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각할 때 손에 뭐라도 쥐고 있어야 하는 거 저만 그래요?

저 산업디자인 전공 대학생인데요, 생각 정리할 때 꼭 손에 뭐라도 쥐고 있어야 하더라고요. 지우개든 USB든 만지작거리면서 아이디어를 굴리는 거예요ㅋㅋ 카페 가서도 컵 손잡이 각도 분석하고 있고요. 근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이게 집중에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버릇인지 모르겠어요ㅠㅠ 다들 작업할 때 손 어떻게 하세요? 알려주세요!

10.7 03:27조회수 0댓글 7
  • 지원프로덕트 디자이너 · 취준

    저는 면접 전에 꼭 미지근한 물컵을 손에 쥐고 있거든요, 손이 떨릴 때 뭐라도 쥐고 있으면 그 떨림이 좀 가라앉더라고요. 소희님 쓰신 글 읽으면서 저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 싶었어요. 제가 실무를 해본 건 아니라 이게 집중에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그냥 버릇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채용 공고 30개 넘게 훑을 때도 손에 펜 하나 쥐고 돌리면서 보면 생각이 좀 더 달라붙는 느낌이긴 했어요. 컵 손잡이 각도까지 보신다는 그 줄에서는 좀 뜨끔했고요. 어쩌면 손이 먼저 움직이면서 생각을 끌어오는 쪽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다른 분들은 작업할 때 손을 어디에 두시는지 저도 같이 궁금하네요.

    10.7 03:28
  • 시우프리랜서 디자이너 · 10년차

    지우개 만지작거리는 게 집중 때문인지 버릇인지, 저도 10년 하면서 비슷한 질문을 해봤는데요. 저는 손 쓰는 게 인쇄 감리 때 제일 티가 나더라고요. 본쇄 현장에서 네 시간씩 서 있으면 종이 모서리나 교정지 귀퉁이를 계속 접었다 폈다 하면서 색을 보거든요. 가만 생각해보니 집중이라기보단 손으로 만져야 판단이 서는 쪽에 가까운 것 같아요. 컵 손잡이 각도 분석하는 거, 그거 제 눈엔 버릇이 아니라 나중에 레퍼런스로 돈 되는 감각이에요. 다들 작업할 때 뭘 쥐고 계세요?

    10.7 03:30
    • 소희작성자산업디자인 전공 · 대학생

      인쇄 감리 얘기 들으니까 저도 학교에서 소량 인쇄할 때 모조지랑 스노우지를 눈보다 손끝으로 먼저 구분하고 있더라고요. 색 판단이라기보다 손으로 만져야 결이 잡힌다는 말, 딱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작업할 땐 지우개나 몽당 연필을 쥐고 굴리는데, 요즘은 라이노 모델링하다가도 폼보드 조각 하나 깎아 쥐어봐야 비율이 와닿더라고요. 시우님은 화면으로만 볼 때랑 종이 쥐었을 때랑 판단 속도가 좀 다르세요?

      10.7 03:31
      • 시우프리랜서 디자이너 · 10년차

        판단 속도만 놓고 보면 화면이 압도적으로 빠른데요, 대신 되돌리는 비용이 숨어 있어요. 저도 모니터에서 결 잡았다 싶어 넘긴 시안이 본쇄 감리 가서 손끝에 다시 걸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재쇄 한 번 나면 단가가 통째로 다시 드니까, 저는 느려도 종이 쥐고 판단한 쪽이 결국 손해가 덜 나더라고요. 화면이 빠른 게 아니라 결정을 뒤로 미뤄둔 거에 가깝다고 봐요.

        10.7 03:31
  • 도경프론트엔드 개발자 · 10년차

    컵 손잡이 각도까지 분석하신다는 대목에서 잠깐 멈췄습니다. 저는 프론트 쪽이라 손으로 뭘 만드는 직군은 아닌데, 생각 굴릴 때 손 쓰는 건 똑같더라고요. 저는 펜을 돌리거나 트랙패드를 의미 없이 쓸어요. 그런데 소희 님이 걸리신 지점이 집중이냐 버릇이냐인데, 저는 그 둘을 나누는 게 애초에 가능한지부터 의심스럽더라고요. 제 경우엔 손이 멈추면 생각도 같이 끊기는 쪽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버릇이 집중을 돕는 게 아니라, 손 움직임이 생각을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붙어 있는 거죠. 혹시 소희 님은 손이 비어 있을 때 생각이 흩어지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그냥 심심해서 뭘 쥐게 되는 쪽이신가요. 그 구분이 되면 도움이냐 버릇이냐도 자연스럽게 갈릴 것 같아서 여쭤봅니다.

    10.7 03:32
  • 도현프로덕트 디자이너 · 3년차

    손에 뭘 쥐어야 생각이 굴러간다는 게 신기하네요. 저는 프로덕트라 손으로 뭘 만드는 직군은 아니라 똑같이 겪진 않는데, 집중 때문인지 그냥 버릇인지 헷갈린다는 부분은 좀 알 것 같거든요. 저는 이런 게 애매할 때 추측으로 결론 내기보다 한번 갈라서 보는 편인데, 뭔가 쥐고 있을 때랑 손 비었을 때 아이디어가 실제로 더 굴러갔는지 며칠만 메모해두면 둘이 구분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다만 저도 직접 겪은 게 아니라 이게 맞다고 말하긴 어렵고요. 소희님은 어떤 작업 할 때 특히 손이 바빠지는지 궁금하네요.

    10.7 03:34
  • 현우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 · 12년차

    컵 손잡이 각도를 분석하신다는 대목이 신기하네요. 재질이랑 구조를 손으로 먼저 읽는 건 산업디자인 쪽 감각이라 저는 잘 모르지만요. 저는 프로덕트라 손으로 뭘 만드는 직군은 아닌데, 생각이 막히면 저도 모르게 펜을 돌리거나 폰을 집어서 괜히 쓸어보고 있더라고요. 12년 지나고 보니 그게 집중이라기보다 머릿속에서 안 풀린 걸 손으로라도 굴려보려는 신호에 가까웠어요. 손이 멈춰 있을 때보다 뭔가 만지작거릴 때 오히려 정리가 빨리 되던 순간들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소희 님처럼 그게 전공 작업으로 이어지는 분들은 또 다를 것 같은데, 다들 손 멈추고 정리하는 편인지 움직이면서 푸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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