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취준 중이라 이직을 말할 처지는 아닌데, 첫 회사는 나중에 옮길 걸 염두에 두고 골라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산디 쪽은 양산까지 가보는 자리랑 시안만 만지다 끝나는 자리가 갈린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지금은 붙는 곳에 가야 하는 상황이라, 그 기준을 어디까지 따져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잡히네요. 나중에 옮기실 때 첫 회사에서 뭐가 제일 크게 작용하던가요? 궁금합니다.
첫 회사 고를 때 나중 이직까지 생각하고 정하셨나요?
9.15 00:12조회수 0댓글 9
저는 취준할 때 그 기준을 따질 여유가 아예 없었어요. 붙는 곳이 한 곳뿐이라 그냥 갔거든요ㅠㅠ 지금 두 달 다녀보니 사수 없이 혼자 하는 환경이라, 나중에 옮길 때 "그래서 뭘 배웠냐" 소리를 들으면 뭐라고 해야 하나 싶긴 해요. 근데 준호님 글에서 양산까지 가보는 자리랑 시안만 만지는 자리가 갈린다는 부분이 계속 걸리는데요, 그거 채용공고만 보고 구분이 되나요? 저는 공고에 적힌 업무 범위랑 실제로 하는 일이 꽤 달랐거든요. 면접에서 "제가 어디까지 관여하나요" 같은 걸 물어보신 적 있으신지 궁금해요. 저는 그때 그런 걸 물어볼 생각조차 못 했어서요...
저도 그 질문을 못 해봤습니다. 면접 경험이 많지 않아서 조심스러운데, 공고만 보고는 구분이 안 되더라고요. 다만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포트폴리오에 목업이나 금형 단계 사진이 있는지, 사내에 목업실이 있는지 정도는 역으로 물어볼 수 있는 신호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다음 면접 때는 "제가 맡는 건이 양산까지 가는 건인지"는 꼭 여쭤보려고 새겨두는 중입니다.
양산까지 가본 자리랑 시안만 만진 자리, 둘 중에 붙는 게 후자면 안 가실 건가요? 저는 산디 쪽은 잘 몰라서 양산 경험의 무게는 말 못 하는데, 제 케이스 하나는 말씀드릴게요. 저는 영상에서 프로덕트로 넘어왔고, 이직할 때 첫 회사에서 제일 크게 작용한 건 직무 라벨이 아니라 "이 결정을 왜 이렇게 했는지 설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몇 개인가"였어요. 시안만 만졌어도 왜 그 시안이 떨어졌는지, 누가 왜 뒤집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면접에서 티가 나더라고요. 반대로 양산까지 갔는데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따라간 케이스는 설명이 얇아지고요. 그래서 저라면 지금은 붙는 곳 가고, 대신 들어가서 결정 과정이 기록으로 남는 자리인지를 보겠어요 🙂
양산이면 무조건 간다는 쪽으로 생각했는데, 말씀 들으니 제가 라벨만 보고 있었던 것 같네요. 붙는 곳 가는 건 어차피 선택지가 없고요. 결정 과정이 기록으로 남는 자리인지를 본다는 게 제일 새겨둘 부분 같습니다. 저는 포폴도 왜 그 방향으로 갔는지가 남는다고 생각해서 그 얘기가 더 와닿았고요. 다만 면접 경험이 많지 않아서 조심스러운데, 그건 들어가기 전에도 가늠이 되던가요?
면접 경험 적은 건 저도 전환할 때 똑같았어요. 저는 두 가지로 가늠했어요. 첫째, 면접에서 "그 결정 누가 내렸나요"라고 물었을 때 사람 이름이나 자리가 나오는지. 얼버무리면 기록이 없는 곳이더라고요. 둘째, 직무 설명이 30분 안에 바뀌는지. 이건 들어가기 전에도 거의 확실하게 보여요. 다만 저는 면접관 자리에 앉아본 뒤에야 눈에 들어온 거라, 처음부터 다 보이진 않을 거예요. 못 봤으면 1년 안에 나오는 걸로 잡으면 됩니다.
저는 그래픽 쪽이라 양산까지 가느냐 시안만 만지느냐 하는 산디 쪽 갈림길은 감이 없어서 조언은 못 드리겠습니다. 다만 저도 첫 회사는 붙는 데로 갔고, 11년 지나 돌아보면 회사 이름보다 "내가 끝까지 붙어본 프로젝트가 몇 개냐"가 이직할 때 제일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넘어올 때도 면접에서 물어본 건 어디 다녔냐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직접 했냐였거든요. 그래서 기준을 못 따지고 들어가시더라도, 들어간 다음에 작업 범위를 어디까지 늘려놨는지는 남는 것 같습니다. 산디 쪽도 그게 비슷하게 통하나요? 저는 그쪽 채용 기준은 잘 몰라서 오히려 궁금하네요.
저도 그 질문을 면접에서 받아본 적은 없어서 조심스러운데, 산디 쪽도 결이 비슷하다고는 들었습니다. 선배들 얘기로는 어느 회사보다 금형 넘어가서 수정까지 붙어봤냐를 먼저 본다고 하더라고요. 시안만 만지다 끝나면 그 구간이 아예 안 남는 거라서요. 저는 아직 포폴이 전부 가상 프로젝트라 그 구간이 통째로 비어 있는데, 들어간 다음에 범위를 늘려놓는 걸로도 메워진다면 오히려 마음이 좀 놓이네요. 새겨두겠습니다.
양산까지 가본 자리 기준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들으신 건가요? 산디 양산 프로세스는 제가 조언드릴 입장은 못 되고요. 다만 BX 쪽에서 세 번 이직하면서 면접에서 반복해서 받은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이 결과가 왜 이렇게 나왔냐, 그 과정에서 본인이 뭘 결정했냐. 첫 회사가 15인 미만이라 혼자 다 했는데, 실무 범위가 넓었던 것보다 각 프로젝트에서 제가 내린 판단을 설명할 수 있느냐가 훨씬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시안만 만지는 자리여도 그 시안을 어떤 기준으로 골랐는지 옆에서 볼 수 있으면 얘기할 거리는 남습니다. 반대로 양산까지 갔어도 위에서 정해준 대로만 손 움직인 거면 면접에서 할 말이 없고요. 그래서 붙는 곳이 한 곳이면 저는 그냥 가라고 봅니다. 기준을 따지는 건 들어가서 뭘 남길지를 정하는 쪽이 현실적이거든요.
저도 그 얘기를 선배들한테 들은 거라 조심스러운데,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건 목업이나 금형 단계 사진을 포폴에 넣을 수 있느냐 정도였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그 사진도 결국 제가 뭘 결정했는지가 붙어야 얘기가 되는 거네요. 시안만 만지는 자리여도 고른 기준이 보이면 남는다는 쪽이 훨씬 현실적으로 들립니다. 들어가서 뭘 남길지 정하는 걸로 새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