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신입이라 회의록 정리가 맨날 제 몫인데 정상인가요?

입사한 지 6개월 됐는데 팀 회의할 때마다 회의록 정리가 항상 제 몫이에요 ㅠㅠ "하린이가 정리 잘하니까~" 이러면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데... 디자인 작업 시간도 부족한데 회의록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려니까 진짜 시간이 너무 아까워요. 그렇다고 싫다고 하기엔 분위기가... 신입 때 다들 이런 잡무 어떻게 처리하셨어요? 슬쩍 빠지는 방법 있을까요 ㅠㅠ

8.19 06:40조회수 0댓글 20
  • 세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신입

    솔직히 약간 다른 시각일 수 있는데요, 저는 회의록 정리가 오히려 신입한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회의 흐름이랑 의사결정 과정을 제일 꼼꼼히 볼 수 있는 위치잖아요.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본인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을 때 얘기고... 하린님처럼 매번 당연하다는 듯이 떠넘겨지면 그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저도 프로덕트 쪽 신입인데 비슷하게 QA 정리 같은 게 슬금슬금 제 일이 되어가는 느낌이라 남의 얘기가 아니에요 ㅠㅠ 근데 슬쩍 빠지는 방법은 저도 모르겠어서요... 혹시 팀에 다른 신입분은 안 계신 건가요? 돌아가면서 하자고 제안해보신 적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8.19 06:41
  • 재민모션 디자이너 · 3년차

    혹시 회의록 정리하면서 "이거 내가 왜 하고 있지?" 싶은 순간이 하루에 몇 번쯤 오세요? ㅋㅋㅋ 저도 1년차 때 똑같은 루트 탔거든요. 모션 작업 렌더 돌려놓고 그 사이에 회의록 정리하고 있으면 진짜 현타가 장난 아니었음. 근데 저는 어느 순간부터 회의록을 일부러 좀 대충 쓰기 시작했어요. 완벽하게 잘하니까 계속 시키는 거라서요. 핵심만 불릿으로 딱딱 치고 예쁘게 꾸미는 거 과감하게 빼버렸더니 한 두 달 뒤에 슬그머니 다른 분한테 돌아가더라고요. 잘하는 게 죄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님 ㅠ 다만 대놓고 거부하는 건 분위기상 좀 그러니까 퀄리티를 살짝 조절하는 쪽이 현실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하린님 정리력이 좋은 건 장점인데 그걸 회의록에만 쓰긴 아깝잖아요

    8.19 06:41
  • 도윤BX 디자이너 · 7년차

    저 3년차쯤에 후배가 들어왔을 때 비로소 회의록에서 해방됐는데, 그 전까지 2년 넘게 도맡았어요. 근데 돌이켜보면 슬쩍 빠지려고 했던 게 오히려 오래 끌었던 것 같아요. 결국 해결된 건 팀장한테 "회의록 정리에 평균 40분 정도 쓰고 있는데, 이게 제 업무 우선순위에서 어디쯤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했을 때였거든요. 싫다고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라는 팩트를 꺼내는 거예요. 대부분 윗사람들은 회의록이 얼마나 시간 잡아먹는지 체감을 못 해요. 하린님이 정리 잘한다는 건 사실 꼼꼼하다는 뜻이니까 그건 좋은 평가인데, 그게 본업을 깎아먹으면 안 되잖아요. 감정 말고 숫자로 말하면 분위기 안 깨지면서도 선 그을 수 있어요.

    8.19 06:41
  • 윤서브랜드 디자이너 · 6년차

    회의록 양식을 한번 템플릿화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도 신입 때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매번 백지에서 정리하려니까 시간이 배로 들더라고요. 날짜, 참석자, 안건, 결정사항, 액션아이템 이렇게 틀을 딱 잡아두면 회의 중에 거의 실시간으로 채울 수 있어서 작업 시간 빼앗기는 느낌이 훨씬 줄어들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3~4개월 정도 그렇게 효율적으로 정리하신 다음에 팀 리드분께 "이 템플릿이면 누구든 정리 가능할 것 같은데 돌아가면서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하고 제안해보세요. 싫다고 직접 거절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연스럽게 분산시키는 게 분위기도 안 깨지고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잡무처럼 느껴지시겠지만, 정리력이 좋다는 건 실무에서 꽤 강점이니까 지금은 그 역량을 구조화하는 데 써보시면 좋겠어요.

    8.19 06:45
  • 나윤영상 디자이너 · 신입

    혹시 회의록 정리하면서 디자인 업무 마감 밀린 적은 없으세요? 저도 영상 쪽이라 직접 회의록을 도맡진 않는데, 대신 촬영 자료 정리나 폴더 분류 같은 게 항상 저한테 와요. "나윤이 꼼꼼하니까" 이 한마디가 무섭더라고요 ㅋㅋ 한번 잘하면 그게 고정 업무가 돼버리는 느낌이랄까. 근데 저는 솔직히 싫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걱정되는 게, 팀에서 저를 디자이너가 아니라 정리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까봐 그게 좀 무서워요. 하린님도 혹시 그런 생각 드신 적 있으신지 궁금해요. 잡무를 잘한다는 인식이 나중에 디자인 역량 평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 부분이 저도 요즘 계속 고민이거든요.

    8.19 06:45
  • 채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스타트업이라 상황이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도 입사 초반에 회의록이랑 각종 문서 정리가 다 제 일이었거든요. 근데 하린님 글 읽으면서 느낀 게, "정리 잘하니까"라는 말이 칭찬 같으면서도 은근 프레임 씌우는 거잖아요. 잘한다고 계속 시키는 건 좀 아닌데. 저는 한 8개월쯤 됐을 때 팀장한테 "회의록 정리하는 시간에 디자인 시안 하나 더 뽑을 수 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숫자로 보여주니까 의외로 금방 납득하시더라고요. 분위기 때문에 말 못 하겠다는 마음 완전 이해하는데, 싫다고 하는 게 아니라 업무 효율 관점에서 풀어보면 받아들이는 쪽도 부담이 덜해요. 6개월이면 아직 초반이긴 한데 지금 말 안 하면 1년 2년 가요 진짜로ㅋㅋ

    8.19 06:58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하린이가 정리 잘하니까~" 이 말이 제일 무서운 거 아는데 ㅋㅋㅋ 나도 2년차 초반까지 거의 똑같은 상황이었어서 읽으면서 좀 찔렸어. 잘한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 고정 업무 확정 통보인 거 체감되는 순간이 옴 진짜로. 근데 나는 좀 다른 방식으로 빠졌는데, 회의 중에 피그마로 실시간 작업하는 척을 좀 했거든 ㅋㅋ 화면 공유하면서 시안 수정하고 있으면 아 쟤 지금 바쁘구나 하고 다른 사람한테 넘어가더라고. 물론 이건 좀 꼼수긴 한데 대놓고 싫다고 하기 어려운 분위기면 자연스럽게 "저 오늘 시안 마감이라 기록은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특정 날만 빠지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일 듯. 매번 빠지면 티나니까 격주로 한 번씩만이라도. 6개월이면 아직 바꿀 수 있는 타이밍이야 화이팅 ㅠ

    8.19 06:59
  • 지원프로덕트 디자이너 · 5년차

    회의록 맡고 계신 김에 한 가지 시도해보시면 좋을 게, 정리할 때 단순 기록이 아니라 디자인 관련 의사결정 근거를 별도로 하이라이트해서 남겨보세요. 저도 신입 때 프로덕트 쪽 회의록을 거의 전담했는데, 그때 "이 방향은 OO 이유로 확정됨" 같은 식으로 맥락을 붙여놨더니 나중에 기획이 뒤집힐 때 제가 정리해둔 기록이 근거자료가 됐거든요. 그러면 단순 잡무가 아니라 하린 님이 팀 내 의사결정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이 되는 거라, 발언권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금 상황을 활용하는 거고, 3개월 정도 뒤에는 "회의록 작성도 돌아가면서 하면 어떨까요?"라고 가볍게 한번 꺼내보시는 게 좋아요. 그때쯤이면 충분히 잘해왔다는 게 증명된 시점이라 거절당할 확률이 훨씬 낮거든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8.19 07:01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회의록 정리 시간을 한번 실제로 측정해보세요. 저도 패키지 쪽에서 신입 때 샘플 발주 정리랑 인쇄소 컨택 기록이 죄다 제 몫이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이거 매번 30~40분씩 잡아먹힌다"는 걸 숫자로 팀장님한테 보여드렸더니 반응이 달라지더라고요. 싫다고 직접 말하면 분위기 깨지잖아요, 숫자는 감정 빼고 상황을 전달해줘요. "회의록에 주 2시간 쓰고 있는데 그 시간이면 시안 하나 더 뽑습니다" 이런 식으로 풀면 팀 입장에서도 업무 재배분할 명분이 생기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잡무를 거부하는 것보다 내 본업 결과물로 존재감 확실히 잡는 게 먼저예요. 작업 퀄리티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팀에서도 "걔한테 회의록 시키기 아깝다" 소리가 알아서 나옵니다.

    8.19 07:01
  •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저는 8년차인데도 아직 회의록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아요. 직급이 올라가면 안 하게 되는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 미팅 기록은 여전히 제가 씁니다. 다만 결정적으로 달라진 건 "정리 잘하니까"가 아니라 "이 프로젝트 맥락을 제일 잘 아니까"로 이유가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슬쩍 빠지는 법보다는, 6개월차에 그 말을 듣고 계신 게 좀 걸려요. 정리를 잘해서 맡기는 거면 그건 그냥 손이 빠른 사람한테 몰아주는 거잖아요. 저도 신입 때 똑같은 칭찬 들으면서 3년을 썼고, 그게 제 포트폴리오에 남긴 건 별로 없었습니다.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시는 감각이 맞다고 봐요. 다만 팀 분위기가 어떤지는 제가 모르니까... 혹시 회의 끝나고 정리하는 데 실제로 몇 시간씩 쓰시는 건가요? 그 정도면 작업 시간 밀린다고 말할 명분은 충분할 것 같은데.

    9.11 07:45
    • 하린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신입

      소영님 말씀 들으니까 좀 정신이 드네요. 실제로 회의 자체는 한 시간인데 정리하는 데 두 시간씩 걸려요. 발언 그대로 옮기면 안 읽으니까 결정사항이랑 액션아이템 나눠서 다시 쓰거든요. 근데 그렇게 공들여도 다음 회의 때 참고하는 사람은 거의 없더라고요. 맥락을 아는 사람이 쓰는 거랑 손 빠른 사람한테 몰아주는 거랑 다르다는 말씀이 제일 와닿았어요. 저는 후자 쪽인 것 같아서요. 혹시 소영님은 그 3년 지나고 어떤 계기로 이유가 바뀌셨어요?

      9.11 07:45
      •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3년쯤 됐을 때 제가 정리한 회의록을 아무도 안 보는 게 억울해서 한번 대충 써봤어요. 그랬더니 3주 뒤에 "그때 이거 왜 이렇게 결정됐죠?" 하는데 아무도 답을 못 하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안 읽혀도 그 기록 있는 사람이 결국 결정 근거를 쥐고 있다는 걸요. 그다음부터는 남 보여주려고가 아니라 제가 근거를 갖고 있으려고 썼어요. 그러니까 분량도 확 줄었고요.

        9.11 07:45
        • 하린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신입

          저도 딱 그 억울함 단계인 것 같아요 ㅠㅠ 아무도 안 보는 걸 예쁘게 정리하고 있으니까요. 결정 근거를 제가 쥔다는 관점은 생각도 못 했어요. 말씀 듣고 보니 제가 쓰는 회의록은 결론보다 발언 옮겨적기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분량 줄이셨다는 게 결정이랑 그 이유만 남기신 건가요?

          9.11 07:46
          •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네, 딱 그거예요. 저는 결정된 것, 그 이유, 다음에 누가 뭘 하는지 이 세 줄만 남겨요. 발언 옮겨적기는 아예 버렸고요. 그러니까 오히려 회의 중에 "그래서 이건 결정된 건가요?" 하고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정리 시간도 반으로 줄었고, 나중에 말 바뀔 때 제가 근거가 있어서 마음이 편해요.

            9.11 07:46
            • 하린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신입

              정확히 그 세 줄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저도 이번 주 회의부터 발언 옮겨적기는 그만두고 결정, 이유, 다음 담당자만 적어봤는데 정리 시간이 확 줄었어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회의 중에 "이거 결정된 거 맞죠?" 하고 물어보니까, 신입이 껴들기 애매한 자리에서도 제 역할이 생긴 느낌이라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9.11 07:46
              •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저도 딱 그 세 줄만 남기니까 회의록이 업무가 아니라 제 기록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거 결정된 거 맞죠?" 물어보는 게 쌓이니까 나중엔 팀에서 저한테 먼저 확인하러 오던데, 하린님도 몇 달 지나면 그 역할이 은근히 힘이 된다는 걸 느끼실 거예요.

                9.11 07:47
                • 하린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신입

                  소영님 그 말씀 들으니까 좀 마음이 놓이네요. 사실 저도 요즘 회의 끝나고 "이거 결정된 거 맞죠?" 한 번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괜히 눈치 보였거든요. 근데 그날 결정 안 난 게 명확해지니까 저도 다음 작업 잡기가 훨씬 편하더라고요. 세 줄만 남기는 것도 이번 주부터 해보려고요. 몇 달 뒤에 저도 그 느낌 알면 좋겠어요!

                  9.11 07:47
                  • 소영BX 디자이너 · 8년차

                    저도 처음엔 그거 물어보는 게 왜 그렇게 어렵던지요 ㅋㅋ 근데 몇 번 하다 보면 팀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오히려 "아 맞다 그거 안 정했지" 하면서 다들 정리되는 분위기가 됐어요. 세 줄 정리도 처음 한두 주만 어색하지 금방 손에 붙어요. 저는 이제 그거 안 하면 오히려 불안하더라고요.

                    9.11 07:47
  • 동혁프로덕트 매니저 · 11년차

    회의록을 누가 쓰느냐를 사람 이름으로 두면 그 자리는 영영 안 바뀝니다. "하린이가 정리 잘하니까"가 무서운 게, 일단 사람한테 붙으면 다음 회의부터는 논의 자체가 안 열리거든요. 저는 반대편에서 오퍼레터랑 업무분장을 쓰는 쪽에 앉아본 적이 있는데, 담당을 "이번 분기 회의록은 주차별 돌아가며"처럼 문서에 규칙으로 박아두면 거부해도 그게 반항이 아니라 규칙 적용이 됩니다. 슬쩍 빠지는 방법을 찾기보다, 다음 회의에서 "회의록 순번 한번 정해두는 게 어때요"라고 규칙 쪽으로 질문을 돌려보시는 걸 권합니다. 신입이 혼자 빠지면 티가 나지만, 순번은 팀 전체 얘기라 분위기 깨는 사람이 안 되거든요. 다만 정리 자체를 손에서 완전히 놓는 건 저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 결정·이유·다음 할 일만 남기는 식으로 줄여두면 그게 나중에 하린님 근거로 남으니까요.

    10.5 04:12
    • 하린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신입

      순번을 규칙으로 박아두면 거부가 반항이 아니라 규칙 적용이 된다는 말, 저한테 없던 관점이에요. 혼자 슬쩍 빠질 생각만 했지 팀 전체 얘기로 돌려두면 제가 분위기 깨는 사람이 안 된다는 건 생각도 못 했거든요. 정리를 아예 놓는 게 아니라 결정·이유·다음 할 일만 남기는 건 저도 요즘 해보고 있어서 마음이 좀 놓여요. 다음 회의에서 순번 한번 정해두자고 슬쩍 꺼내볼게요.

      10.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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