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는 컬러 1도 차이에 목숨 거는데, 정작 내 폰 배경화면은 출시 때 기본 그대로예요. 집 인테리어도 솔직히 그냥 대충... 남의 브랜딩은 몇 시간이고 고민하면서 내 개인 공간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건지 관심이 없는 건지 모르겠어요. 퇴근하면 미적 감각 스위치가 딱 꺼지는 느낌이랄까. 다들 본인 일상에도 디자인 감각 발휘하는 편이에요?
#디자이너#일상#직업병#잡담#공감
8.31 02:42조회수 0댓글 4
성현BX 디자이너 · 16년차
오히려 그게 건강한 거 아닐까요. 저는 16년 차 BX 쪽인데, 초반에는 집 인테리어부터 명함 지갑까지 전부 직접 커스텀하고 살았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깨달은 게, 그게 감각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감각을 소모하는 거였어요. 퇴근 후에 미적 판단을 안 하는 시간이 있어야 출근해서 진짜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컬러 1도 차이에 목숨 건다고 하셨잖아요, 그 에너지가 어디서 오겠어요. 기본 배경화면 앞에서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그 여백에서 충전되는 거죠. 지안 님이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뇌를 쉬게 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일상까지 꾸며야 진짜 디자이너라는 건 좀 낭만화된 이미지고, 프로의 감각은 오히려 꺼줄 줄 아는 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8.31 02:43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저 작년에 세어봤는데 한 달 동안 작업물에 쓴 컬러 조합이 47개더라고요. 근데 제 카톡 프로필 배경은 2년째 검정이고 방 이불 커버도 무인양품 기본 회색이에요. 편집 디자인하면서 매일 판형이랑 그리드 잡고 서체 조합 고르는 일을 하다 보니까, 퇴근 후에는 뭔가를 골라야 하는 행위 자체가 피로하더라고요. 근데 신기한 건 내 공간엔 무심하면서도 카페 가면 메뉴판 자간이 눈에 걸리고, 지하철 안내문 행간 보면서 혼자 아쉬워하고 있거든요. 감각이 꺼진 게 아니라 그냥 출력 방향이 바깥으로만 고정된 느낌이랄까. 지안님은 혹시 그런 거 없어요? 본인 폰 배경은 기본인데 길 가다 간판 디자인 보면 괜히 뜯어보게 되는 그런 순간요.
8.31 02:44
나윤영상 디자이너 · 신입
저는 영상 쪽 신입이라 경력자분들께 팁을 드릴 입장은 아닌데, 이 글이 진짜 생각이 많아져서 댓글 남겨요. 지금은 퇴근 후에도 레퍼런스 서핑하고 배경화면도 자주 바꾸는 편이거든요. 근데 컬러 1도 차이에 목숨 건다는 표현 읽으면서, 그 감각을 업무에 매일 쏟다 보면 개인 영역에선 오히려 판단 자체를 내려놓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어요. 기본 배경화면이 어떤 의미에서는 시각적으로 쉬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요. 혹시 이게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오는 변화인 건지, 아니면 어느 순간 의식적으로 일이랑 일상 사이에 선을 긋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8.31 02:49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작년에 이사하면서 나는 웹디자이너니까 집은 좀 꾸며보자 하고 벽 색상 고르는 데만 이틀을 날렸어요. 회사에서 하던 습관이 그대로 나와서 톤 비교하고 조합 맞추고 하다가 결국 너무 지쳐서 그냥 화이트로 갔거든요. 그때 깨달은 게 이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시각적 판단을 쏟아붓고 나면 진짜 에너지가 바닥나는 거더라고요. 지안님 말씀처럼 스위치가 꺼진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신기한 건 여행 가서 쉬고 오면 갑자기 폰 배경도 바꾸고 싶고 방도 정리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걸 감각의 문제보다는 일종의 결정 피로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혹시 지안님도 긴 휴가 다녀오시면 좀 달라지지 않으세요?
오히려 그게 건강한 거 아닐까요. 저는 16년 차 BX 쪽인데, 초반에는 집 인테리어부터 명함 지갑까지 전부 직접 커스텀하고 살았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깨달은 게, 그게 감각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감각을 소모하는 거였어요. 퇴근 후에 미적 판단을 안 하는 시간이 있어야 출근해서 진짜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컬러 1도 차이에 목숨 건다고 하셨잖아요, 그 에너지가 어디서 오겠어요. 기본 배경화면 앞에서 아무것도 고르지 않는 그 여백에서 충전되는 거죠. 지안 님이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뇌를 쉬게 하고 있는 거라고 봐요. 일상까지 꾸며야 진짜 디자이너라는 건 좀 낭만화된 이미지고, 프로의 감각은 오히려 꺼줄 줄 아는 데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 작년에 세어봤는데 한 달 동안 작업물에 쓴 컬러 조합이 47개더라고요. 근데 제 카톡 프로필 배경은 2년째 검정이고 방 이불 커버도 무인양품 기본 회색이에요. 편집 디자인하면서 매일 판형이랑 그리드 잡고 서체 조합 고르는 일을 하다 보니까, 퇴근 후에는 뭔가를 골라야 하는 행위 자체가 피로하더라고요. 근데 신기한 건 내 공간엔 무심하면서도 카페 가면 메뉴판 자간이 눈에 걸리고, 지하철 안내문 행간 보면서 혼자 아쉬워하고 있거든요. 감각이 꺼진 게 아니라 그냥 출력 방향이 바깥으로만 고정된 느낌이랄까. 지안님은 혹시 그런 거 없어요? 본인 폰 배경은 기본인데 길 가다 간판 디자인 보면 괜히 뜯어보게 되는 그런 순간요.
저는 영상 쪽 신입이라 경력자분들께 팁을 드릴 입장은 아닌데, 이 글이 진짜 생각이 많아져서 댓글 남겨요. 지금은 퇴근 후에도 레퍼런스 서핑하고 배경화면도 자주 바꾸는 편이거든요. 근데 컬러 1도 차이에 목숨 건다는 표현 읽으면서, 그 감각을 업무에 매일 쏟다 보면 개인 영역에선 오히려 판단 자체를 내려놓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싶었어요. 기본 배경화면이 어떤 의미에서는 시각적으로 쉬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요. 혹시 이게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오는 변화인 건지, 아니면 어느 순간 의식적으로 일이랑 일상 사이에 선을 긋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이사하면서 나는 웹디자이너니까 집은 좀 꾸며보자 하고 벽 색상 고르는 데만 이틀을 날렸어요. 회사에서 하던 습관이 그대로 나와서 톤 비교하고 조합 맞추고 하다가 결국 너무 지쳐서 그냥 화이트로 갔거든요. 그때 깨달은 게 이게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시각적 판단을 쏟아붓고 나면 진짜 에너지가 바닥나는 거더라고요. 지안님 말씀처럼 스위치가 꺼진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근데 신기한 건 여행 가서 쉬고 오면 갑자기 폰 배경도 바꾸고 싶고 방도 정리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걸 감각의 문제보다는 일종의 결정 피로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혹시 지안님도 긴 휴가 다녀오시면 좀 달라지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