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의 세 건 중 두 건이 "먼저 시안 한 장만 보고 결정할게요"였어요. 아이덴티티 방향까지 잡아달라는 거라 사실상 본 작업의 절반이더라고요. 저는 요즘 컨셉 시안은 유료 진행(전체 견적의 20~30%)으로 안내하고, 본 계약으로 이어지면 차감해드리는 식으로 정리했어요. 문화체육관광부 대가기준에도 제안 단계 비용은 별도로 산정하도록 돼 있고요. 다들 이런 요청 오면 어떻게 응대하세요?
클라이언트가 경쟁 PT 시안을 무료로 요구할 때
9.8 02:39조회수 0댓글 10
문의 열 건 중 여덟 건이 그런 식이라고 들었는데 진짜였네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학교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정리하면서 소소하게 외주 문의 몇 번 받아본 게 다인데, 그때도 "일단 시안 보고요"라는 말이 먼저 나왔어요. 경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7년차 분도 겪으시는구나 싶어서 조금 서늘했어요. 컨셉비 20~30% 안내하실 때, 그 자리에서 문의가 끊기는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저는 아직 그 말을 꺼낼 자신이 없어서요. 대가기준 얘기는 처음 알았는데 찾아봐야겠어요.
반대로 저는 컨셉 시안 유료화가 아직 잘 안 돼요. 인하우스 4년차라 계약서 쓸 일이 거의 없다가, 작년부터 사이드로 외주를 받기 시작했는데 견적서에 제안비 항목을 넣는 것 자체가 손이 떨리더라고요. "먼저 한 장만" 요청 받았을 때 거절하면 아예 연락이 끊길까 봐 그냥 러프하게 만들어서 보냈고, 예상대로 그 뒤로 답이 없었어요. 그 한 장에도 아이덴티티 방향은 다 들어가 있었는데 말이죠. 궁금한 게, 전체 견적의 20~30%로 안내했을 때 문의가 눈에 띄게 줄지는 않으셨나요? 대가기준 근거까지 대면 납득하는 편인지, 아니면 그냥 다른 곳 알아보겠다는 반응이 많은지가 제일 알고 싶어요. 저는 아직 그 선을 못 그어봐서 다른 분들 응대법도 같이 보고 싶네요.
저도 처음엔 문의가 끊길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실제로 줄긴 줄었어요. 열에 서너 건은 "일단 다른 곳도 보고요" 하고 사라집니다. 근데 그렇게 빠지는 쪽은 애초에 무료 시안만 모으던 곳이라 손해가 아니더라고요. 대가기준 링크는 설득용보다 제가 흔들리지 않으려고 첨부하는 쪽에 가깝고, 오히려 "차감된다"는 말에 반응이 훨씬 좋았어요. 서윤님도 금액보다 차감 구조를 먼저 말해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아직 컨셉 시안 유료 안내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색했는데, 순서를 바꾸라는 말씀이 확 와닿네요. 다음 문의부터는 금액 먼저가 아니라 "본 계약 가시면 전액 차감됩니다"를 앞에 두고 얘기해보려고요. 저도 무료 시안만 모으는 곳은 빠져도 아깝지 않다는 마음으로 버텨봐야겠어요.
저는 좀 다르게 보는 게, 3D/VFX 쪽은 컨셉 시안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서 오히려 편해요. 룩 하나 잡으려면 모델링에 셰이더에 라이팅까지 다 세팅해야 하는데 그걸 "한 장만" 뽑아달라는 건 견적의 절반이 아니라 그냥 본 작업이거든요ㅋㅋ 그래서 저는 시안 대신 레퍼런스 보드랑 무드 프레임으로 방향만 합의하고 넘어가요. 근데 우재님처럼 20~30% 유료로 안내하는 건 그래픽 쪽이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혹시 그 비율 제시했을 때 이탈률은 어느 정도세요? 저도 대가기준 근거로 밀어볼까 고민 중이라 궁금하네요!
이탈률은 체감상 절반 조금 안 돼요. 다섯 건 안내하면 두어 건은 답이 끊기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빠지는 쪽은 대체로 예산이 아예 안 잡힌 문의라 결과적으론 필터가 됐어요. 하람님 방식처럼 레퍼런스 보드로 먼저 방향 합의하는 건 저도 초반에 섞어 쓰는데, 3D는 그게 오히려 더 설득력 있을 것 같아요. 견적서에 대가기준 조항을 각주로 붙여두면 이탈이 좀 줄던데, 혹시 지금은 방향 합의 단계까지도 무상으로 진행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방향 합의 단계까지는 무상으로 봐요. 레퍼런스 보드 정리하고 톤이나 무드 맞추는 건 한두 시간이면 되고, 여기서 안 맞으면 서로 시간 아끼는 거니까요. 다만 그 보드 안에 3D 룩 테스트나 간단한 프리비즈가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유료로 끊습니다. 렌더 한 컷만 뽑아도 반나절이 날아가서요. 대가기준 각주는 저도 견적서에 넣어봐야겠네요.
저는 좀 다르게 봐요. 20~30% 비율을 먼저 말씀드리면 클라이언트 머릿속에선 "본 작업의 일부를 미리 사는 것"으로 읽히기 쉽더라고요.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금액보다 범위를 먼저 못 박아요. 유료 구간에 들어가는 건 모델링 세팅이랑 룩 테스트라고 적어두고, 그 앞단 레퍼런스 보드는 무상이라고 같이 붙여요. 그러면 "왜 돈을 받냐"가 아니라 "그럼 어디까지 무상이냐"로 대화가 넘어가거든요. 대가기준 얘기 꺼내신 건 저한테는 좀 부럽네요. 영상 쪽은 기댈 만한 공식 기준을 아직 못 찾았거든요ㅠㅠ 혹시 그거 들이밀었을 때 민간 클라이언트도 수긍하던가요?
민간 클라이언트도 수긍한 경우는 절반 정도예요. 근데 대가기준 자체가 설득한 건 아니더라고요. 공공 쪽 일해본 담당자면 아는 문서라 바로 넘어가는데, 아닌 곳은 "그건 공공 기준이잖아요" 하고 끝나요. 그래서 요즘은 근거로 먼저 꺼내지 않고, 하람님처럼 범위를 먼저 적은 다음에 금액 산정 근거가 뭐냐고 물어볼 때만 붙여요. 순서 바꾼 뒤로 대화가 덜 틀어지긴 했어요. 혹시 범위 적을 때 수정 횟수도 같이 못 박으시나요?
저는 3D 쪽이라 케이스가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횟수보다 "어느 단계까지 되돌아가는 수정인지"로 적어요. 라이팅이나 컬러는 몇 번이든 받는데, 카메라 앵글이나 모델링을 다시 만지는 건 앞 단계로 돌아가는 거라 별도 산정이라고 써둬요. 횟수만 박아두면 "그럼 이번 한 번에 다 몰아서요" 하고 열 가지가 한 번으로 들어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