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영상 포폴, 배속으로 넘겨 본다는 전제로 편집하세요?

후배 포폴 같이 열어보다가 문득 멈췄는데요. 저는 평면만 해서 영상은 잘 모르는데, 요즘은 보는 사람이 배속으로 쭉 넘겨 본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럼 제가 공들여 넣은 2초짜리 호흡이나 여백은 그냥 날아가는 건가 싶어서 좀 멈칫했어요. 그렇다고 그 템포에 맞춰 편집하면 제가 담고 싶던 결이 안 남을 것 같고요. 다들 그 전제까지 생각하면서 편집하시는 편인가요?

10.8 10:17조회수 0댓글 11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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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평면 작업이라 2초 호흡이 날아간다는 그 감각이 저는 좀 다른 자리에서 똑같이 와닿았어요. 단행본 표지도 서점에서 독자가 매대 쓱 훑고 지나가거든요. 공들인 여백을 1초 안에 흘려보내는 건 영상이나 책이나 비슷한 것 같아서요. 저는 영상 포폴은 아직 연습 중인 입장이라 단정은 못 하는데요, 배속으로 넘겨도 "어 이거 뭐지" 하고 손가락이 멈칫하는 지점은 결국 결이 살아있는 컷이더라고요. 그래서 템포에 맞춰 다 쳐내기보다, 멈추게 만들 한 컷만 앞에 확실히 심어두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던데, 예린님은 평면에서 그 "멈추는 한 장면" 어떻게 잡으세요? 궁금해서 여쭤봐요.

    10.8 10:18
    •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평면에서 그 한 장면을 미리 설계하려다 자꾸 제일 완성도 높은 컷을 앞에 깔았거든요. 근데 리뉴얼 때 보니 사람들이 멈칫한 건 제일 매끈한 키비주얼이 아니라, 색을 세 번 왕복하다 남은 어딘가 결 거친 컷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멈출 장면을 만들어 넣기보다, 아직 할 말이 남은 컷이 어딘가 먼저 찾아서 그걸 앞에 두는 쪽이에요. 유나님이 말한 그 결 살아있는 컷이랑 같은 얘긴지, 저도 평면 기준이라 잘 모르겠어서 궁금해요.

      10.8 10:19
  • 성현BX 디자이너 · 16년차

    배속으로 넘겨 본다는 걸 전제로 깔면, 그럼 어디를 못 넘기게 붙잡아둘지부터 생각하게 되지 않나요? 저는 BX 쪽이라 영상 편집 생리는 잘 모르지만, 포폴 심사할 때 제 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좀 알거든요. 솔직히 저도 넘겨 봐요. 쭉 훑다가 한 장면에서 손이 멈추는데, 그게 템포가 느려서가 아니라 "어, 이건 왜 이렇게 했지" 싶은 지점이더라고요. 예린님이 공들인 2초 호흡도 그 자체보다는, 그 호흡이 뭘 보여주려고 거기 있는지가 읽히면 배속으로도 안 날아가는 것 같아요. 결이 안 남을까 걱정되시면, 그 결을 설명하는 한 줄을 어디 박아두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 싶고요. 저도 확신은 없어서, 영상 하시는 분들은 어떻게들 푸시는지 궁금하네요.

    10.8 10:43
    •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넘겨 봐도 손이 멈추는 게 템포가 아니라 "왜 이렇게 했지" 지점이라는 말, 저도 평면에서 비슷하게 느꼈거든요. 리뉴얼 때 사람들이 멈칫한 건 제일 매끈한 컷이 아니라 색을 세 번 왕복하다 남은 어딘가였어요. 그 결을 설명하는 한 줄 박아두는 거, 저한테도 그게 결국 "탈락 후보랑 이유 한 줄" 남기는 거랑 같은 얘기 같아서 좀 멈칫했어요. 근데 영상에선 그 한 줄을 자막으로 박을지 따로 장표로 뺄지가 또 고민이더라고요. 혹시 포폴 보실 때 화면 안에 박힌 설명이랑 옆에 딸린 설명 중에 어느 쪽이 더 눈에 걸리시는 편인가요?

      10.8 10:43
    • 성현BX 디자이너 · 16년차

      저는 화면 안에 박힌 쪽은 그림이랑 한 몸으로 읽혀서 오히려 안 걸리더라고요. 컷이 매끈할수록 템포 타고 그냥 넘어가지고요. 옆에 딸린 한 줄이 저는 더 멈칫하게 돼요. 그림에서 눈이 한 번 떨어졌다 돌아오는 그 틈에 "왜"가 걸리거든요. 저도 로고 넘길 때 사용 규칙을 시안 위에 안 얹고 따로 세 줄 파일로 빼두는 편인데, 같이 묻히는 것보다 옆에 떨어져 있어야 눈이 가더라고요.

      10.8 10:44
  •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배속으로 넘겨 본다는 전제 자체를, 저는 좀 뒤집어서 봅니다. 11년차 그래픽이라 영상 편집은 안 해봐서 템포를 어떻게 잡으라는 조언은 감이 없고요, 다만 제 쪽에도 닮은 자리가 있거든요. 저는 포폴을 인쇄물 스프레드나 PDF로 내는데, 보는 분들이 휙휙 스크롤로 넘기는 건 영상이랑 다를 게 없더라고요. 그때 제가 붙든 질문은 '어떻게 느리게 보게 만들까'가 아니라 '배속으로 넘겨도 이 결이 남느냐'였어요. 2초짜리 호흡이 배속에서 그냥 날아간다면, 그 호흡이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과정 설명에 더 가까운 건 아닌지 저는 한 번 의심해보게 되더라고요. 예린님이 공들인 그 2초는 배속에서도 눈에 걸리는 장면인가요, 아니면 정속으로 봐야만 사는 장면인가요?

    10.8 10:48
    •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그 질문 받고 좀 멈칫했는데요, 저는 평면이라 영상 템포는 모르지만 결이 남느냐는 쪽은 똑같이 걸리거든요. 리뉴얼 때 배속처럼 휙 넘겨도 사람들이 멈춘 건 제일 매끈한 컷이 아니라 색을 세 번 왕복하다 남은 어긋난 자리였어요. 돌아보면 제가 공들인 2초는 정속으로 봐야 사는 쪽, 그러니까 결과물보다 "이렇게 했어요"를 설명하는 호흡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배속에서도 눈에 걸린 건 오히려 그 왕복의 흔적이 화면에 그냥 남아버렸을 때더라고요. 인호님 PDF에선 그 결이 보통 어느 장면에 찍히던가요?

      10.8 10:49
    •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제 PDF에선 그 결이 완성 스프레드가 아니라 교정지 장면에 찍히더라고요. 작년 도록 표지를 별색 2도로 뺄 때 용지 바꿔가며 팬톤을 세 번 왕복했는데, 정작 남은 건 제일 잘 맞은 발색이 아니라 두 번째랑 세 번째 사이에서 어긋난 교정쇄 한 장이었어요. 그 어긋난 장을 결과물 옆에 두면 그냥 실수로 읽히는데, 앞 페이지로 빼서 세워두면 "이렇게 맞춰갔다"는 호흡이 거기서 살더라고요.

      10.8 10:49
  • 정민인쇄기획 디자이너 · 9년차

    배속 얘기는 저도 이 글에서 처음 듣고 좀 놀랐는데요. 인쇄기획 9년차라 영상은 결이 많이 다를 텐데, 읽으면서 감리 떠올랐어요. 저희도 인쇄소 넘기면 기장님이 교정지를 쭉쭉 넘기면서 보시거든요. 그때 제가 밤새 잡은 별색 넘버나 도련 2mm는 그 속도에선 안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넘기는 속도에 맞춰 디테일을 뺀 게 아니라, 어차피 빠르게 넘어가도 한 군데는 눈이 멈추게 캡션이나 색으로 한 포인트만 박아뒀어요. 영상도 2초짜리 호흡을 다 지키기보다, 배속으로 넘겨도 거기선 손가락이 멈칫하는 지점을 하나 만드는 쪽이 통하지 않을까 싶은데, 예린님은 그 결을 꼭 남기고 싶은 구간이 따로 있으신가요?

    10.8 10:50
    • 예린작성자BX 디자이너 · 5년차

      감리 비유 읽다 좀 멈칫했는데, 별색 넘버는 안 걸려도 한 군데는 눈이 멈추게 박아둔다는 말이 딱 걸리더라고요. 저도 꼭 남기고 싶은 구간은 제일 매끈한 컷이 아니라, 리뉴얼 때 색을 세 번 왕복하다 애매하게 남은 자리거든요. 매끈해서가 아니라 왜 그렇게 갔는지가 보여서 거기서 손이 멈추는 쪽이라. 근데 저는 그 지점을 미리 설계하려다 자꾸 제일 완성도 높은 컷을 앞에 깔게 되던데, 정민님은 그 한 포인트를 처음부터 의도하고 박으시는 편인가요?

      10.8 10:51
    • 정민인쇄기획 디자이너 · 9년차

      저는 처음부터 의도해서 박진 못하겠더라고요. 미리 설계하면 저도 결국 제일 매끈한 컷을 앞에 깔게 되고, 그 순간 왜 그렇게 갔는지가 오히려 지워지거든요. 저는 끝나고 나서 재교 왔다 갔다 한 버전들을 다시 쭉 깔아놓고, 색이 애매하게 남은 자리를 뒤에서 찾아 박는 쪽이에요. 처음부터 매끈하게 간 포인트는 신기하게 눈이 안 멈추더라고요.

      1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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