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볼 때 포트폴리오 설명하다가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질문에 막히는 분들 정말 많아요. 색 왜 그걸로 했는지, 레이아웃 왜 그렇게 잡았는지, 서체 왜 그걸 골랐는지. 거기서 '감각적으로 판단했어요'라고 하면 그 면접은 사실상 끝난 거예요.
12년 동안 면접관 자리에도 꽤 앉아봤는데요. 본인이 진짜 고민해서 만든 작업은 이유가 줄줄 나와요. 발표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에요. 근거가 있으면 어떻게든 말이 돼요. 근거가 없다는 건 본인 작업이 아니거나, 아무 생각 없이 만든 거예요. 둘 중 하나.
'왜'에 대한 답 하나 못 하면 나머지 작업물도 전부 의심받아요. 하나만 흔들려도 전체 신뢰가 무너지거든요.
혹시 학교 과제에서도 이런 습관을 미리 들여놓는 게 도움이 될까요? 아직 면접 경험은 없지만 읽으면서 좀 뜨끔했어요. 교수님한테 크리틱 받을 때 색이나 서체 선택 이유를 물어보시면 저도 솔직히 '느낌적으로 이게 맞는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한 적이 많거든요. 그때는 넘어갔는데 면접에서는 그게 안 통한다는 말씀이 확 와닿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선택의 근거를 기록해두는 습관 같은 걸 지금부터 잡아야 하나 싶은데, 선배님 입장에서 주니어가 포트폴리오 준비할 때 근거를 정리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요? 너무 거창하지 않아도 되는 선에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혹시 면접관 입장에서 진짜 고민한 근거와 사후에 갖다 붙인 근거, 구분이 바로 되시나요? 저도 프로덕트 쪽에서 면접을 꽤 봐왔는데, 요즘은 오히려 근거를 너무 잘 포장해오는 분들이 더 까다롭더라고요. 데이터 기반이라고 하면서 실은 드리블 레퍼런스 먼저 찾고 숫자를 끼워맞춘 경우도 있고요. 진아님 말씀처럼 진짜 고민한 사람은 이유가 줄줄 나오는데, 그게 자연스러운 흐름인지 외운 스크립트인지는 꼬리질문 두세 개면 드러나더라고요. 결국 왜라는 질문 자체보다 그 뒤를 얼마나 깊이 파고들 수 있느냐가 핵심인 것 같아요. 표면적인 답변은 준비할 수 있어도, 맥락을 통째로 이해한 사람의 밀도는 못 따라가니까요.
모션 쪽도 이 고민이 남의 일이 아닌 게, 저는 면접에서 이징 커브 왜 그렇게 잡았냐는 질문에 하마터면 "느낌이요"를 내뱉을 뻔한 전적이 있습니다. 영상 작업이 감각 의존도가 높다 보니까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훈련이 확실히 부족하더라고요. 근데 하나 흔들리면 전체 신뢰가 무너진다는 부분이 진짜 섬뜩하게 와닿았어요. 작년에 이직 면접 봤을 때 자신 있던 프로젝트 하나에서 꼬이니까 그 뒤로 설명하는 것도 다 불안해져서 목소리까지 작아지더라고요. 3년차밖에 안 됐지만 지금이라도 작업마다 의사결정 근거를 따로 정리해두는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확 듭니다. 면접 끝나고 후회하는 건 진짜 너무 늦으니까요.
근거의 중요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한 가지 다른 시각을 말씀드리자면요. UI 설계 쪽에서 7년 하다 보니 오히려 반대 케이스도 꽤 봤어요. 근거를 너무 잘 포장하는 사람. 컬러는 접근성 기준 명도대비 4.5:1 맞췄고, 레이아웃은 피츠의 법칙 기반이고, 타이포는 가독성 리서치 결과입니다 하면서 논문 레퍼런스까지 줄줄 다는데 정작 결과물에서 본인만의 판단이 안 보이는 경우요. 시스템적 근거와 디자인 의사결정은 다른 레이어라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무서운 건 왜에 대답 못 하는 사람이 아니라 왜를 공식처럼 외워온 사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진아 님은 면접관 경험이 많으시니까 궁금한 게, 근거가 지나치게 정돈된 포트폴리오를 보실 때도 반대로 의심이 드시나요?
스타트업 와서 이 근거 습관을 면접이 아니라 실무에서 먼저 깨졌어요. PM이랑 개발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왜 이걸로 갔어요?" 물어보는데, 처음엔 그게 너무 압박이었거든요. 감각으로 빠르게 친 건데 설명하려니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때부터 피그마 열기 전에 근거부터 메모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게 쌓이니까 면접 자리에서도 크게 막히진 않더라고요. 다만 스타트업 속도 특성상 모든 선택에 깊은 리서치를 붙이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순간들이 있어서요. 그런 경우에 "빠른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 A/B 테스트로 검증하는 방향을 택했다"고 말하면 괜찮은 건지, 아니면 그것조차도 근거 부족으로 보이는 건지 진아님 경험상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저 아직 면접 경험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신입인데, 읽으면서 심장이 좀 쿵 했어요. 마케팅 디자인 작업할 때 솔직히 색이나 서체를 고를 때 레퍼런스 많이 참고하거든요. 근데 그게 '참고'인 건지 '그냥 따라 한' 건지 스스로 구분이 안 될 때가 있어서요. 진아님 말씀처럼 진짜 고민한 작업은 이유가 줄줄 나온다고 하셨는데, 저는 아직 그 고민의 깊이 자체가 얕은 것 같아서 걱정이 앞서네요. 혹시 신입이 그 근거를 쌓아가는 데 실무 경험 말고 평소에 할 수 있는 훈련 같은 게 있을까요? 작업 하나 끝날 때마다 스스로 왜 질문을 던져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근거가 중요하다는 말 자체에는 동의하는데, 한 가지 좀 다르게 보는 부분이 있어요. BX 쪽에서 7년 일하면서 느낀 건 면접에서 진짜 위험한 건 '왜'에 답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걸 본인 논리로만 포장하는 사람이에요. 색이든 서체든 실무에서는 브랜드 전략, 리서치 데이터, 클라이언트 방향성 같은 외부 근거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훨씬 많잖아요. 그걸 솔직하게 말하면서 그 안에서 본인이 판단한 지점을 짚어주는 사람이 오히려 신뢰가 가요. 전부 다 제가 고민해서 이렇게 했습니다 하는 사람은 협업 경험이 얕거나 과장하는 거로 읽히거든요. 근거의 출처가 반드시 본인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맥락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브랜드 디자인 6년 하면서 조금 다르게 느끼는 지점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남겨봅니다. 근거가 중요한 건 맞는데, 모든 판단에 논리적 이유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전제는 좀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브랜드 톤앤매너를 잡을 때 컬러나 서체 선택이 데이터 기반으로만 나오지 않는 경우가 실무에서 분명히 있거든요. 직감으로 먼저 방향을 잡고, 그 선택이 왜 맞았는지를 후에 검증하고 언어화하는 과정도 설계 역량의 일부라고 봅니다. 면접에서 문제가 되는 건 감각적으로 판단한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감각을 설명할 언어를 준비하지 않은 거 아닐까요. 근거의 유무보다 근거를 구성하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저는 생각하는 편입니다.
조심스럽게 다른 지점을 말씀드려 보면요. 웹디자인 4년 하면서 면접도 몇 번 봤는데, 솔직히 실무에서 모든 결정에 혼자만의 근거가 있었던 적이 거의 없어요. 컬러 하나도 PM이랑 개발자랑 세 번은 왔다 갔다 하고, A/B 테스트 결과 보고 바꾸고, 기획 변경에 맞춰 레이아웃 다시 잡고. 그 과정을 거치면 최종 결과물의 '왜'가 제 철학이 아니라 팀의 합의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걸 면접에서 마치 처음부터 의도한 것처럼 포장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근거 없이 만든 게 아니라 근거의 주체가 나 혼자가 아닌 건데, 그 차이를 면접관분들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협업 속 의사결정 과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게 오히려 감점 요인이 되진 않는지, 선배님 경험에서 어떠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 근거 없으면 하나가 무너질 때 전체 신뢰가 같이 무너진다는 말씀이 진짜 무섭게 와닿았어요. 시각디자인 과제 할 때 저도 색이나 구도를 잡을 때 솔직히 여러 시안 놓고 눈으로 비교해서 고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결과적으로 괜찮은 선택일 수는 있는데, 막상 왜냐고 물으면 '이게 더 안정적으로 보여서요' 밖에 할 말이 없더라고요. 선배님 말씀처럼 진짜 고민한 작업은 이유가 줄줄 나온다고 하셨는데, 혹시 그 고민이라는 게 처음부터 논리적으로 접근한다는 뜻인 건지, 아니면 감각적으로 먼저 결정하고 나서 근거를 찾아가는 과정도 포함이 되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아직 면접 경험이 없는 학생이라 그 경계가 잘 안 잡혀서요.
지난달 포트폴리오 정리하면서 편집 작업물 12개를 쭉 펼쳐놨는데, 본문 그리드를 왜 그렇게 잡았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게 딱 3개뿐이었어요 ㅠㅠ 나머지는 선배가 쓰던 템플릿을 변형한 거라 '왜요?' 하면 솔직히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요. 편집 쪽은 판형이나 제본 방식, 여백 비율까지 전부 근거를 물어볼 수 있는 영역이잖아요. 근데 신입이다 보니 그런 결정을 제가 직접 내려본 적이 거의 없어요. 진아님 말씀대로라면 하나 흔들리면 전체가 무너진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애초에 본인 판단으로 결정한 경험 자체가 부족한 신입은 면접 전에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건지 막막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