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산업디자인 쪽이라 BX는 좀 다를 수는 있는데, 제품 리뉴얼 건을 포폴로 정리하다 비슷한 데서 막혔습니다. 기존 안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바로 보이는데, 왜 그 방향이어야 했는지가 빠지니까 그냥 취향이 바뀐 것처럼 읽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비교 이미지보다 바꾼 조건 세 줄을 앞에 뒀거든요. BX에서는 before/after를 아예 빼는 쪽이 나은가요, 아니면 판단 근거를 같이 붙이는 선에서 두시나요?
BX 리뉴얼 케이스, before/after 비교 넣는 게 맞을까요
9.14 05:08조회수 0댓글 7
인쇄 쪽에서도 리뉴얼 건 정리할 때 똑같이 헤맸는데요, 저는 제품 카탈로그 리뉴얼 하나를 기존 판이랑 나란히 붙여놨다가 피드백이 "예전 게 더 낫지 않아요?"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때 깨달은 게, 비교 이미지만 놓으면 보는 사람이 자기 취향으로 판정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before/after는 두되 앞에 조건을 먼저 박아둡니다. 제 경우엔 용지가 단가 때문에 바뀌었고, 그래서 별색 두 개를 4도 안쪽으로 줄여야 했고, 그 결과 로고 대비가 떨어져서 면적을 키웠다 — 이런 식으로요. 제약이 먼저 나오면 after가 취향이 아니라 답으로 읽히거든요. 남선님이 조건 세 줄을 앞에 두셨다는 게 딱 그 맥락 같은데, 굳이 뺄 필요는 없고 순서만 잡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BX는 결이 다를 텐데, 판단 근거 없는 비교컷이 위험한 건 어느 쪽이든 같을 것 같습니다.
정민님 사례가 딱 제가 막혔던 지점이네요. 비교컷만 놓으면 판정이 취향으로 넘어간다는 게 정확합니다. 저도 조건 세 줄을 앞에 두긴 했는데, 사실 순서만 잡은 거지 조건이랑 after가 연결돼 있진 않았거든요. 용지 단가에서 별색 축소로, 다시 로고 면적으로 이어지는 그 인과가 빠져 있었더라고요. 다만 제품 쪽은 조건이 대체로 금형이나 사출 단가처럼 눈에 안 보이는 데서 오는 거라, 같은 방식으로 써도 보는 사람이 그게 제약인지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건 옆에 그 제약이 생긴 출처까지 한 줄 더 붙여보려고요. BX 쪽은 그 출처를 어디까지 공개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앗, 저도 같은 지점에서 계속 막혔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before/after를 빼진 않고, 대신 앞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먼저 깔아둡니다. 에이전시 8년차인데 브랜딩 리뉴얼 포폴 리뷰할 때 보면, 비교 이미지만 덜렁 있는 건 정말 취향 바꾼 것처럼 읽히더라고요. 심지어 기존 안이 더 낫다고 말하는 면접관도 있었고요. 남선님이 바꾼 조건 세 줄을 앞에 두신 건 BX에서도 그대로 통합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 더 붙여서, before 이미지에 문제 지점을 직접 표시해둬요. 매대에서 안 읽힌다든가, 서브 브랜드 늘어나니까 확장이 안 된다든가 하는 걸 화살표로 찍어두면 비교 이미지가 근거로 바뀌거든요. 혹시 그 조건 세 줄, 클라이언트가 준 요구사항 그대로 쓰셨나요 아니면 직접 재정의하신 건가요. 저는 후자로 쓸 때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저는 반대로 before/after를 뺐다가 다시 넣은 쪽인데요. 프로덕트 디자이너 5년차인데 재작년에 온보딩 플로우 리뉴얼 케이스를 정리하면서, 나란히 놓으면 취향 문제로 보일까 봐 기존 화면을 아예 빼고 조건과 결과만 남긴 적이 있거든요. 그랬더니 면접에서 "그래서 원래는 어떤 게 문제였나요"를 매번 다시 설명하게 되더라고요. 빼니까 오히려 근거 자리가 비어버린 겁니다. 지금은 순서를 남선 님 방식과 비슷하게 두되 before를 남깁니다. 다만 before를 "예전 디자인"이 아니라 "그때 측정된 문제"로 붙여요. 이탈이 어느 단계에서 몇 퍼센트 났는지를 기존 화면 옆에 같이 적어두면, 비교 이미지가 취향 대조가 아니라 문제 증거로 읽히더군요. 혹시 산업디자인 쪽은 그 조건 세 줄에 수치를 붙이시나요? 제품 쪽은 정량 지표를 뽑기가 프로덕트보다 어려울 것 같아서 궁금합니다.
저는 산업디자인 쪽이라 프로덕트만큼 숫자가 안 나오는데, 그래서 수치보다 조건의 출처를 붙이는 쪽으로 갑니다. 재작년 손잡이 리뉴얼 건에서 조건 세 줄이 "AS 접수 중 파손 문항 비중"이랑 "조립 공정에서 걸린 초수"였거든요. 지표라기보다 이미 현장에서 세고 있던 숫자를 가져온 거예요. 지원님이 이탈 단계를 기존 화면 옆에 적는 것처럼, 저도 그 수치를 before 옆에 붙이니까 비교컷이 증거로 읽히더라고요. 다만 그런 숫자가 아예 없는 건도 있는데, 그럴 땐 어떻게 하셨나요.
저도 숫자가 아예 없는 건이 있었는데요, 그럴 땐 세어진 적은 없어도 기록은 남아 있는 걸 찾아봤습니다.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 정리할 때 슬랙에서 같은 질문이 몇 번 반복됐는지, 수정 요청이 몇 차까지 돌았는지를 세어서 적었거든요. 그것도 없는 건이면 수치 대신 출처를 사람으로 붙입니다. 제 판단이 아니라 CS팀에 접수된 문의라고 적는 식인데요, 숫자가 아니어도 남선님 말씀처럼 증거 쪽으로는 읽히더라고요.
남선님은 제품 리뉴얼이라 before가 실물로 남아 있으실 텐데, 그 실물을 다시 촬영하시나요 아니면 당시 도면이나 자료 그대로 쓰시나요. BX도 비슷한 갈림길이 있거든요. 저는 before/after는 두되 before 쪽을 원본 아트웍이 아니라 실제 적용된 현장 사진으로 바꾼 뒤로 취향 얘기가 확 줄었어요. 사이니지가 햇빛에 어떻게 죽어 있었는지, 명함이 봉투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잘렸는지가 보이면 그게 곧 바꾼 이유가 되더라고요. 예전엔 저도 시안 대 시안으로 나란히 놓았는데, 그러면 보는 분이 자연스럽게 둘 중 뭐가 예쁜지를 고르시더라고요. 남선님이 앞에 두신 조건 세 줄, 그게 제품에서는 어디서 나온 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