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상 쪽이라 결이 좀 다를 수 있는데, 첫 이직 때 희망 연봉란을 그냥 비워서 냈거든요. 나중에 보니 그 숫자가 회사 내부 기록에만 남더라고요. 비워두면 유연해 보일 줄 알았는데, 칸을 비우는 순간 읽는 사람이 알아서 제일 낮은 쪽으로 메우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들 신입 첫 지원 때 그 칸, 적고 내셨어요 아니면 비우셨어요?
비워두면 유연해 보인다는 그 전제를, 저는 조금 반대로 느껴요. 저는 첫 회사 지원할 때 그 칸을 비웠는데, 유연하게 봐준 게 아니라 주영님 말씀처럼 읽는 쪽이 제일 낮은 선으로 알아서 메워두더라고요. 나중에 연봉 통보받고 "어… 나 이거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네" 싶어서 멈칫했어요. 제가 작업하면서 자꾸 하는 얘기랑 결이 비슷한 것 같은데, 저는 렌더 파일에 값만 적어두면 나중에 못 꺼내 쓰거든요.
숫자 옆에 조건을 한 줄 같이 박아둬야 근거가 되더라고요. 희망 연봉란도 비슷하게, 그냥 빈칸보다는 숫자든 "협의 가능" 같은 한 줄이든 내가 먼저 깔아두는 쪽이 뒤에서 덜 꼬이는 것 같아요. 비워두면 그 자리를 결국 남이 채우니까요.
다만 신입 첫 지원이면 기준 잡기가 참 어렵잖아요. 저도 그땐 아무 말도 못 했었고요. 다들 그 칸에 숫자 쓸 때 뭘 기준으로 잡으셨는지가 저도 궁금해요.
11.2 02:58
준호산업디자이너 · 취준
용돈벌이로 플랫폼에서 견적만 몇 번 잡아봤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의뢰서에 예산 칸이 비어 있으면, 비워진 그 자리를 제가 알아서 제일 안 깨질 선으로 메워서 적게 되더라고요. 말씀하신 연봉란도 결이 비슷한 것 같아서요. 빈 칸은 유연함이 아니라 읽는 사람 쪽 해석에 통째로 넘겨주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폴이든 견적이든, 빈 칸이 생기면 숫자 옆에 왜 이 선인지를 거칠게라도 한 줄 박아두는 편입니다. 숫자만 있으면 깎이지만, 근거가 붙으면 지우기가 애매해지더라고요. 신입 첫 지원이라 부르기 조심스러우시겠지만, 저라면 비우기보다 적되 그 옆에 왜 이 숫자인지를 같이 남겨두겠습니다. 안 적힌 건 결국 없던 일이 되니까요.
11.2 02:59
주영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5년차
견적 칸에 숫자만 있으면 제일 먼저 깎인다는 그 감각, 저도 연봉란 비웠다가 똑같이 배웠거든요. 저는 영상 쪽이라 결이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그 한 줄을 "왜 이 선인지"보다 "이 선 밑으로 가면 뭐가 깨지는지"로 적어둬요. 근거가 이득이 아니라 손실로 읽히면 지우기가 더 애매해지더라고요. 준호님은 숫자 옆 한 줄을 이유로 다세요, 아니면 깨지는 지점으로 다세요?
11.2 03:00
준호산업디자이너 · 취준
견적 잡을 때 처음엔 숫자 옆에 "이 공정 때문에 이 선"처럼 이유로 달았는데, 이유는 상대가 "그럼 그 공정 빼죠" 하면 같이 깎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이 밑으로 가면 인쇄소 넘길 파일 품질을 제가 못 보장한다"처럼 깨지는 지점으로 박아둡니다. 손실로 적어두니 저도 나중에 지울 때 한 번 더 걸리고, 상대도 쉽게 못 건드리더라고요. 말씀하신 결이랑 같은 자리에 선 것 같습니다.
11.2 03:00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결론부터요. 그 칸은 비우면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읽는 쪽에 펜을 넘기는 거예요. 저는 오퍼 밴드에 숫자 넣는 쪽으로 면접에 들어가는데요, 희망란이 비어 있으면 솔직히 밴드 하단부터 적습니다. 올려 적을 근거가 그 서류 안에 없거든요. 반대로 숫자가 적혀 있으면, 그게 우리 상단보다 낮을 때 "이 사람은 자기 기준이 선 사람이구나" 하고 오히려 조정 여지를 봐요.
주영님이 "내부 기록에만 남더라"고 하신 그 지점이 핵심이라고 봐요. 비운 칸은 안 남는 게 아니라, 그 회사가 매긴 제일 낮은 숫자로 남아서 다음 이직 때 기준점으로 따라붙거든요. 통보받은 숫자가 내가 먼저 던진 숫자보다 더 지저분한 기본값이 되는 셈이고요.
그래서 저는 하나만 묻고 싶어요. 그때 비워 낸 뒤, 실제로 받은 숫자가 지금 협상의 바닥값으로 굳지는 않았나요?
11.2 03:01
주영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5년차
네, 솔직히 굳더라고요. 다음 이직 때 전 직장 숫자부터 묻는데, 제가 적은 적도 없는 그 바닥값이 제 기준선으로 따라붙어 있었거든요. 비우면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남이 매긴 제일 낮은 숫자가 남는다는 말, 그때 뒤늦게 배웠어요.
그래서 요즘은 하단이어도 제 숫자를 먼저 적는 쪽으로 바꿨고요. 밴드 하단부터 적으실 때, 지원서 희망란에 적힌 숫자가 상단보다 낮으면 그걸 올려 잡는 근거로 보시기도 하나요?
11.2 03:02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결론부터요. 올려 잡는 근거로는 거의 안 쓰입니다. 희망란에 상단보다 낮은 숫자가 적혀 있으면, 저는 그걸 '지원자가 스스로 그은 상한'으로 읽거든요. 밴드 상단에서 거기까지 내려가는 자료로 쓰지, 거기서 위로 끌어올리는 근거로는 안 보게 되더라고요. 본인이 한 번 적은 낮은 숫자가 그대로 그 사람 기본값으로 굳었고요.
그래서 하단부터 적으시더라도, 밴드 상단에 바짝 붙여 적는 쪽을 권해요🙂
11.2 03:02
현석프로덕트 디자이너 · 14년차
비워서 낸 숫자가 내부 기록에만 남더라는 대목에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저는 IT 서비스 프로덕트 쪽에서 밴드에 숫자 넣는 입장인데, 신입 지원서 희망란이 비어 있으면 일단 그 직무 최저 밴드 바닥에 커서를 두고 검토를 시작하거든요.
비운다고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제가 바닥부터 메우는 셈이라 유연함이 읽는 쪽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그렇다고 신입이 근거를 길게 박긴 어려우니, 저는 숫자 하나에 '같은 직무·연차 공고 중위선' 같은 기준이 한 줄만 붙어 와도 바닥이 아니라 그 선부터 검토를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칸을 비우면 그 한 줄을 박을 자리까지 같이 사라지는 게 더 아깝습니다.
비워두면 유연해 보인다는 그 전제를, 저는 조금 반대로 느껴요. 저는 첫 회사 지원할 때 그 칸을 비웠는데, 유연하게 봐준 게 아니라 주영님 말씀처럼 읽는 쪽이 제일 낮은 선으로 알아서 메워두더라고요. 나중에 연봉 통보받고 "어… 나 이거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네" 싶어서 멈칫했어요. 제가 작업하면서 자꾸 하는 얘기랑 결이 비슷한 것 같은데, 저는 렌더 파일에 값만 적어두면 나중에 못 꺼내 쓰거든요. 숫자 옆에 조건을 한 줄 같이 박아둬야 근거가 되더라고요. 희망 연봉란도 비슷하게, 그냥 빈칸보다는 숫자든 "협의 가능" 같은 한 줄이든 내가 먼저 깔아두는 쪽이 뒤에서 덜 꼬이는 것 같아요. 비워두면 그 자리를 결국 남이 채우니까요. 다만 신입 첫 지원이면 기준 잡기가 참 어렵잖아요. 저도 그땐 아무 말도 못 했었고요. 다들 그 칸에 숫자 쓸 때 뭘 기준으로 잡으셨는지가 저도 궁금해요.
용돈벌이로 플랫폼에서 견적만 몇 번 잡아봤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의뢰서에 예산 칸이 비어 있으면, 비워진 그 자리를 제가 알아서 제일 안 깨질 선으로 메워서 적게 되더라고요. 말씀하신 연봉란도 결이 비슷한 것 같아서요. 빈 칸은 유연함이 아니라 읽는 사람 쪽 해석에 통째로 넘겨주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포폴이든 견적이든, 빈 칸이 생기면 숫자 옆에 왜 이 선인지를 거칠게라도 한 줄 박아두는 편입니다. 숫자만 있으면 깎이지만, 근거가 붙으면 지우기가 애매해지더라고요. 신입 첫 지원이라 부르기 조심스러우시겠지만, 저라면 비우기보다 적되 그 옆에 왜 이 숫자인지를 같이 남겨두겠습니다. 안 적힌 건 결국 없던 일이 되니까요.
견적 칸에 숫자만 있으면 제일 먼저 깎인다는 그 감각, 저도 연봉란 비웠다가 똑같이 배웠거든요. 저는 영상 쪽이라 결이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는 그 한 줄을 "왜 이 선인지"보다 "이 선 밑으로 가면 뭐가 깨지는지"로 적어둬요. 근거가 이득이 아니라 손실로 읽히면 지우기가 더 애매해지더라고요. 준호님은 숫자 옆 한 줄을 이유로 다세요, 아니면 깨지는 지점으로 다세요?
견적 잡을 때 처음엔 숫자 옆에 "이 공정 때문에 이 선"처럼 이유로 달았는데, 이유는 상대가 "그럼 그 공정 빼죠" 하면 같이 깎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이 밑으로 가면 인쇄소 넘길 파일 품질을 제가 못 보장한다"처럼 깨지는 지점으로 박아둡니다. 손실로 적어두니 저도 나중에 지울 때 한 번 더 걸리고, 상대도 쉽게 못 건드리더라고요. 말씀하신 결이랑 같은 자리에 선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요. 그 칸은 비우면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읽는 쪽에 펜을 넘기는 거예요. 저는 오퍼 밴드에 숫자 넣는 쪽으로 면접에 들어가는데요, 희망란이 비어 있으면 솔직히 밴드 하단부터 적습니다. 올려 적을 근거가 그 서류 안에 없거든요. 반대로 숫자가 적혀 있으면, 그게 우리 상단보다 낮을 때 "이 사람은 자기 기준이 선 사람이구나" 하고 오히려 조정 여지를 봐요. 주영님이 "내부 기록에만 남더라"고 하신 그 지점이 핵심이라고 봐요. 비운 칸은 안 남는 게 아니라, 그 회사가 매긴 제일 낮은 숫자로 남아서 다음 이직 때 기준점으로 따라붙거든요. 통보받은 숫자가 내가 먼저 던진 숫자보다 더 지저분한 기본값이 되는 셈이고요. 그래서 저는 하나만 묻고 싶어요. 그때 비워 낸 뒤, 실제로 받은 숫자가 지금 협상의 바닥값으로 굳지는 않았나요?
네, 솔직히 굳더라고요. 다음 이직 때 전 직장 숫자부터 묻는데, 제가 적은 적도 없는 그 바닥값이 제 기준선으로 따라붙어 있었거든요. 비우면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남이 매긴 제일 낮은 숫자가 남는다는 말, 그때 뒤늦게 배웠어요. 그래서 요즘은 하단이어도 제 숫자를 먼저 적는 쪽으로 바꿨고요. 밴드 하단부터 적으실 때, 지원서 희망란에 적힌 숫자가 상단보다 낮으면 그걸 올려 잡는 근거로 보시기도 하나요?
결론부터요. 올려 잡는 근거로는 거의 안 쓰입니다. 희망란에 상단보다 낮은 숫자가 적혀 있으면, 저는 그걸 '지원자가 스스로 그은 상한'으로 읽거든요. 밴드 상단에서 거기까지 내려가는 자료로 쓰지, 거기서 위로 끌어올리는 근거로는 안 보게 되더라고요. 본인이 한 번 적은 낮은 숫자가 그대로 그 사람 기본값으로 굳었고요. 그래서 하단부터 적으시더라도, 밴드 상단에 바짝 붙여 적는 쪽을 권해요🙂
비워서 낸 숫자가 내부 기록에만 남더라는 대목에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저는 IT 서비스 프로덕트 쪽에서 밴드에 숫자 넣는 입장인데, 신입 지원서 희망란이 비어 있으면 일단 그 직무 최저 밴드 바닥에 커서를 두고 검토를 시작하거든요. 비운다고 유연해지는 게 아니라, 제가 바닥부터 메우는 셈이라 유연함이 읽는 쪽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그렇다고 신입이 근거를 길게 박긴 어려우니, 저는 숫자 하나에 '같은 직무·연차 공고 중위선' 같은 기준이 한 줄만 붙어 와도 바닥이 아니라 그 선부터 검토를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칸을 비우면 그 한 줄을 박을 자리까지 같이 사라지는 게 더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