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메신저나 코멘트에 피드백 남길 때마다 한참 멈춰 있어요. 콘티에 수정 의견 하나 적는데도 "이 부분 톤이 좀"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결국 "혹시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로 바꾸더라고요. 신입이라 조심하는 게 맞나 싶다가도, 이렇게 돌려 쓰면 정작 무슨 말인지 안 전해지는 것 같아서요. 담백하게 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지금처럼 조심스러운 쪽이 나을까요.
협업 툴에 남기는 말투, 다들 어디까지 맞추세요?
9.14 03:21조회수 0댓글 10
저는 아직도 코멘트 창에서 커서만 깜빡이고 있을 때가 많아서 답을 드릴 처지는 아닌데, 그래도 하나 바뀐 게 있어요. "톤이 좀"처럼 형용사로 끝나는 문장을 아예 안 쓰고, 대신 그 자리에 제가 본 걸 그대로 넣어요. "이 부분 톤이 좀"이 아니라 "여기 채도가 앞 장면보다 높아 보여서 시선이 먼저 가는데, 의도하신 거 맞을까요" 이런 식으로요. 저는 처음에 조심스럽게 쓰는 게 예의라고 생각해서 계속 돌렸는데, 상대가 "네 한번 볼게요" 하고 끝나면 결국 아무것도 안 바뀌더라고요. 돌려 쓰는 게 문제가 아니라 관찰이 빠져서 그런 거였어요. 다만 저는 로고나 인쇄물이라 판단 기준이 눈에 보이는 편이고, 영상 콘티는 흐름이나 호흡 얘기라 그걸 문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어려울 것 같은데... 윤희님은 콘티 피드백 남기실 때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으로 적으시나요?
저는 콘티라 오히려 더 길게 적어요. "이 컷 호흡이 좀"이라고 쓰면 저조차 나중에 뭘 말한 건지 모르겠어서, 요즘은 초 단위로 적어요. "3초쯤에 컷이 넘어가는데 앞 대사가 아직 안 끝난 것처럼 들려서 반 박자 늦추면 어떨까요" 이런 식으로요. 흐름이나 호흡도 결국 어디서 그렇게 느꼈는지 시간이 있어서, 그 지점을 찍어두면 생각보다 옮겨지긴 하더라고요. 다만 저는 아직 그게 상대에게 지적처럼 들릴까 봐 끝에 "의도가 있으셨을까요"를 붙이는데, 이것도 결국 돌려 쓰는 걸까 싶어서 계속 걸려요.
저는 브랜드 쪽이라 영상 콘티는 아니지만, 시안 코멘트 남기는 상황은 매일 겪는데요. 제 기준은 담백하냐 조심스럽냐가 아니라, 상대가 그 문장만 읽고 다음 손을 움직일 수 있느냐였습니다. "톤이 좀"도 "어떻게 보세요"도 사실 같은 문제가 있거든요. 둘 다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가 안 담겨 있어서요. 그래서 저는 순서를 이렇게 고정해뒀어요. 어디를 보고 있는지, 무엇이 걸리는지, 왜 걸리는지, 이 세 개를 먼저 적고 완충 표현은 맨 앞이나 맨 뒤에 한 겹만 얹습니다. "3컷 색감이 앞뒤보다 차갑게 느껴지는데요, 브랜드 톤이 따뜻한 쪽이라 그 부분만 조정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정도요. 정중함은 유지되는데 상대가 멈추지는 않더라고요. 신입이라 조심하시는 건 오히려 나중에 자산이 된다고 보는데요, 조심을 문장 길이로 표현하시면 정보가 지워집니다. 근거를 붙이는 쪽으로 옮겨보시면 좋겠어요.
저는 아예 문장 틀을 세 개 고정해놓고 쓰는데요, 예전 회사 동기랑 두 달간 서로 시안 봐줄 때 쓰던 거예요. 처음 눈에 들어온 게 뭔지, 무슨 화면(장면) 같은지, 다음에 뭘 누를 것 같은지. 이걸 콘티 코멘트에 그대로 옮기면 "톤이 좀"처럼 취향으로 안 읽히거든요. "이 컷에서 제일 먼저 눈 가는 게 자막인데 의도하신 건가요" 이런 식이면 담백한데도 안 무섭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도 3년차인데 아직 멈칫해요ㅠㅠ 근데 돌려 쓰다가 "어떻게 보세요"만 남기면 상대가 뭘 보고 답해야 할지 몰라서 결국 두 번 묻게 되더라고요. 조심스러운 말투가 문제가 아니라 판단 근거가 빠진 게 문제인 것 같아요. 윤희님은 영상이라 컷 단위로 지적하는 게 더 예민할 것 같은데, 혹시 팀에서 코멘트 다는 규칙 같은 건 따로 없나요?
저는 팀에 규칙 같은 건 따로 없어서, 혼자 초 단위로 적는 걸로 겨우 버티고 있어요. "3초쯤 컷 넘어가는데 앞 대사가 안 끝난 것 같아서요" 이런 식으로요. 말씀하신 세 문장 들으니까 제가 왜 두 번씩 묻게 됐는지 알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만 남기면 상대도 뭘 봐야 할지 모르는 거였네요. 다만 영상은 컷마다 근거를 붙이면 코멘트가 너무 길어져서, 그게 오히려 부담스럽게 읽히진 않을까 싶어요. 동기분이랑 두 달 쓰시는 동안 분량 때문에 서로 지친 적은 없으셨나요.
저도 그 부담 때문에 처음엔 근거를 다 적었다가 코멘트가 반 페이지씩 나왔거든요ㅠㅠ 그래서 두 달째쯤엔 컷마다가 아니라 전체에서 제일 걸리는 두세 개만 골라서 이유를 붙이고, 나머지는 그냥 "여긴 괜찮았어요" 한 줄로 넘겼어요. 솔직히 말하면 길이보다 매번 전부 짚는 게 서로 지치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반대로 신입 때 너무 담백하게 썼다가 데인 쪽이에요. "여기 톤 안 맞음" 이렇게 남겼는데, 선배가 뭘 고쳐야 하는지 물어보러 자리로 오시더라고요. 담백한 게 아니라 그냥 정보가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 조심스러움/담백함 대신에 문장에 판단 근거가 들어갔는지만 봐요. "이 부분 톤이 좀"이든 "어떻게 보세요"든 결국 둘 다 제가 왜 걸린다고 느꼈는지는 안 적혀 있잖아요. 저는 시안 코멘트 남길 때 걸린 지점, 그렇게 느낀 이유, 그래서 뭘 확인해줬으면 하는지를 붙이는데, 이게 붙으면 말투가 좀 무뚝뚝해도 무례하게 안 읽히더라고요. 오히려 돌려 쓸 필요가 줄어요. 궁금한 건, 윤희님이 지웠다는 "톤이 좀"에서 구체적으로 뭐가 걸리셨던 걸까요. 거기가 안 잡히면 어느 쪽 말투로 써도 계속 멈추시게 될 것 같아서요.
저는 코멘트에 톤 얘기를 아예 안 쓰는 쪽으로 갔어요. "이 부분 톤이 좀"을 남기면 저도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제가 무슨 말 하려던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초 단위랑 대상만 적습니다. 0:04 로고 들어올 때 속도, 이 정도로만요. 그다음 줄에 "지금은 좀 튀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붙이면 조심스러운 말투는 그대로 두면서도 어디 얘긴지는 안 흐려지거든요. 돌려 썼을 때 문제는 공손함이 아니라 위치가 사라지는 거였어요. 근데 콘티는 아직 컷이 안 나뉜 상태일 텐데, 이런 경우엔 어디를 기준으로 짚으세요? 신 번호로 다시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콘티라 컷이 안 나뉘어 있어서, 처음엔 어디를 짚어야 할지 몰라 "두 번째 장면쯤"이라고 적었다가 결국 저조차 못 찾겠더라고요. 지금은 콘티 프레임 번호랑 그 안 대사 첫 어절을 같이 적어요. 3번 프레임, "그래서 우리는" 들어오는 데요, 이런 식으로요. 번호만 쓰면 팀장님이랑 세는 기준이 어긋난 적이 있어서 대사를 붙였어요. 근데 이것도 대사 없는 컷에선 못 쓰는 방법이라, 그럴 땐 아직도 헤매고 있어요. 혹시 재민님은 대사 없는 구간은 어떻게 짚으세요?
저도 대사 없는 구간이 제일 골치거든요. 저는 그럴 때 프레임 번호에 화면에서 제일 먼저 눈에 걸리는 요소를 붙여요. 3번 프레임, 로고 왼쪽에서 들어오는 데요, 이런 식으로요. 움직이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그게 제일 확실한 표식이 되더라고요. 그것도 없이 정지컷이면 결국 스크린샷 찍어서 화살표 그려 보냅니다 ㅋㅋ 말로 짚는 걸 포기하는 게 제일 빠를 때도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