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금방 되지?' 들을 때 표정 관리 되시나요?

주말에 친구가 카톡으로 '너 디자이너잖아, 이거 좀 만들어줘 금방 되지?' 라고 보냈는데요... '금방'이라는 단어 보는 순간 혈압이 확 올라갔거든요. 로고 하나 만드는 데 몇 시간씩 걸린다는 걸 모르는 그 순수한 표정이 오히려 더 무섭지 않나요? 다들 이럴 때 어떻게 하세요? 웃으면서 해주시는 편인가요, 단호하게 거절하시나요... 저는 매번 해주고 후회하는 쪽입니다 ㅠㅠ

8.3 02:44조회수 0댓글 4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나 작년에 사촌동생한테 청첩장 디자인 부탁받고 3일 밤새운 적 있는데 ㅋㅋㅋ 그때도 시작은 '이거 간단한 거지?'였음. 주말 카톡으로 온다는 거 너무 공감해 진짜 쉬고 있을 때 그 알림 뜨면 심장이 철렁하거든. 근데 순수한 표정이 더 무섭다는 거 완전 맞아 ㅋㅋ 악의가 없으니까 오히려 거절을 못 하게 되는 구조임. 나도 초반엔 매번 해주고 혼자 스트레스받았는데 3년차 되니까 이제 걍 견적서 캡처해서 보내 ㅋㅋㅋ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 이거로 밥 먹고 사는 거라 공짜는 어려워~' 하면 의외로 다들 이해해줌. 처음 한 번이 제일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진짜 편해지니까 은수님도 한번 시도해봐!

    8.3 02:55
  • 윤서브랜드 디자이너 · 6년차

    6년 동안 이런 부탁을 최소 스무 번은 받은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 몇 년은 은수 님처럼 매번 해드리고 새벽에 혼자 후회하는 쪽이었어요. 그러다 전환점이 된 게, 작업 시간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방식이었습니다. "로고 하나 컨셉 잡는 데만 보통 6~8시간은 걸려"라고 숫자를 꺼내면, 대부분 그제서야 표정이 달라지시더라고요. 거절이라는 느낌 없이도 상대방이 스스로 부담을 인식하게 되는 거죠.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보다 관계도 덜 상하고, 오히려 전문성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은수 님 글에서 '순수한 표정이 더 무섭다'는 부분이 너무 공감되는데, 그 순수함은 결국 우리 작업 과정을 모르기 때문이니까요. 알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8.3 03:33
  • 규민시각디자인 전공 · 대학생

    혹시 선배님도 그런 부탁 받으셨을 때 실제로 걸리는 시간을 말씀해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아직 학생이라 주변에서 전문적인 의뢰보다는 동아리나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부탁을 많이 받는 편인데요, '너 디자인 전공이니까 이 정도는 쉽잖아'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한숨이 나옵니다. 한번은 친구 인스타 로고 만들어달라고 해서 해줬는데 컨셉 잡고 시안 몇 개 만들고 수정까지 하니까 거의 이틀이 걸렸거든요. 근데 결과물 받아보고 하는 말이 '역시 금방이네~'여서 진짜 허탈했습니다 ㅋㅋ 선배님 말씀처럼 해주고 후회하는 그 패턴이 저도 똑같아서, 사회 나가기 전에 거절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에요

    8.3 03:34
  • 정민인쇄기획 디자이너 · 9년차

    인쇄 쪽에서 9년 일하다 보니 저는 한 단계 더 가는 버전을 자주 겪어요. '이거 디자인해주고 인쇄까지 좀 맡아줘, 금방 되지?' 이러면 진짜 숨이 턱 막힙니다. 디자인만 해도 시간인데 거기에 재단 여백 잡고, 별색 지정하고, 용지 선정에 교정쇄 확인까지 붙으면 그게 무료 봉사 며칠치 분량이거든요. 저는 한 서너 해 전부터 견적서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진짜 청구하려는 게 아니라 항목별로 뭐가 들어가는지 나열해서 보내면 대부분 '이렇게 복잡한 거였어?' 하면서 알아서 물러나더라고요. 거절의 말을 직접 꺼내는 것보다 공정 리스트 자체가 설명이 되니까 서로 감정 소모가 훨씬 적었습니다. 은수 님도 한번 시도해보시면 마음이 좀 편해지실 거예요.

    8.3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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