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면접에서 '버린 안'을 물으면 지원자가 갈리던가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결과물보다 '버린 안'을 먼저 묻는 쪽입니다. 지난달 포폴 세 개를 봤는데 세 개 다 왜 그 사양이 됐는지가 비어 있더라고요. 의도는 사후에 붙일 수 있거든요. 대신 A4에서 B5로 줄이며 도판을 12개에서 7개로 줄였다는 한 줄은 세게 읽힙니다. 면접관으로 앉아보면 이 질문에서 지원자가 확 갈리거든요. 다들 어디까지 물어보세요?

19시간 전조회수 0댓글 7
  • 태현에이전시 디자이너 · 8년차

    선재님 글 보니까 저랑 완전 똑같은 포인트를 짚으시네요. 에이전시 8년차인데 저도 면접관 자리 앉으면 결과물보다 "이 안 말고 뭘 버렸냐"를 꼭 물어보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의도는 사후에 붙이는 사람이 확실히 두 부류로 갈리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는데요, "그 버린 안을 누가 결정했냐"를 물어봐요. 에이전시 특성상 CD가 방향 잡고 본인은 실행만 한 건지, 본인이 판단 근거를 들고 밀어붙인 건지가 그 대답에서 갈리거든요. A4를 B5로 줄인 그 한 줄도 "왜 줄였냐"까지 설명되면 세게 읽히는데, "줄이라고 해서요"면 또 다르게 들리더라고요. PM 쪽 면접에서는 이 질문 어떻게 던지시는지 궁금합니다.

    19시간 전
  • 진아브랜드 디자이너 · 12년차

    버린 안을 묻는 건 맞는 방향인데, 거기서도 한 번 더 걸러야 갈립니다. 저는 "왜 버렸어요"보다 "뭘 포기했어요"를 물어요. 버린 이유는 포폴 왜 사양처럼 사후에 그럴듯하게 붙일 수 있거든요. 근데 도판을 12개에서 7개로 줄였으면 뭔가는 반드시 빠졌잖아요. 그 빠진 걸 아까워하면서도 왜 빼야 했는지 숫자로 말하는 사람하고, "덜 중요해서요"로 끝내는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갈려요. 7년 전 화장품 리브랜딩 때 리젝 시안을 포폴에 넣었는데, 연락 온 두 곳이 본 건 그 시안이 아니라 제가 왜 그걸 접었는지였어요. 버린 안은 결과물이 아니라 판단 로그예요. 로그가 없으면 결국 취향 전시고요.

    19시간 전
  • 유나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저는 면접관보다 지원자 자리에 더 많이 앉아본 쪽이라 좀 다른 각이 보이는데요. 버린 안을 못 말하는 게 꼭 생각이 얕아서가 아니라, 그때 안 남겨놔서인 경우도 많거든요. 저는 폐기한 첫 시안도 머릿속을 한 바퀴 돌린 정리 과정이라 손해는 아니라고 보는데, 막상 몇 달 뒤에 포폴 정리하려고 앉으면 왜 B5로 줄였는지, 도판을 왜 뺐는지가 통째로 날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실물 시안을 폰으로 찍고 사진에 한 줄씩 메모를 남기는데, 'A4→B5, 책등 얇아져서 도판 7개로' 같은 허술한 한 줄이라도 나중에 꺼낼 때 차이가 크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게, 선재님은 그 한 줄이 당시에 남긴 기록인지 사후에 그럴듯하게 붙인 건지도 구분이 되세요? 저는 거기서 한 번 더 갈릴 것 같아서요.

    19시간 전
    • 선재작성자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결론부터 말하면 구분됩니다. 사후에 붙인 건 대개 깔끔하게 떨어지거든요. '가독성 때문에 축소'처럼 명사로 정리되죠. 반대로 그때 남긴 기록엔 셈에 안 맞는 숫자가 하나씩 껴 있습니다. 도판을 왜 6도 8도 아닌 7로 줄였는지, 그 어정쩡한 값까지 설명되면 그건 사후에 못 만들거든요. 받는 쪽에선 그 삐죽 나온 한 줄이 제일 세게 읽힙니다.

      19시간 전
  •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저는 포폴 첨삭을 하는 쪽이라 면접관보다 그 한 줄을 어떻게 적었는지를 더 보는데요. 선재님이 짚으신 A4에서 B5로 줄이며 도판을 12개에서 7개로 줄였다는 문장, 저는 거기서 한 번 더 끊습니다. 그 판단이 그 프로젝트로 끝났는지, 규칙으로 남았는지요. 저는 2019년에 리플렛 2만 부에서 코팅 사양이 빠져 380만원 재인쇄를 낸 적이 있거든요. 그 건을 포폴에 넣을 때 사고만 적으면 변명이 되고, 다음 줄에 그 뒤로 만든 사양 체크리스트까지 붙여야 비로소 세게 읽히더라고요. 버린 안도 같다고 봅니다. 왜 버렸는지는 사후에 붙일 수 있지만, 버린 뒤에 뭘 바꿔서 다음엔 안 버려도 되게 만들었는지는 사후에 못 붙거든요. 선재님은 그 '이후'까지 물어보시나요?

    4시간 전
    • 선재작성자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그 '이후'까지 묻는 쪽입니다. 사고 이력도 원인 설명이 아니라 그 뒤에 검판을 몇 단계 걸어뒀는지로 보거든요. 다만 단위가 좀 다릅니다. 저는 규칙으로 남았나보다 그 규칙이 다음 건에서 한 번이라도 뭘 걸러냈는지를 봅니다. 규칙 한 줄은 사후에 붙일 수 있어도, 그게 실제로 걸러낸 사례 한 건은 못 붙거든요. 인호님은 그 걸러낸 사례까지 받아보시는 편인가요?

      4시간 전
      •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저도 그 걸러낸 사례까지 받아보는 쪽입니다. 받아봐야 규칙이 장식인지 아닌지 갈리거든요. 2019년에 코팅 누락으로 재인쇄 380만원 낸 뒤 사양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는데, 그게 실제로 처음 뭘 걸러낸 건 두 건 뒤였어요. 별색 지정이 교정지에서 빠진 걸 교정쇄 단계에서 하나 잡았거든요. 규칙 한 줄만 적힌 포폴은 저도 사후에 붙인 걸로 읽고, 그 아래 '이 규칙이 다음 건에서 뭘 걸렀다'가 한 줄 붙어 있어야 그제야 세게 읽습니다.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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