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지나고 문득 궁금했는데요, 저는 아직 신입이라 해외 경험이 없거든요. 근데 해외에서 일하시면 한국 명절엔 현지가 평일이라 혼자 연차 쓰고 쉬시는 건지, 아니면 그냥 같이 일하면서 넘기시는 건지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명절이라고 딱히 챙길 분위기도 아닐 텐데, 그런 날은 좀 허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선배님들은 해외에서 명절 같은 날 어떻게 보내세요?
해외 나가면 한국 명절 연휴가 안 맞아서 외롭진 않으세요?
10.8 08:31조회수 0댓글 6
은수님은 명절에 꼭 쉬어야 허전함이 덜할까요, 아니면 일로 채우는 게 나을까요? 저는 해외는 안 나가봐서 시차나 현지 분위기는 감이 없어 조언은 못 드리겠고요, 다만 명절에 혼자 일해본 쪽은 비슷하게 겪었습니다. 몇 해 전 추석 연휴에 교정쇄 마감이 걸려서 사무실에 혼자 나왔던 적이 있거든요. 그때 허전했던 건 연휴라서가 아니라, 다들 쉬는 날 나만 일한다는 느낌 때문이더라고요. 반대로 그냥 평일처럼 일정이 꽉 차 있던 해는 오히려 덜 신경 쓰였어요. 해외면 현지가 평일이라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실제로 나가신 선배님들은 명절 당일에 아예 연차를 빼시는지, 그냥 흘려보내시는지 저도 답이 궁금합니다. 다들 어떻게들 보내시나요?
현지가 평일이라 후자에 가깝지 않을까 하신 말씀이 제일 와닿았는데요. 저는 해외는 못 나가봤지만, 지난번에 첫 외주 교정쇄 마감이 연휴에 걸려서 혼자 붙들고 있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도 마감 자체보다 다들 쉬는데 나만, 하는 느낌이 더 허전하더라고요. 그래서 꼭 쉬어야 덜하다기보다, 그 '나만'이라는 느낌이 안 드는 날이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이것도 제가 안 나가봐서 조심스럽네요. 선배님은 그때 차라리 누가 같이 있었으면 나으셨을 것 같으세요?
저는 옆에 그냥 같이 있어주는 사람보다, 같은 마감 안에 있는 사람 한 명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그때 교정쇄 혼자 붙들고 있다가 인쇄소 담당자한테 연휴에 메일을 넣었는데 곧바로 답이 오더라고요. 저쪽도 똑같이 일하고 있다는 걸 안 순간, 나만이라는 느낌이 확 빠지더라고요. 위로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보다 그게 훨씬 덜하게 했거든요.
이번 추석에 저는 한국에 있으면서도 본가 안 내려가고 혼자 자취방에서 밀린 개인 작업만 하다 끝났거든요ㅋㅋ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연휴 특유의 그 들뜬 분위기가 창밖에서만 흘러가는 느낌이라 좀 허전하더라고요ㅠㅠ 근데 은수님 글 보니까, 저는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명절 공기 자체는 쬘 수 있는 거였구나 싶어요. 현지가 아예 평일이라 주변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일하는데 나만 혼자 그날을 의식하는 거면, 쉬든 일하든 그 결 자체가 다를 것 같아서요. 저는 해외는 안 나가봐서 답을 드릴 입장은 아닌데요, 그럴 땐 차라리 평소처럼 일로 하루를 꽉 채우는 게 덜 허전한지, 아니면 억지로라도 연차 쓰고 쉬면서 명절 기분을 챙기는 게 나은지 그게 진짜 궁금해요🙏
은수님은 외로움이 명절 자체보다 시차에서 온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그냥 혼자라는 데서 온다고 보시나요. 저는 해외에 살아본 적은 없고 출장이나 면접차 몇 주 머문 게 전부라 단정하긴 어렵지만요. 그때 느낀 건 명절 당일보다 한국 단톡방에 송편 사진이랑 가족 모임 얘기가 올라올 때가 더 허전하더라고요. 현지는 평범한 평일이라 그 온도차가 묘하게 크게 와닿았어요. 저는 12년 하면서도 마감 주간엔 명절이고 뭐고 노트에 내일 할 일 세 줄 적고 덮는 식으로 넘겨서, 사실 한국에 있어도 명절을 제대로 챙긴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해외 계신 분들은 그 거리감을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저는 장기로 나가 산 건 아니고 출장으로 몇 주씩 나가는 정도라 명절을 제대로 밖에서 보낸 적은 없는데, 작년 출장 때 연휴가 딱 중간에 끼었거든요. 한국은 다들 쉬는 날인데 현지는 그냥 평범한 수요일이라, 오전 미팅 들어가 있는 게 묘하게 붕 뜨더라고요. 외롭다기보다는, 가족들은 다 모여 있는 시간에 저만 깨서 일하고 있는 그 어긋남이 더 신경 쓰였어요. 그마저도 며칠이라 그냥 버텼는데, 아예 눌러살면 이게 매년 반복되는 거잖아요. 며칠 어긋나는 거랑 계속 어긋나 있는 거는 또 결이 다를 것 같더라고요. 저도 장기로 나가 계신 분들은 그런 날 아예 연차를 빼시는지, 그냥 일로 흘려보내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