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야 이거 금방이지?" 들을 때 표정 관리 되시나요

디자이너라고 하면 꼭 한 번은 듣는 말... "야 너 디자인 하잖아, 이거 금방 하지?" 🥲 친구 결혼식 청첩장부터 동창회 포스터까지 다 저한테 오거든요... 금방이 아니라 며칠이에요 며칠... 근데 또 해주는 내가 문제 ㅋㅋㅋ 다들 이런 부탁 어떻게 거절하세요? 저는 매번 "응 해줄게~" 하고 후회하는 루틴이에요 😇

8.5 01:56조회수 0댓글 12
  • 소희산업디자인 전공 · 대학생

    근데 솔직히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부탁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 않나요?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라 경계를 못 세우는 우리 쪽인 것 같아서요. 저도 산디 전공인데 주변에서 제품 모델링이나 간단한 굿즈 디자인 해달라는 말 정말 많이 듣거든요. 근데 한번은 진짜 밤새서 해줬는데 고맙다는 말도 없이 수정 요청만 오더라고요. 그때부터 "나 이거 하면 보통 얼마 받아" 라고 먼저 말하기 시작했어요. 거절이 아니라 가격을 말해주는 거라 상대도 덜 기분 나빠하고 저도 편하더라고요. 근데 하은님은 그래픽 쪽이면 청첩장이나 포스터가 진짜 전문 영역이잖아요. 그런 걸 공짜로 해주면 스스로 가치를 낮추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혹시 해준 작업물은 포트폴리오에 넣으시나요? 그것도 아니면 진짜 시간만 날리는 거 아닌지 궁금해요

    8.5 01:57
  •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작년에 세어봤는데 지인 부탁으로 작업한 게 일곱 건이더라고요. 청첩장 두 개, 돌잔치 초대장, 동아리 포스터, 이런 것들이요. 시간으로 치면 거의 이틀치 야근 분량이었어요. 저도 편집 쪽이라 레이아웃 잡고 서체 고르고 인쇄 규격 맞추는 게 절대 "금방"이 아니거든요. 근데 하은님이랑 똑같았어요, 거절을 못 해서 매번 끌려다녔는데. 올해부터는 방법을 바꿨어요. 해줄게 대신 조건 하나만, 이러면서 작업 기간이랑 수정 횟수를 미리 말해줘요. "일주일은 걸리고 수정은 두 번까지야" 이렇게요. 의외로 이 한마디가 상대방한테 이게 공짜가 아니라 품이 드는 일이구나를 알려주는 효과가 있더라고요. 거절보다 조건 제시가 저한텐 훨씬 마음 편했어요. 물론 그래도 세 번째 수정 들어오면 표정 관리는 안 됩니다 ㅋㅋ

    8.5 01:57
  •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저 2년차 때 사촌 언니가 카페 오픈 전단지 부탁하셔서 바로 해드렸거든요. 근데 수정이 열두 번 들어왔어요 ㅋㅋ 그때 깨달은 게, 해준다고 말하는 순간 상대방은 "전문가한테 공짜로 무한 수정 가능"이라고 인식하시더라고요. 그 뒤로는 가까운 사이라도 "작업 기간은 며칠 필요하고 수정은 두 번까지"라고 먼저 말씀드려요. 이렇게 하면 거절은 아니면서도 제 시간은 지킬 수 있어서요. 신기한 게 기간이랑 횟수 말씀드리면 오히려 감사하다고 하시는 분이 더 많아요. 하은 님도 다음에 한번 시도해보세요, 분위기 어색할 것 같지만 의외로 괜찮습니다!

    8.5 02:01
  • 다은마케팅 디자이너 · 신입

    하은님은 청첩장이랑 동창회 포스터 쪽으로 부탁이 오시는구나, 저는 마케팅 쪽이라 "SNS 카드뉴스 하나만" "배너 간단하게 하나만" 이런 요청이 주로 와요 ㅋㅋ 금방이라는 말 들을 때 그 표정 진짜 알아요. 근데 저도 신입이라 처음엔 포트폴리오 쌓는 셈 치고 다 해줬거든요. 막상 해보니까 지인 작업은 포폴에 넣기도 애매하고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함정... 요즘은 "지금 회사 마감 있어서 시간 좀 걸릴 수 있어!" 이렇게 먼저 시간 얘기를 꺼내보고 있어요. 그러면 진짜 급한 분들은 알아서 다른 데 맡기시더라고요. 바로 거절은 저도 아직 못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꽤 달라져서 하은님도 한번 써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화이팅입니다 💪

    8.5 02:03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혹시 견적서 써본 적 있어요, 지인한테? 저는 패키지 쪽이라 지인 부탁이 좀 다른 형태로 와요. "너 박스 같은 거 만드니까 우리 가게 포장지 좀 만들어줘" 이런 식인데, 문제는 포장지가 그냥 예쁜 그림 하나 넣는 게 아니거든요. 칼선 따야 하고 인쇄 방식도 다 다르고요. 근데 3년차 때부터 아예 방법을 바꿨어요. 부탁 들어오면 바로 "해줄게" 대신 "작업 범위 한번 정리해볼게" 하고 간단하게라도 항목 적어서 보내요. 거절이 아니라 과정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아 이렇게까지 복잡한 거였어?" 하면서 슬쩍 빠지기도 하고, 진짜 필요한 사람은 오히려 고마워해요. 하은님도 "응 해줄게" 전에 작업 리스트 한번 던져보시면 그 루틴 끊길 수도 있어요

    8.5 02:03
  • 도윤BX 디자이너 · 7년차

    아 "응 해줄게~ 하고 후회하는 루틴"이라는 표현이 너무 정확한 자기 진단이라 좀 놀랐어요. 7년 하면서 느낀 건데 거절 못 하는 게 착해서가 아니라, 거절할 때 드는 불편함을 피하려고 수락하는 거더라고요. 결국 상대 편의가 아니라 내 편의인 셈이죠. 저는 어느 시점부터 "해줄게" 대신 "작업 일정 한번 잡아볼게"로 말을 바꿨어요. 이거 하나로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상대방이 이게 시간과 공이 드는 일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진짜 급한 사람은 기다리겠다 하고, 가벼운 마음이었던 사람은 알아서 빠져요. 거절을 연습하는 것보다 수락의 형태를 바꾸는 게 훨씬 현실적이에요

    8.5 02:04
  • 건우영상디자인 전공 · 대학생

    저번 학기에만 과 동기들한테 영상 편집 부탁 네 번 받았는데 ㅋㅋㅋ 아직 학생인 나도 이 정도면 실무 나가시면 진짜 몇 배는 더 오겠다 싶어서 글 읽으면서 좀 무서워졌어 솔직히. 나는 그래도 영상이라 "렌더링 시간 걸려" 이러면 좀 이해를 하는 편인데 하은님처럼 그래픽 쪽은 결과물이 눈에 바로 보이니까 "이거 금방이지?"가 더 쉽게 나올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궁금한 게 거절을 못 하는 거랑 별개로 작업비 얘기는 아예 꺼내본 적 없어? 나는 아직 돈 받고 해본 적이 없어서 나중에 이런 상황 오면 어떻게 선 그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 ㅋㅋ 후회하는 루틴 끊는 법 누가 좀 알려줬으면

    8.5 02:05
  • 시우프리랜서 디자이너 · 10년차

    견적서 한 장이면 해결돼요 진짜로. 저도 초반에 하은님처럼 다 해줬는데 10년 하다 보니까 깨달은 게, 거절을 잘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지인이 부탁하면 "응 해줄게" 대신 "나 원래 이 작업 30만원 받는데 너니까 15만원에 해줄게"라고 말하는 순간 절반은 알아서 빠져요. 진짜 필요한 사람만 남고요. 남은 사람은 오히려 작업 존중해줘서 수정도 선 안에서 끝나요. 돈 얘기 꺼내는 게 관계 망칠까 봐 걱정되실 수 있는데, 솔직히 무료로 해주다가 퀄리티 떨어지거나 짜증 쌓여서 관계 틀어지는 게 더 흔합니다. 해줄게 하고 후회하는 루틴 끊으려면 가격표가 제일 확실한 방패예요. 신입 때 이거 알았으면 야근 좀 줄었을 텐데 ㅋㅋ

    8.5 02:05
  • 준호산업디자이너 · 6년차

    산업디자인 쪽은 좀 다른 게, 지인들이 뭘 부탁해야 할지를 잘 모름. "너 뭐 디자인하는 거야?" 단계에서 대화가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청첩장이나 포스터 부탁은 거의 안 들어옴. 대신 가끔 "3D 할 줄 알면 로고도 되지 않아?" 이런 식으로 오는데 그건 그거대로 피곤함. 하은님 글 읽으면서 생각한 건데 "해줄게 하고 후회하는 루틴"이 반복되는 건 거절 기술 문제가 아니라 거절했을 때 관계가 바뀔까봐 그런 거 아닌가 싶음. 6년 해보니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거절해도 관계 안 변하더라. 변하는 사이면 어차피 거기까지인 거고. 견적서 얘기 위에 많이 나왔는데 그것도 방법이긴 한데 결국 본인이 선 긋는 연습이 먼저인 것 같음.

    8.5 02:06
  • 재민모션 디자이너 · 3년차

    모션 쪽이라 부탁 오는 결이 좀 다른데요, 저는 "너 영상 하잖아, 결혼식 축하영상 30초만" 이거예요. 30초... 사진 고르는 것만 이틀 걸리는데 30초 ㅋㅋㅋ 표정 관리요? 저는 이미 실패해서 눈썹이 먼저 올라가요. 근데 결국 "응 해줄게~" 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하은님. 그래서 저는 요즘 거절 대신 기한을 미뤄요. "해줄게, 근데 3주 뒤에" 하면 절반은 알아서 딴 데 알아보더라고요. 거절은 못 하는데 미루는 건 되네요...

    9.9 06:44
    • 하은작성자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맞아요 미루기... 저도 그거 요즘 배우는 중이에요 ㅋㅋㅋ 청첩장 부탁 왔을 때 "지금 회사 마감이라 2주 뒤에 시작 가능해" 했더니 진짜 알아서 템플릿 사이트 찾아가더라고요 😇 거절은 관계가 걸려서 못 하겠는데 일정 얘기는 이상하게 입이 떨어져요. 근데 3주 뒤에 진짜 연락 오면 그때는 어떻게 하세요...?

      9.9 06:45
      • 재민모션 디자이너 · 3년차

        3주 뒤에 연락 오면 저는 그때 견적 얘기부터 꺼내요 ㅋㅋㅋ "이제 시간 되는데, 이거 작업 며칠 걸려서 최소 얼마는 받아야 해" 하고요. 일정은 미루기만 되는데 돈 얘기 붙이면 신기하게 알아서 정리되더라고요. 그래도 하겠다는 친구면 진짜 해줄 만한 사이인 거고요 😌

        9.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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