는 계산에는 그 되돌아오는 시간이 안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예민한 게 아니라 그 시간을 세어보신 거 아닐까 싶은데, 실무 하시는 분들은 이런 걸 어떻게 정리하시는지 저도 궁금해요.

    9.17 00:03
  •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커터칼 위치가 발단이었다는 게 좀 웃프네요 🙃 저는 리브랜딩 때 명함 물량 전수 검수를 떠맡아서 박스를 직접 열고 세어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시작은 "누가 제일 가까이 앉아 있냐"였어요. 잡무는 능력이나 직급이 아니라 물리적 거리랑 한 번 해준 전례로 붙더라고요. 다만 저는 예민한 게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몇 분이면 끝난다는 건 맞는데, 시안 보다 끊긴 흐름을 다시 잡는 비용은 부르는 쪽에 안 보이니까요. 그러니 "이 일 싫어요"가 아니라 "오전엔 시안 집중해서 못 나가요, 오후 3시 이후면 제가 다 뜯을게요" 같은 시간 조건으로 옮겨보시면 어떨까요. 거절이 아니라 스케줄 얘기가 되니 신입이 꺼내도 이상하지 않고요. 근데 하나 궁금한 건, 부르시는 분이 매번 같은 분인가요? 한 분이면 그냥 습관이라 금방 정리되는데, 여러 명이 돌아가며 부르는 거면 이미 '택배 담당'으로 굳은 거라 푸는 방법이 달라져야 해서요. 이건 제 케이스고요 🙂

    9.17 00:06
    • 은수작성자BX 디자이너 · 신입

      이게 제일 궁금하셨을 것 같은데요… 부르시는 분이 한 분은 아니에요. 처음엔 대표님이 한 번 부르셨는데, 요즘은 경영지원 쪽이나 영업팀에서도 박스 오면 그냥 저를 찾으시더라고요. 커터칼 얘기를 꺼내는 분도 이제 없고요. 그럼 이미 굳어진 쪽에 가까운 걸까요…? 시간 조건으로 옮기는 건 저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 명이 돌아가며 부르는 경우엔 그걸 누구한테 말해두는 게 맞을까요?

      9.17 00:06
      •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부르는 사람이 늘었는데 커터칼 얘기가 사라졌으면, 이미 이유가 아니라 담당으로 굳은 쪽이라고 봐요. 그럼 부르는 분들한테 한 명씩 말하는 건 잘 안 먹히더라고요. 저는 명함 검수 때 부탁한 분들 각각한테 사정 설명하다 지쳐서, 결국 제 팀장한테 이걸 제 일로 잡아주시든가 시간을 정해달라고 한 번 올렸어요. 개인한테 하는 말은 거절로 들리는데, 윗선에서 내려오면 그냥 조건이 되거든요. 창구를 한 군데로 모으는 게 먼저인 것 같아요 🙂

        9.17 00:07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3년차인데도 비슷한 걸로 한참 애매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엔 "안 하겠다"보다 "언제 할지"를 정하는 쪽이 그나마 통했어요. 부르면 바로 가는 대신 "지금 시안 붙잡고 있어서 30분 뒤에 뜯을게요" 식으로요. 몇 분짜리 일이라 거절할 명분이 없는 게 문제지, 흐름 끊기는 건 진짜니까요. 근데 은수님 케이스는 커터칼이 자리에 있다는 게 좀 걸리는데요, 그거 공용 자리로 옮겨도 "은수님이 잘 뜯으시잖아요" 되면 결국 칼 문제가 아니었던 거라서요ㅋㅋ 저는 예민한 거 아니라고 봐요. 몇 분짜리라 아무도 문제라고 안 부르는 일들이 쌓이는 거니까.

    9.17 00:07
  • 성훈UI 설계 디자이너 · 7년차

    저도 비슷하게 시작해서 2년쯤 끌려다닌 적 있어요. 제 자리에만 정품 케이블 테스터가 있다는 이유로 팀 장비 세팅이 다 저한테 왔거든요. 예민한 게 아니라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실제로 큰 겁니다. 몇 분짜리 일이라도 시안 보다 끊기면 다시 몰입까지 20분씩 날아가니까, 하루 세 번이면 한 시간이 사라지는 구조예요. 다만 이건 은수님 개인 문제로 풀면 계속 재발해요. 커터칼 위치가 발단이었다는 건 결국 이 업무에 담당자가 정해진 적이 없다는 뜻이거든요. 저는 이런 식으로 흘러들어온 잡무들을 한 달 정도 시각·소요시간만 메모해뒀다가, 팀 회의 때 "이거 주간 3시간 정도 나가는데 담당 로테이션이나 수령 시간 고정 중에 어느 쪽이 나을까요"로 올렸어요. 불만이 아니라 프로세스 제안 형태면 신입이어도 꺼내기 훨씬 수월합니다.

    9.17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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