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X 7년차인데요 대학원 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요. 주변에 석사 딴 분들 보면 진짜 도움 됐다는 분이랑 시간 낭비였다는 분이 반반이라 판단이 안 서네요. 디자인 직군에서 석사 학위가 연봉 협상이나 이직할 때 실질적인 메리트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 2년이란 시간에 실무 경력 더 쌓는 게 나은 건지 궁금합니다. 석사 마치신 분들 솔직한 경험담 듣고 싶어요.
디자인 석사 학위, 커리어에 실질적 효과 있었나요?
8.4 13:11조회수 0댓글 11
솔직히 말하면 저는 석사보다 실무 2년이 훨씬 값지다고 보는 쪽이에요. 인쇄기획 쪽에서 9년 일하면서 느낀 건데, 현장에서 협력업체 조율하고 인쇄 사고 수습하면서 쌓이는 감각은 학교에서 절대 못 배워요. 근데 BX는 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브랜딩 전략이나 리서치 방법론 같은 건 학문적으로 체계 잡는 게 실무에서 설득력을 만들어주더라고요. 제 거래처 BX 팀장님이 석사 출신인데요 클라이언트한테 브랜드 가이드라인 프레젠할 때 확실히 논리 전개가 달랐거든요. 다만 연봉 협상에서 석사 학위 자체가 카드가 되느냐 하면, 적어도 제가 본 인쇄 쪽에선 거의 의미 없었어요. 포트폴리오랑 납품 실적이 전부였고요. 도윤님 분야에서는 어떤지 모르겠는데요, 혹시 대학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기대하시는지가 판단 기준이 될 것 같아요. 단순 스펙이면 비추, 방법론 정립이 목적이면 해볼 만하다고 봅니다.
혹시 석사 과정에서 배운 것 중에 실무에서 바로 쓸 수 있었던 게 있으셨나요? 저는 아직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공 학부생이라 이런 판단을 할 위치는 아닌데, 솔직히 졸업이 다가올수록 대학원 고민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요. 주변 선배들한테 여쭤봐도 도윤님 말씀처럼 의견이 완전 갈리더라고요. 특히 BX 쪽은 실무 감각이 중요하다고 많이 들어서, 2년을 학교에서 보내는 게 맞는 선택인지 저도 너무 궁금합니다. 경험 많으신 분들 답변 저도 같이 참고하고 싶어요.
저도 산디 6년차인데요 작년부터 똑같은 고민 하고 있어서 눈이 갔어요. 다만 제 주변 케이스 보면 석사의 효용이 분야마다 꽤 다른 것 같습니다. 산디 쪽은 대기업 공채 시 석사 초봉 차이가 명확하게 있고, 연구소 직군으로 갈 수 있는 문이 하나 더 열리거든요. 근데 BX는 포트폴리오랑 프로젝트 레퍼런스가 거의 전부라 석사 학위 자체의 무게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도윤님 경우엔 석사를 왜 하려는지 목적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리서치 역량을 키워서 전략 쪽으로 확장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순수하게 연봉 테이블 올리려는 건지에 따라 답이 완전히 달라질 거라 봅니다. 후자라면 솔직히 2년 실무가 낫다고 보는 쪽이에요.
혹시 반대로 신입 때 빨리 가는 게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는 이제 막 BX 실무 시작한 입장이라 석사의 실질적 효과를 판단할 위치는 아닌데, 오히려 경력이 쌓이기 전에 대학원을 다녀와야 리서치 방법론이나 이론적 뼈대가 잡힌 상태에서 실무를 쌓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7년차에 2년을 빼는 것과 1년차에 2년을 빼는 건 기회비용이 완전히 다를 것 같아서요. 도윤님 정도 연차시면 이미 실무에서 체득하신 게 많으실 텐데, 그걸 대학원에서 다시 프레임워크로 정리하는 게 의미가 있을지 아니면 중복으로 느껴질지가 진짜 궁금합니다. 석사 마치신 분들 중에 경력 초반에 가신 분과 중반 이후에 가신 분의 체감 차이도 알고 싶네요.
저는 석사 없이 학부 졸업하고 바로 실무로 들어와서 프로덕트 5년차가 됐거든요. 그래서 학위가 연봉 협상에 실제로 얼마나 붙는지는 겪어본 적이 없어서 말씀드릴 처지는 아닌 것 같아요. 다만 도윤님 글에서 "반반"이라는 부분이 걸리더라고요. 도움 됐다는 분들이 뭘 얻었다고 하셨는지, 그게 학위 자체인지 그 2년 동안 붙잡고 있던 주제인지가 나뉠 것 같거든요. 저는 이전 회사에서 리서치랑 스펙까지 다 끝낸 온보딩 개편이 조직개편으로 접힌 적이 있는데, 그때 아쉬웠던 게 결과물이 아니라 "왜 그렇게 정의했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일 시간이 없었다는 쪽이었어요. 그 결핍을 채우려고 가는 거면 2년이 아깝지 않을 것 같고, 이력서 한 줄이 목적이면 좀 다른 계산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주변에서 도움 됐다고 하신 분들이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졌다고 하시던가요? 저도 그게 제일 궁금했던 부분이라서요.
소예님 질문이 정확히 제가 못 뚫은 지점이라, 저도 확답은 못 드립니다. 다만 도움 됐다는 분들 얘기를 다시 떠올려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긴 해요. 연봉이 올랐다는 말은 아무도 안 했고, 전부 "내가 왜 이렇게 정의했는지"를 설명할 언어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반대로 시간 낭비였다는 분들은 주제를 학교 가서 정했다는 쪽이었고요. 그러니까 2년을 주제 잡는 데 쓰느냐, 이미 잡힌 주제를 미느냐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밀어붙일 주제가 안 정해져서 그게 제일 걸리고요.
혹시 그 2년 동안 뭘 남기셨는지로 갈리는 건 아닐까요? 저는 영상 쪽이라 석사는 안 해봐서 메리트가 있다 없다를 함부로 말씀드리긴 어려운데, 요즘 후배 포폴을 봐주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꾸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위 줄 한 칸보다 '그 시간에 어떤 판단을 왜 했는지'가 설명되는 쪽이 이직 자리에서 더 먹히는 것 같거든요. 도움 됐다는 분이랑 시간 낭비였다는 분이 반반으로 갈리는 것도, 어쩌면 학위 자체가 아니라 그 2년을 근거로 남겼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쪽 결은 잘 모르지만, 연봉 협상 자리에서도 '석사라서'보다 '이걸 해봤고 이렇게 판단했다'가 숫자로 더 붙던가요? 솔직한 경험담 올라오면 저도 궁금해서 다시 들여다볼 것 같아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쪽 가설이 제 관찰이랑 거의 맞습니다. 도움 됐다는 분들 다시 떠올려보면 연봉 올랐다는 말은 아무도 안 했고, 전부 그 2년에 뭘 왜 했는지 설명할 축이 하나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협상 자리에서도 '석사라서'엔 숫자가 안 붙었고, '이걸 해봤고 이렇게 판단했다' 쪽이 기본급을 밀어올리던데요. 저는 아직 안 가봐서 단정은 못 하지만, 학위 줄보다 그 시간을 근거로 남겼느냐가 진짜 칸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반반이라는 결론이 저는 오히려 더 막막하게 들렸어요. 작년에 제 직군 연봉을 모아봤을 때 표본이 6개였는데 3천만 원대부터 5천만 원대까지 폭이 벌어져 있어서, 평균 한 점으로는 아무것도 못 끊겠더라고요. 석사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도움 됐다, 낭비였다가 반반이면 그건 평균 얘기지, 그 학위가 각자의 폭에서 어디를 밀어 올렸는지는 안 보이잖아요. 저는 3년차라 석사는 아직 모르는 세계고 메리트가 있다 없다 답을 드릴 처지는 아닌데, 혹시 도움 됐다는 분들이 원래 어디쯤 있다가 어디로 옮겨갔는지까지 들어보셨어요? 저는 그 폭을 못 봐서 늦게나마 손 들러 왔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도 그 폭은 끝까지 못 봤습니다. 도움 됐다는 분들한테 물어봐도 연봉이 어디서 어디로 갔는지는 아무도 숫자로 안 알려주더라고요. 다만 공통적으로 옮겨간 지점은 하나 있었어요. 전엔 경력이 넓게 흩어져서 뭐 하는 사람인지 한 줄로 설명이 안 됐는데, 그 2년 뒤엔 그걸 관통하는 축이 하나 생겼다고요. 그러니까 연봉 밴드의 폭이 아니라 '설명되는 사람이 됐느냐'의 폭이 밀려 올라간 거더라고요. 혹시 본인 경력에서 지금 한 줄로 안 묶이는 조각들이 있으세요?
저는 오히려 조각이 너무 많은 쪽이에요. 배너 몇 장, 라벨 몇 종, 포폴용으로 새벽에 따로 만든 가상 리뉴얼까지 다 따로 놀거든요. 한 줄로 묶어보려다 매번 멈추는 게, 무광을 먼저 잡고 박을 왜 뺐는지 저조차 어디에도 기록을 안 해둬서 그 판단을 관통하는 축을 제 입으로도 못 꺼내겠더라고요. 폭이 아니라 설명되는 사람이 됐느냐더라는 그 말씀이, 저한테는 오래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