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복지 좋다는 회사, 대부분 사람이 안 좋아서 붙여놓은 미끼예요

12년 다니면서 확실해진 게 하나 있어요. 복지 리스트가 화려한 회사일수록 사람이 안 남는 곳이었어요. 제가 다녔던 회사 중에 안마의자, 무제한 간식, 사내 카페까지 있던 데가 있었거든요. 근데 팀장이 매일 시안 던지면서 인격 깎는 말을 했어요. 1년에 디자이너 여섯 명이 나갔어요. 안마의자는 그대로 있었고요. 반대로 복지라고 할 게 연차랑 식대밖에 없던 작은 스튜디오는 4년 다녔어요. 그냥 아무도 제 작업에 이유 없이 토 달지 않았거든요. 그게 전부였어요. 복지는 결국 이직률을 막으려고 나중에 붙이는 거예요.

애초에 사람이 안 나가는 회사는 그걸 붙일 이유가 없거든요. 면접 때 복지 브로슈어 두껍게 내미는 곳은 한 번 의심해보세요.

9.8 05:32조회수 0댓글 5
  •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복지 브로슈어 두껍게 내미는 곳 의심하라는 말, 진짜 뼈 때리네요. 저도 비슷한 데 있었어요. 사내 헬스장에 점심 도시락까지 나오던 회사였는데, 대표가 시안 볼 때마다 "이게 최선이냐"를 입에 달고 살았어요. 헬스장 갈 시간이 있어야 가죠. 야근하면서 도시락 먹는 게 복지라니. 지금 있는 데는 복지랄 게 연차랑 명절 상품권이 다인데 4년째 아무도 안 나갔어요. 그냥 서로 존중하는 게 기본으로 깔려 있으니까요. 결국 사람이 복지더라고요.

    9.8 05:32
  •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면접 때 브로슈어 두껍던 곳, 혹시 이직률은 안 알려주던가요? 저는 4년차라 아직 표본이 적긴 한데, 첫 회사가 딱 그랬어요. 사내 카페까지는 아니어도 도서구입비에 자기계발비에 항목이 열 몇 개였거든요. 근데 정작 편집 마감 때 야근하면 저녁값도 각자 부담이었어요. 정해진 복지 목록엔 있는데 실제로 쓰는 사람이 없는 항목들이요. 지금 다니는 데는 복지랄 게 연차랑 명절 상품권 정도인데, 대신 인쇄 감리 갔다 오면 그날은 그냥 퇴근하라고 해요. 그런 건 목록에 안 적혀 있죠. 말씀하신 "나중에 붙이는 것"이라는 표현이 계속 남네요. 근데 궁금한 건, 그럼 면접에서 뭘 물어봐야 진짜를 알 수 있을까요? 재직 연차 물어보는 게 제일 빠를까요?

    9.8 05:33
    • 진아작성자브랜드 디자이너 · 12년차

      재직 연차보다 저는 이걸 물어봤어요. 제 앞자리에 있던 분은 얼마나 계셨고 왜 나가셨는지. 대답이 흐려지면 거기서 답이 나와요. 하나 더 물어보자면 야근하면 그날 저녁을 누가 사는지요. 규정에 없는데 관행으로 굳어진 게 있으면 사람이 남는 곳이에요. 유나님 인쇄 감리 얘기가 딱 그거고요. 브로슈어 두껍던 곳은 이직률 안 알려줬어요. 물어보니까 업계 평균이라고만 하더라고요.

      9.8 05:33
  • 보람BX 디자이너 · 취준

    안마의자 얘기에서 멈칫했어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표본이 하나뿐인데, 인턴 했던 곳이 딱 그랬거든요. 3개월 동안 같은 팀 디자이너 두 명이 나갔어요. 그런데 채용공고엔 복지 항목이 열두 줄이었어요. 세어봤어요, 열두 줄. 지금 포트폴리오 내면서 공고를 볼 때마다 복지 리스트부터 눈이 가요. 그게 제가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정보 같아서요. 근데 그게 오히려 반대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게... 좀 무섭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해요. 이유 없이 토 달지 않는 것, 그거 하나가 4년을 만든다는 말이 오래 남아요. 저는 아직 그런 곳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몰라서, 면접 가면 뭘 보고 알아챌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9.8 05:34
  • 주영영상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영상 쪽이라 조금 다른 케이스인데, 예전에 다니던 곳이 딱 그 브로슈어형이었어요. 편집실에 좋은 모니터 깔아놓고, 야근하면 택시비 다 준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던 곳이요. 근데 그 택시비가 왜 필요한지는 아무도 얘기 안 했어요. 결국 매일 새벽에 타야 하니까 붙여둔 거였거든요. 지금 있는 데는 복지라고 할 게 진짜 없어요. 대신 컷 편집 넘길 때 "이거 왜 이렇게 잘랐어요" 같은 말이 안 나와요. 물어보면 이유를 궁금해하는 톤이지 깎는 톤이 아니고요. 그거 하나 때문에 3년째 있는 중이에요. 말씀하신 것처럼 복지는 나중에 붙이는 거라는 게, 저는 야근 관련 복지에서 제일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그거 자체가 야근이 상수라는 자백이잖아요.

    9.8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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