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아는 척은 못 하는데요. 요즘 이직 고민하면서 복지 항목을 들여다보다가 그 대목에서 좀 멈췄어요. 저는 연봉이든 뭐든 평균 한 줄보다 최소-최대 폭을 먼저 보는 편인데, 건강보험이나 병가 같은 건 '있다'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 굴러가는지가 더 궁금하더라고요. 한국에서도 제가 세운 양식이 반만 남고 유명무실해지는 걸 봐서 그런가 봐요. 해외 사시는 분들은 제도가 적혀 있는 거랑 실제로 써본 거, 얼마나 차이 나던가요?
해외 건강보험, 제도 있는 거랑 실제로 굴러가는 건 다르던가요?
10.23 17:23조회수 0댓글 7
저는 아직 해외는커녕 실무도 안 해봐서 조심스러운데요, 글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게 꼭 해외만의 얘기일까 싶더라고요ㅋㅋ 복지 항목에 '병가 있음' 한 줄 적혀 있어도 눈치 보여서 못 쓰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건 제도 문제라기보다 그 안의 분위기 문제 같아서, 해외라고 특별히 더 벌어지는 건지 아니면 어디든 똑같은 건지가 오히려 궁금해졌어요. 수연님이 세운 양식이 반만 남고 유명무실해졌다는 대목에서 좀 뜨끔했는데, 그거 결국 '적혀 있다'랑 '진짜 굴러간다' 사이 간극이잖아요. 혹시 해외 다녀오신 분들 답 달리면 저도 같이 보려고요. 최소-최대 폭 먼저 본다는 그 기준도 괜히 멋있어서 메모해둡니다ㅋㅋ
미국 와서 첫 회사 들어갈 때 복지 문서에 보험이 깔끔하게 적혀 있어서 안심했는데, 막상 손목이 아파서 예약을 잡으려니 가장 빠른 게 한 달 뒤더라고요. 제도는 분명히 있는데 실제로 굴러가는 건 예약 대기랑 디덕터블(본인부담 한도)이 다 먹어버리는 식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있다'보다 '얼마를, 언제까지 내가 먼저 내야 하나'를 숫자로 적어둬야 그 항목이 비로소 비교가 되더라고요. 평균 한 줄보다 폭을 먼저 보신다니, 그 감각이면 보험도 디덕터블·본인부담 상한·네트워크 밖 비용을 최소-최대로 적어두시면 유명무실인지 금방 걸러지실 것 같습니다. 수연님은 복지 항목 중에 특히 어떤 게 반만 남을까 봐 걸리세요?
복지 중에 제일 걱정되는 건 병가하고 재택 지원이에요. '보장'이라고 적혀 있어도 눈치 봐야 쓰는 건지, 실제로 며칠이나 당겨 쓸 수 있는 건지가 숫자로 안 적혀 있으면 결국 반만 남는 양식처럼 유명무실해지더라고요. 말씀하신 디덕터블 최소-최대로 적어두는 방식, 저도 한국 복지 항목에 그대로 가져와볼게요. 혹시 그 숫자는 입사 전에 어디까지 물어서 받아내셨어요?
저는 오퍼 받은 직후, 사인하기 전 그 창을 제일 적극적으로 썼어요. 병가 며칠, 재택 주 며칠까지 리크루터한테 말 말고 문서로 달라고 요청했거든요. '보장된다'는 구두 답은 안 받고, 숫자 적힌 베네핏 서머리나 SPD를 PDF로 받아서 캡처해뒀어요. 미국 인하우스 기준이라 국내 관행이 같다고 단정할 입장은 아니지만, 사인 전이 협상력이 가장 셀 때고 그때 숫자로 안 받아두면 입사 후엔 거의 못 당기더라고요.
써본 분들은 그 차이를 어디서 처음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해외 취업이 아니라 3D/VFX라 결이 좀 다른데, 수연님이 최소-최대 폭을 먼저 본다는 그 감각은 저도 똑같습니다. 견적에서 렌더나 검수 같은 대기 구간을 한 줄로 안 박아두면, '있다'고 적혀도 실제로는 공짜로 넘어가는 걸 자주 봤거든요. 제도도 결국 '병가 며칠까지, 어느 선부터 승인'처럼 폭이 줄로 박혀 있느냐가 쓸 수 있느냐를 가르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반대로 '있음'만 적혀 있고 조건 줄이 비어 있으면, 그 비워둔 것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신호로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써보신 분들은 그 줄이 있던 쪽과 없던 쪽, 차이가 크게 나던가요?
저도 써본 쪽이 아니라 단정은 못 하겠는데, 회사에서 제가 세운 요청 양식이 딱 그랬어요. '병가 가능' 한 줄만 있고 며칠까지, 어느 선부터 승인인지 조건 줄을 안 박아둬서 반년 만에 절반이 유명무실해지더라고요. 조건 줄이 비어 있으면 결국 눈치껏 쓰는 거라, 그 빈 줄 자체가 안 굴러갈 신호라는 말씀에 그 대목에서 좀 멈췄어요. 렌더 대기를 한 줄로 안 박으면 공짜로 넘어간다는 것도, 제 양식이 반만 남은 거랑 같은 결로 들리네요.
적혀 있냐 없냐로 재는 것 자체가 틀렸어요. 문구를 보는 게 아니라 그걸 실제로 쓴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를 봐야 하거든요. 저 영국 있을 때 현지 스튜디오 다니던 선배가 병가를 2주 썼는데, 복귀하니까 맡던 클라이언트가 통째로 옆 팀에 넘어가 있더래요. 제도는 그대로 있었어요. 쓴 사람만 조용히 밀려난 거죠. 최소-최대 폭 보는 습관은 맞는데, 폭보다 중요한 건 그 칸을 최근에 써본 사람이 있냐예요. 써본 사람이 없으면 적혀 있어도 비어 있는 칸이거든요. 오퍼 전에 재직자한테 '최근 1년 안에 이거 쓴 사람 있냐' 한 줄만 물어보세요. 문구 열 줄보다 그 답 하나가 정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