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디자이너 밈에 인쇄 감리 얘기는 왜 없을까요?

밈을 보면 대부분 Ctrl+Z나 자간, 피그마 얘기더라고요. 저는 인쇄 쪽이라 정작 저를 긁는 순간은 감리장에서 별색 틀어진 걸 실물로 처음 확인했을 때거든요. 안 뽑아본 샘플값은 화면에선 티가 안 나다가 종이 넘어오고야 드러나는데, 그 식은땀 나는 순간은 밈으로 본 적이 없어요. 생산 현장 쪽은 공감대가 작아서 그런 걸까요, 다들 어떠세요?

10.20 20:04조회수 0댓글 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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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석프로덕트 디자이너 · 14년차

    밈이 공감대 크기 문제라기보단, 되돌릴 수 있느냐가 갈리는 게 아닐까 싶어요. Ctrl+Z나 자간은 그 자리에서 눌러서 없던 일로 만드는 실수잖아요. 밈이 긁는 지점도 딱 거기, 가볍게 되감기는 순간이더라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별색 틀어짐은 종이가 넘어온 뒤라 되돌릴 수가 없는 쪽이고, 그 무게는 밈으로 묶기엔 너무 무겁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IT 서비스 프로덕트라 감리장에 서본 적이 없어서 식은땀의 실감은 가늠만 하는 거라, 이것도 그냥 바깥에서 본 추측이에요. 혹시 현장에서는 그 순간을 농담으로 넘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농담이 안 되는 선인가요?

    10.20 20:04
    • 민경작성자그래픽 디자이너 · 9년차

      되돌릴 수 있느냐로 갈린다는 말, 제가 쓴 공감대 크기 얘기보다 훨씬 정확한 것 같아요. 현장에서 농담이 되는 건 딱 종이 넘어가기 전까지거든요. 샘플 단계에서 틀어진 건 웃으면서 다시 뽑는데, 감리장에서 별색 틀어진 걸 실물로 처음 보는 순간은 농담이 안 나오더라고요.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이 눈앞에 그대로 깔려 있으니까요. 다만 저도 그걸 농담으로는 풀긴 하는데, 그 자리에선 아니고 한참 지나서 술자리에서야 웃픈 얘기로 꺼내는 편이에요.

      10.20 20:05
  • 도훈3D/VFX 디자이너 · 취준

    공감대 크기 문제라기보다는, 밈이 되려면 화면 안에서 바로 끝나는 순간이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저는 3D/VFX 쪽 취준이라 인쇄 감리는 모르지만, 비슷한 게 최종 출력 렌더거든요. 뷰포트에선 멀쩡하던 게 다 뽑히고 나서야 노이즈나 색이 틀어진 게 보이는데, 그 식은땀도 밈으로 본 적은 없더라고요. Ctrl+Z나 자간은 스크린샷 한 장이면 '이거 내 얘기' 하고 공유가 되는데, 종이 넘어오고야 드러나는 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만 아는 순간이라 박제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감리장이든 렌더 끝난 화면이든, 실물로 한 번에 드러나는 그 순간이 제일 밈화가 안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안 올리는 건지는 저도 단정을 못 짓겠네요.

    10.20 20:07
  •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저는 인쇄 감리는 안 가봐서 그 식은땀을 똑같이 안다고는 못 하겠는데요, 읽으면서 좀 뜨끔했어요. 웹도 비슷한 게, 제 모니터에선 멀쩡하던 색이 클라이언트 핸드폰으로 넘어가면 버튼이 배경에 묻혀버리거든요. 근데 그 순간이 저 혼자 나중에 발견하는 거라, 밈처럼 "다 같이 봤잖아" 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감리장 별색도 그렇지 않나 싶어요. 화면 자간은 옆 사람이랑 바로 같이 긁히는데, 실물로 종이 넘어오고야 드러나는 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만 아는 공포라서… 공감대가 작은 게 아니라 "같이 목격할 수 있느냐"가 갈리는 것 같아요. 인쇄 쪽은 그 긴장을 다들 어떻게 넘기시는지 저는 오히려 궁금해지네요.

    10.20 20:07
  •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감리장에서 별색 틀어진 걸 실물로 처음 봤을 때, 그 한 문장에 저도 모르게 숨이 멎었어요. 저는 편집 4년차라 민경님만큼 감리장에 자주 서진 못하는데요, 그래도 교정쇄 넘어오고야 "아 여기였구나" 싶은 그 식은땀은 알 것 같아요. 저 나름대로 왜 밈이 없을까 생각해봤는데, 애초에 그 순간이 화면에 안 남아서 아닐까 싶더라고요. 캡처가 딱 되는 고통만 밈으로 올라가잖아요. Ctrl+Z나 자간은 스샷 한 장이면 끝나는데, 감리장 식은땀은 찍을 겨를도 없고 결국 종이로만 남으니까요. 저는 그래서 오히려 실물을 폰으로 찍어두는 버릇이 생겼거든요. 왜 이 별색에서 멈췄는지 한 줄씩 적어두면, 그 아찔했던 순간이 그나마 기록으로는 남더라고요. 밈은 못 돼도 제 자산으로는요.

    10.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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