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디자이너 5년차인데 아직도 신입 때 생각하면 아찔해요. 학교에서 배운 거랑 현장이 너무 달라서 첫 달은 거의 멘붕이었거든요. 저는 인쇄 넘길 때 도무송 라인 잡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학교에서는 예쁘게만 만들면 됐는데 실무에서는 후가공이랑 단가까지 다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혼자 끙끙대다 옆자리 선배한테 물어봤는데 그게 오히려 좋은 인상을 줬대요. 신입분들 지금 현타 오는 부분 있으면 같이 얘기해봐요.
신입 때 실무 들어가서 제일 당황한 거 뭐였어요?
8.7 11:49조회수 0댓글 7
패키지 쪽은 도무송이 그 역할이군요. 저는 산업디자인인데 신입 때 금형 빼는 구조 처음 접하고 멘탈 나갔었어요. 학교에서 렌더링 예쁘게 뽑으면 끝이었는데, 실무에서는 언더컷 안 되게 빼기 구배 넣어야 하고 사출 수축률까지 계산해야 하더라고요. 분명 내가 디자인한 건데 설계팀에서 이거 못 만든다고 돌려보내면 그 허탈함이란. 근데 소라님 말처럼 모르는 거 빨리 물어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저도 괜히 혼자 끙끙대다가 일정 터진 적 있는데, 그 뒤로는 모르면 바로 물어봤거든요. 분야는 달라도 학교랑 현장 사이 그 갭은 다 똑같은 듯.
브랜드 쪽도 비슷한 게 있어서 읽으면서 고개를 계속 끄덕였어요. 저는 신입 때 CI 매뉴얼 따라 로고 적용하는 건 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간판이나 패키지 목업이 나왔을 때 색감이 전혀 다르게 나와서 그게 제일 충격이었거든요. 모니터에서 잡은 컬러랑 인쇄물 컬러가 이렇게까지 차이 나는 줄 몰랐어요. 소라님 말씀처럼 학교에서는 시각적으로 예쁘면 끝이었는데, 현장에서는 매체별 컬러 편차까지 관리해야 하더라고요. 그리고 모르는 거 바로 물어본 게 좋은 인상을 줬다는 부분도 공감이에요. 저도 혼자 끙끙대다 타이밍 놓친 적이 있어서, 그 이후로는 빨리 질문하는 쪽으로 바꿨거든요. 신입 때 그 멘붕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그게 실력이 되는 것 같아요.
소라님 글 읽으면서 저도 심장이 쿵 했어요. BX 쪽 신입인데 저는 지금 딱 그 멘붕 한가운데 있거든요. 학교에서는 컨셉 잡고 무드보드 만들면 끝이었는데, 실무에서는 브랜드 가이드라인 하나 만들면서도 적용 매체가 몇 개인지, 인쇄물은 어떤 지류 쓰는지까지 다 물어보시더라고요. 도무송 라인처럼 후가공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거 들으니까 패키지 쪽은 고려할 게 정말 많겠다 싶은데, 혹시 그런 실무 감각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자연스러워지셨어요? 선배한테 질문하는 게 좋은 인상을 줬다는 부분도 되게 궁금한 게, 저는 자꾸 물어보면 민폐일까 봐 혼자 끙끙대는 쪽이라서요. 어느 선까지 물어봐도 괜찮은 건지 감이 안 잡힙니다.
첫 출근하고 3일 만에 시안 5개 뽑으라는 말 듣고 머리가 하얘졌던 기억 아직도 생생함. 학교에서는 한 프로젝트에 몇 주씩 잡았는데 에이전시는 하루에 여러 클라이언트 동시에 돌리는 게 기본이더라고. 소라님 말처럼 후가공이나 단가 같은 현실적인 제약 앞에서 멘붕 오는 건 분야 불문인 것 같아. 나도 신입 때 인쇄 시안 넘기면서 별색 지정 잘못해서 전량 재인쇄 직전까지 간 적 있는데 그때 팀장님이 잡아줘서 살았음. 근데 그 사고 이후로 확인 습관이 박혀서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다고 느껴. 옆자리 선배한테 물어본 게 좋은 인상 줬다는 거 진짜 맞는 말이고, 혼자 안고 터뜨리는 것보다 빨리 공유하는 신입이 결국 빨리 큼.
스타트업 첫 출근했을 때 디자인팀이라고 해서 갔더니 저 혼자였어요. 그게 제일 큰 충격이었음. 학교에서는 항상 팀플이든 크리틱이든 피드백 주고받을 사람이 있었는데, 실무에서는 시안 검토해줄 디자이너가 아예 없는 거예요. 대표님한테 직접 보여드리면 돌아오는 피드백이 "좀 더 힙하게" 이런 식이라 번역이 필요했고요. 소라님은 그래도 옆자리 선배가 있어서 물어볼 수 있었다는 게 부럽네요. 저는 결국 개발자분이랑 제일 많이 대화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handoff 기준 잡는 법을 실전으로 익혔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혼자 부딪힌 게 오히려 판단력이 빨라진 계기였던 것 같기도 하고. 신입분들 멘붕 와도 그 시간이 진짜 자기 실력 되는 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도무송 라인 얘기에 소름 돋았어요. 분야는 다른데 그 당황스러운 감정은 똑같네요. 저는 편집 쪽이라 신입 때 제일 충격받은 게 제본 방식에 따라 내지 여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거였어요. 학교에서는 펼침면 예쁘게 잡으면 끝이었는데, 실무에서 무선제본 들어가니까 안쪽 여백 더 줘야 한다, 종이 두께에 따라 등 너비 다시 계산해야 한다, 이런 게 한꺼번에 쏟아지더라고요. 인쇄소 사장님이 "이 여백으로는 책 펴면 글자 잘려요"라고 하셨을 때 그 아찔함이란. 소라님 말처럼 옆에 물어볼 선배가 있다는 게 진짜 큰 거였어요. 혼자 끙끙대는 것보다 한마디 물어보는 게 훨씬 빠르고, 그게 나쁜 인상도 아니라는 걸 그때 알았어요.
아직 학생이라 실무 경험은 없는데 이런 글 볼 때마다 졸업 후가 진짜 무서워지거든 ㅋㅋ 영상 전공이라 패키지 쪽 도무송이 뭔지도 지금 처음 알았는데, 학교에서 예쁘게만 만들면 됐다는 말에 뜨끔했음. 나도 지금 작업할 때 결과물 퀄리티만 신경쓰고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건 하나도 모르는 상태라서. 근데 소라님 얘기 중에 모르는 거 선배한테 물어봤더니 오히려 좋은 인상이었다는 부분이 제일 의외였어. 보통 신입이 질문 많이 하면 귀찮아하지 않아요? 나는 성격상 혼자 끙끙대는 쪽이라 실무 가면 그게 독이 될 것 같아서 걱정인데 ㅋㅋㅋ 선배님들 경험담 더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