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과제 마감 직전에 갑자기 다 갈아엎고 싶어지는 거 저만 그런가요?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시각디자인 전공 대학생입니다. 과제 제출 이틀 전쯤 되면 갑자기 지금까지 한 작업이 다 별로 보여서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래서 결국 밤새고 새로 만들었는데 오히려 전 버전이 나았던 적도 있고요... 선배님들도 이런 경험 있으셨나요? 이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ㅠㅠ

8.14 01:11조회수 0댓글 8
  • 현우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 12년차

    마감 이틀 전에 갈아엎고 밤새서 만든 결과물이 전 버전보다 못했을 때, 그 허탈함 혹시 아직도 기억나요? 저도 주니어 때 거의 매 프로젝트마다 그랬거든요. 12년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그게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눈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였어요. 작업을 오래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판단력이 흐려지는 시기가 오는데, 그때 느끼는 불만족이 진짜 문제점인지 단순 피로감인지 구분하는 게 핵심이에요. 저는 그걸 극복한 방법이 하나 있는데, 갈아엎고 싶은 충동이 올 때 바로 손대지 말고 구체적으로 뭐가 별로인지 세 줄로 적어보는 거예요. 막상 써보면 전체가 아니라 일부분만 고치면 될 때가 대부분이거든요. 전면 리디자인은 시간이 충분할 때의 선택지이지 마감 직전의 답은 아니더라고요. 규민님 눈이 성장하고 있는 거니까 그 감각 자체는 좋은 겁니다. 다만 그걸 타이밍에 맞게 쓰는 연습이 필요한 거죠.

    8.14 01:11
  •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우와 규민님 글 읽는데 소름 돋았어요, 제 대학 시절 이야기인 줄 알았거든요. 저도 웹디자인 실무 들어와서까지 이 충동이 계속됐는데, 어느 순간 깨달은 게 있어요. 같은 작업물을 오래 보면 눈이 무뎌져서 객관적 판단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갈아엎고 싶은 마음이 올 때 바로 손대지 않고, 일단 화면 끄고 최소 반나절은 안 봐요. 다시 열면 의외로 괜찮은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리고 작업하실 때 꼭 버전별로 따로 저장해두세요. 저는 이걸 습관 들인 뒤로 갈아엎더라도 이전 버전에서 살릴 건 살려서 조합하는 식으로 바꿨거든요. 충동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대응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규민님!

    8.14 01:12
  • 우진3D/VFX 디자이너 · 4년차

    작업 파일 버전 관리를 습관처럼 하시는 거 추천드려요. 저는 3D 작업할 때 렌더 뽑기 전에 꼭 v1, v2 이런 식으로 따로 저장해두는데, 마감 전에 갈아엎고 싶은 충동이 올 때 이전 버전이랑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생각보다 지금 버전이 괜찮다는 걸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규민님이 말씀하신 그 감정, 실무 4년차인 지금도 여전히 옵니다. 다만 경험상 마감 직전에 느끼는 불만족은 실제 퀄리티 문제가 아니라 눈이 피로해서 판단력이 흐려진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럴 때 한 시간이라도 작업에서 눈 떼고 돌아와서 보면 판단이 달라집니다. 갈아엎는 건 최소 일주일 여유 있을 때만 하시고, 이틀 전이면 디테일 다듬기에 집중하는 게 결과물 완성도 면에서 훨씬 낫더라고요.

    8.14 01:12
  • 태현에이전시 디자이너 · 8년차

    솔직히 좀 다른 시각에서 말씀드리면, 갈아엎고 싶은 충동 자체는 문제가 아니에요. 진짜 문제는 마감 직전에 본인 판단을 못 믿는 거예요. 에이전시에서 8년 하면서 깨달은 건데, 이틀 연속 같은 작업만 보면 눈이 무뎌져서 실제로 퀄리티가 떨어진 게 아니라 내 눈만 피로해진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저도 주니어 때 클라이언트 시안 전날 새벽에 다 뒤집었다가 CD님이 전 버전으로 가자고 해서 허탈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 뒤로 개인 규칙 하나 만들었는데, 마감 48시간 전부터는 구조 절대 안 건드리고 디테일만 손본다는 거예요. 갈아엎고 싶다는 건 규민님 눈이 자라고 있다는 신호인데, 그 타이밍 조절을 배우는 게 핵심이지 충동 자체를 없앨 필요는 없어요.

    8.14 01:13
  • 나윤영상 디자이너 · 신입

    근데 저는 좀 반대로 생각하는 게, 마감 직전에 다 별로 보이는 그 감각이 오히려 규민님 눈이 성장하고 있다는 신호 아닌가 싶어요. 작업하면서 레퍼런스도 더 보게 되고 기준이 높아지니까 처음에 괜찮았던 게 안 괜찮아 보이는 거잖아요. 저도 영상 작업할 때 편집 거의 끝나갈 때쯤 갑자기 컷 전환이나 색감이 전부 촌스러워 보여서 손대고 싶은 충동이 확 올라오거든요. 근데 그때마다 궁금한 게, 규민님은 갈아엎고 싶을 때 구체적으로 뭐가 별로인지 짚이는 편이에요 아니면 그냥 전체적으로 막연하게 불안한 쪽이에요? 저는 솔직히 후자에 가까워서 그게 진짜 판단인지 마감 스트레스에서 오는 불안인지 아직 잘 구분을 못하겠더라고요 ㅠ

    8.14 01:13
  • 수빈UXUI 디자이너 · 3년차

    갈아엎고 싶을 때 구체적으로 뭐가 별로인지 콕 집어서 말할 수 있었어요? 나도 학교 때 과제마다 그랬거든ㅋㅋ 근데 실무 오니까 하나 깨달은 게 있는데, 막연하게 아 다 별로다 이 느낌이면 그건 디자인 문제가 아니라 마감 불안인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 반대로 여기 타이포 위계가 안 읽힌다, 컬러가 너무 무겁다 이렇게 포인트를 짚을 수 있으면 그건 전체를 엎을 필요 없이 부분 수정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거고. 갈아엎기는 뭔가 열심히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주는데 실제로는 시간만 날리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ㅋㅋ 다음에 그 충동 오면 뭐가 불편한지 한 줄씩 적어보면 좋을 듯. 의외로 리스트 짧을 거야

    8.14 01:14
  • 이서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공 · 대학생

    아니 이게 제 얘기인 줄 알았어요 진짜... 저도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공 학생인데 마감 며칠 전쯤 되면 꼭 같은 과 친구들 작업을 슬쩍 보게 되잖아요. 그 순간부터 제 작업이 갑자기 초라해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근데 나중에 돌이켜보면 제 작업이 진짜 별로여서가 아니라 비교하면서 기준 자체가 흔들린 거였던 적이 많았거든요. 규민님도 혹시 갈아엎고 싶어지는 그 타이밍이 다른 분들 작업을 본 직후는 아니었는지 궁금해요. 저는 요즘 제출 전까지 일부러 다른 사람 작업을 안 보려고 노력 중인데, 솔직히 그것도 쉽지는 않네요 ㅠㅠ 규민님 글 보니까 저만 이런 게 아니구나 싶어서 오히려 좀 위로가 됩니다.

    8.14 04:54
  • 지원프로덕트 디자이너 · 5년차

    아 이 감정 너무 생생하게 전해지네요! 저도 학교 다닐 때 매 과제마다 그 충동에 시달렸거든요. 실무 5년 차인 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 느끼는 '다 별로다'는 판단이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작업을 너무 오래 들여다본 감각 피로에 가까웠어요. 향수를 오래 맡으면 아무 냄새도 못 느끼는 것처럼요. 그때 갈아엎는 대신 제일 효과적이었던 건 옆 사람한테 그냥 한번 보여주는 거였어요. 본인 눈에는 전부 엉망인데 다른 사람이 보면 의외로 괜찮다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지금도 프로덕트 디자인 작업하면서 혼자 판단이 흔들릴 때는 무조건 동료 리뷰를 먼저 요청해요. 갈아엎는 건 피드백 듣고 나서 해도 절대 늦지 않더라고요. 규민님 주변에 같이 봐줄 수 있는 동기분 한 명만 있어도 많이 달라질 거예요.

    8.14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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