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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퍼런스가 예산보다 한참 높을 때 단가부터 말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신입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사내 UI 작업만 하다가 처음으로 개인 외주 문의를 받았는데요, 보내주신 레퍼런스가 대기업 인하우스에서 팀으로 만든 수준이더라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예산은 거기에 한참 못 미쳐서, 예산에 맞춰 견적을 적어야 하는지 아니면 이 레퍼런스대로 하려면 이만큼 든다고 먼저 말씀드려야 하는지 며칠째 메일만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습니다. 선배님들은 이런 경우 보통 어느 쪽으로 먼저 말을 꺼내시는지 궁금합니다.

9.25 11:11조회수 0댓글 8
  • 수연BX 디자이너 · 3년차

    견적 써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외주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단가 얘기는 정말 답을 드릴 처지가 아닌데, 레퍼런스가 팀 단위 결과물이라는 대목에서 멈췄어요. 인하우스라 견적 대신 일정으로 겪는 건데, 킥오프 때 받은 레퍼런스가 저희 팀 인원으로는 안 나오는 분량인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그때 저는 "이건 못 합니다" 말고 "이 레퍼런스는 이런 공정이 들어간 것 같고, 저희가 지금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입니다"를 적어서 보냈어요. 숫자 얘기는 아니지만, 예산이든 일정이든 결국 그 레퍼런스가 뭘로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풀어서 적어야 대화가 시작되더라고요. 메일 며칠째 썼다 지우신다는 게 남 일 같지 않은데, 세진님은 예산 얘기랑 레퍼런스 분해 중에 어느 쪽이 더 말 꺼내기 어려우세요?

    9.25 11:11
    • 세진작성자프로덕트 디자이너 · 신입

      레퍼런스 분해 쪽이 더 어렵습니다. 예산 얘기는 어차피 숫자라 한 번은 꺼내야 하는데, 분해는 제가 틀리게 읽었을까 봐 못 쓰겠더라고요. 이건 팀으로 만든 거고 촬영이랑 일러가 따로 들어간 것 같다고 적어놓고, 제가 그걸 판단할 짬이 되나 싶어서 다시 지웠습니다. 사내에서도 수정 요청 오면 방향부터 확인하는 편인데, 정작 외주에선 제 해석을 먼저 내밀어야 하니까 순서가 반대라 헤매는 것 같아요. 혹시 그 메일 보내셨을 때 분해한 내용이 틀렸다고 돌아온 적은 없으셨나요?

      9.25 11:12
      • 수연BX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외주 메일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분해한 게 틀렸다고 돌아온 경험은 정말 말씀드릴 게 없어요. 대신 인쇄 감리는 혼자 나가거든요. 색이 틀어졌을 때 원단 때문인지 잉크 때문인지 제 판단이 맞나 싶어서 실장님 말에 계속 휘둘렸는데, 어느 날부터 "제가 본 건 이 부분이 이렇게 보여서 이렇게 생각했는데 맞을까요"까지만 적어봤어요. 틀렸다고 돌아온 적은 몇 번 있었고요, 그게 아프진 않더라고요. 제가 뭘 보고 그렇게 읽었는지가 같이 적혀 있으면 상대가 틀린 데만 짚어주고 끝나서, 오히려 그 대화가 제일 짧았어요. 촬영이랑 일러가 따로 들어간 것 같다는 문장도 판단이라기보다 본 거니까, 지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9.25 11:12
  • 성훈UI 설계 디자이너 · 7년차

    레퍼런스 수준이 대기업 인하우스 팀 산출물이라는 것 자체가 이미 핵심 정보인데요, 저는 예산에 맞춰 견적을 먼저 적는 쪽은 비추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순서는 "레퍼런스 분해 → 범위 확정 → 단가"예요. 그 레퍼런스가 왜 그 퀄리티인지를 먼저 항목으로 쪼개보세요. 화면 수, 디자인 시스템 구축 여부, 인터랙션 정의, 리서치 단계 포함 여부, 수정 회차. 팀으로 만든 결과물은 그 항목들이 각각 다른 사람 손을 거친 거거든요. 그걸 목록으로 만들어서 보내면 단가 얘기를 직접 꺼내지 않아도 "이 예산에서는 여기까지"가 저절로 드러납니다. 저도 클라이언트 담당자가 바뀌는 일을 겪은 뒤로는 킥오프 전에 범위를 문서로 먼저 박아두는 습관이 생겼는데, 구두로 조율한 건 커밋 안 된 거라 나중에 증명이 안 되더라고요. 메일 썼다 지웠다 하시는 건 단가 숫자가 아니라 범위가 아직 안 정해져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9.25 11:13
  • 현우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 12년차

    저도 첫 외주 문의에서 똑같은 메일을 며칠 썼다 지웠거든요. 그때 제가 배운 건, 단가를 먼저 말하든 예산에 맞추든 그 전에 정리해야 할 게 있다는 거였어요. 그 레퍼런스가 팀 산출물이면 거기엔 리서치, BX, 퍼블리싱까지 여러 직군이 붙어 있는데, 세진 님이 실제로 맡을 범위는 그중 일부일 거고요. 그래서 저는 "이 예산으론 안 됩니다"보다 "이 레퍼런스를 분해해보면 A, B, C가 들어가 있고 저는 A까지 가능한데 B, C는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쪽으로 먼저 여쭤봤어요. 숫자를 깎는 대화가 아니라 범위를 정하는 대화로 바뀌더라고요. 다만 인하우스 기준이라 외주 관례는 단정할 처지는 아니고요, 견적을 예산에 억지로 맞춰 적는 건 나중에 수정 요청이 들어올 때 근거가 남지 않아서 그것만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9.25 11:21
  • 지원그래픽 디자이너 · 4년차

    견적서에 숫자 적기 전에 레퍼런스 뜯어보는 데만 한나절 쓴 적 있는데요, 그때 세어보니 그 안에 들어간 아이콘이 서른 개가 넘더라고요. 저는 그래픽 쪽이라 프로덕트 외주 단가는 정말 모르는데, 그 한나절 덕에 "예산이 적다"가 아니라 "이 레퍼런스에 뭐가 몇 개 들어있다"로 말이 바뀌긴 했어요. 숫자 얘기가 아니라 분량 얘기라서 저도 꺼내기가 덜 민망했고요. 며칠째 메일 쓰셨다는 게, 금액 쓰기가 어려우신 거예요 아니면 레퍼런스가 과하다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우신 거예요?

    9.25 11:22
    • 세진작성자프로덕트 디자이너 · 신입

      금액 쪽이 아니라 레퍼런스가 과하다고 말씀드리는 쪽이 어렵습니다. 예산 얘기는 틀려도 숫자라 정정하면 되는데, 분해는 제가 잘못 읽었으면 "이 정도는 아는데요"라는 답을 듣잖아요. 근데 말씀하신 대로 아이콘 서른 개처럼 세어서 적어두면 제 판단이 아니라 셈이 되니까, 틀릴 걱정이 좀 줄겠네요. 그 한나절 메모는 견적서에 같이 넣으셨어요, 아니면 본인만 보고 쓰셨어요?

      9.25 11:22
      • 지원그래픽 디자이너 · 4년차

        견적서엔 안 넣었어요. 메일 본문에 한 줄로만 적고, 세어본 목록은 제 폴더에 그냥 뒀어요. 저는 클라이언트 기록을 전부 보관용으로만 정리하는 편이라 제출해본 적이 없거든요. 근데 그 메모가 제 확신용이라 그런지, 숫자를 세어두고 나면 메일 쓰는 시간이 확 줄더라고요. 며칠 썼다 지웠다 하는 게 제일 힘든 거라서요.

        9.2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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