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마감을 겨우 넘기고 나면, 이상하게 그 다음 날부터 몸이 무너지더라고요. 밤새울 땐 멀쩡했는데 긴장이 풀리니까 그제야 목이 붓고 미열이 올라왔어요. 어… 나 그동안 꾹 참고 버티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미리 챙겼으면 좋았을 텐데 저는 늘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리거든요. 다들 마감 끝나고 나면 몸을 어떻게 돌보세요?
신기할 만큼 똑같은 패턴이네요. 저도 큰 릴리즈 끝나고 다음 날 꼭 한 번씩 앓습니다. 마감 전까지는 아드레날린으로 버티다가, 긴장이 풀리는 순간 그동안 눌러둔 게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몸 챙기는 건 제 전문 영역이 아니라 뭘 해야 한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한 가지 바뀐 건 있어요. 마감 다음 이틀은 아예 일정표에 "회복"으로 비워두고 약속을 안 잡습니다.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리는 건 저도 똑같아서, 알아차리는 대신 아예 미리 칸을 비워두는 쪽으로 바꿨어요. 보람님은 마감 뒤 하루 이틀을 비워두실 여유는 있으신 편인가요?
10.18 14:46
보람작성자BX 디자이너 · 취준
비워둔다는 말에 손이 좀 멈췄어요. 저는 취준이라 오히려 시간은 비어 있는 편인데, 마감 끝나면 쉬어야지 하면서도 그 다음 날 바로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그 칸을 저한테 안 내주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미리 비워둔다는 건 끝났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일 같기도 해서요.
혹시 그 이틀 동안엔 일 생각이 아예 안 드는 편이세요, 아니면 비워두는 연습을 한참 하셨던 건가요?
10.18 14:47
현석프로덕트 디자이너 · 14년차
일 생각이 아예 안 드는 건 아니에요. 그 이틀에도 포폴 파일 대신 다음 분기 일이 불쑥불쑥 올라오곤 합니다. 다만 그게 떠오르면 지금은 처리 안 함, 하고 한 줄 정해두고 그냥 흘려보내는 쪽으로 한참 연습했어요.
저도 처음엔 끝났다고 인정하는 게 어색해서 그 칸을 저한테 안 내줬는데, 비워두는 걸 일정에 미리 박아두고 나니까 그제야 손이 멈추더라고요. 생각이 안 들어서가 아니라, 들어와도 안 집는 연습이 쌓인 거에 가깝습니다.
10.18 14:47
은수BX 디자이너 · 신입
공모전 하나 끝냈을 때 꼬박 사흘을 앓은 적이 있어요. 마감 전날은 밤을 새워도 멀쩡했는데, 결과물 제출 버튼 누르고 다음 날 아침에 목이 붓더라고요. 저도 그제야 "아, 그동안 내가 긴장으로 버티고 있었구나" 싶어서 좀 뜨끔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게 매번 반복되니까 요즘은 다른 게 궁금해지더라고요. 보람님은 마감 끝난 직후에 바로 푹 쉬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긴장이 덜 풀리게 다음 일을 조금씩 이어가시는 편이세요? 저는 완전히 놓아버리면 더 크게 앓는 것 같아서, 혹시 그 사이 어디쯤에서 몸을 다독이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 여쭤봐요. 다른 선배님들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하고요.
10.18 14:48
보람작성자BX 디자이너 · 취준
저도 완전히 놓아버리면 더 크게 앓는 쪽이라, 마감 다음 날이면 결국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쉬는 건 아니고 긴장을 아직 못 내려놓은 거였어요. 요즘은 그 사이 어디쯤에서, 손은 멈추되 완전히 끄지는 않으려고 해요. 거친 단어라도 한 줄, 다음에 뭘 이어갈지만 메모해두고 파일은 닫는 거죠. 그러면 '아직 연결은 돼 있다'는 느낌은 남는데 몸은 좀 쉬어가더라고요.
은수님은 그렇게 한 줄이라도 남겨두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 편이세요?
10.18 14:48
은수BX 디자이너 · 신입
저는 반대로 한 줄도 안 남겨두면 그게 더 머릿속을 떠다니더라고요. 뭘 이어가려 했는지 자꾸 혼자 복기하게 돼서요. 차라리 거친 단어라도 메모해두면 그 생각을 종이에 맡겨둔 느낌이라 손을 놓게 되더라고요. 저는 결과보다 왜 거기서 멈췄는지를 적어두는 편인데, 그 한 줄이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 하는 쪽지 같아서 오히려 덜 신경 쓰이는 쪽이에요.
10.18 14:49
민석3D/VFX 디자이너 · 10년차
저는 광고 CG라 공모전은 아닌데, 납품 걸고 나면 다음 날 비슷하게 가라앉습니다. 슈퍼바이저 노트가 하루 수십 개씩 날아오는 동안은 목이 뻐근한 것도 그냥 넘기거든요. 그러다 렌더 다 떨어지고 최종 넘기면, 참고 있던 게 한꺼번에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그게 '끝나고 알아차리는' 거라기보단, 버티는 동안 몸 신호를 꺼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은 납품 다음 이틀은 아예 일정에서 비워둡니다. 챙기려고가 아니라, 어차피 무너질 거 미리 자리를 내주는 쪽이요. 보람님은 마감 끝나고 쉬는 날을 따로 잡아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바로 다음 걸로 넘어가시나요.
10.18 14:50
보람작성자BX 디자이너 · 취준
저는 쉬는 날을 따로 잡아두는 쪽은 아니에요. 마감 끝나면 그 다음 날 바로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그게 쉬는 것도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긴장을 아직 못 내려놓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무너질 거 미리 자리를 내준다는 말에 손이 좀 멈췄어요.
저는 그 이틀을 챙겨야지 싶으면서도 자꾸 뒤로 미루는 쪽이거든요. 비워둔 그 이틀엔 꺼뒀던 몸 신호가 정말 다 올라오게 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마저도 자꾸 다른 걸로 메우게 되시나요?
10.18 14:50
민석3D/VFX 디자이너 · 10년차
저도 비워둔다고 해놓고 그 자리에 다른 걸 채우는 쪽이었습니다. 납품 끝나면 다음 날 바로 렌더 떨어진 거 정리하고 레퍼런스 뒤적이거든요. 몸 신호는 그렇게 눌러두면 안 올라오는 게 아니라, 뒤로 밀려서 더 세게 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 이틀 중 하루는 파일을 아예 안 여는 날로 못 박아둡니다. 손이 심심해야 그제야 목이 뻐근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10.18 14:51
정민인쇄기획 디자이너 · 9년차
어유, 그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린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는 인쇄 감리라 결이 좀 다를 텐데요, 신제품 카탈로그 같은 거 마감 걸리면 교정지 몇 차수씩 밤새 검판하고 다음 날 새벽에 인쇄소 감리까지 서서 보거든요. 그 긴장이 딱 풀리는 게 감리 끝나고 윤전기 멈추는 순간인데, 그날 저녁부터 목이 붓고 미열이 오더라고요. 보람님이랑 똑같아요. 제가 몸으로 체득한 건 두 가지예요.
하나는 마감 당일에 챙기면 이미 늦다는 거고요. 저는 교정 차수 올라갈 때마다 물이랑 비타민 챙겨 먹는 걸 캘린더에 박아뒀어요. 끝나고가 아니라 버티는 중에 넣어둬야 덜 무너지더라고요. 다른 하나는 끝난 다음 날은 아예 비워두는 거예요. 회고도 하루 쉬고 나서 해야 머리가 돌아가거든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미리 기록으로 남겨두면, 다음 마감 때 미리 알아차리기가 좀 쉬워져요.
신기할 만큼 똑같은 패턴이네요. 저도 큰 릴리즈 끝나고 다음 날 꼭 한 번씩 앓습니다. 마감 전까지는 아드레날린으로 버티다가, 긴장이 풀리는 순간 그동안 눌러둔 게 한꺼번에 올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몸 챙기는 건 제 전문 영역이 아니라 뭘 해야 한다고 말씀은 못 드리겠는데, 한 가지 바뀐 건 있어요. 마감 다음 이틀은 아예 일정표에 "회복"으로 비워두고 약속을 안 잡습니다.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리는 건 저도 똑같아서, 알아차리는 대신 아예 미리 칸을 비워두는 쪽으로 바꿨어요. 보람님은 마감 뒤 하루 이틀을 비워두실 여유는 있으신 편인가요?
비워둔다는 말에 손이 좀 멈췄어요. 저는 취준이라 오히려 시간은 비어 있는 편인데, 마감 끝나면 쉬어야지 하면서도 그 다음 날 바로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그 칸을 저한테 안 내주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미리 비워둔다는 건 끝났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일 같기도 해서요. 혹시 그 이틀 동안엔 일 생각이 아예 안 드는 편이세요, 아니면 비워두는 연습을 한참 하셨던 건가요?
일 생각이 아예 안 드는 건 아니에요. 그 이틀에도 포폴 파일 대신 다음 분기 일이 불쑥불쑥 올라오곤 합니다. 다만 그게 떠오르면 지금은 처리 안 함, 하고 한 줄 정해두고 그냥 흘려보내는 쪽으로 한참 연습했어요. 저도 처음엔 끝났다고 인정하는 게 어색해서 그 칸을 저한테 안 내줬는데, 비워두는 걸 일정에 미리 박아두고 나니까 그제야 손이 멈추더라고요. 생각이 안 들어서가 아니라, 들어와도 안 집는 연습이 쌓인 거에 가깝습니다.
공모전 하나 끝냈을 때 꼬박 사흘을 앓은 적이 있어요. 마감 전날은 밤을 새워도 멀쩡했는데, 결과물 제출 버튼 누르고 다음 날 아침에 목이 붓더라고요. 저도 그제야 "아, 그동안 내가 긴장으로 버티고 있었구나" 싶어서 좀 뜨끔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게 매번 반복되니까 요즘은 다른 게 궁금해지더라고요. 보람님은 마감 끝난 직후에 바로 푹 쉬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긴장이 덜 풀리게 다음 일을 조금씩 이어가시는 편이세요? 저는 완전히 놓아버리면 더 크게 앓는 것 같아서, 혹시 그 사이 어디쯤에서 몸을 다독이는 방법이 있을까 싶어 여쭤봐요. 다른 선배님들은 어떻게 하시는지도 궁금하고요.
저도 완전히 놓아버리면 더 크게 앓는 쪽이라, 마감 다음 날이면 결국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쉬는 건 아니고 긴장을 아직 못 내려놓은 거였어요. 요즘은 그 사이 어디쯤에서, 손은 멈추되 완전히 끄지는 않으려고 해요. 거친 단어라도 한 줄, 다음에 뭘 이어갈지만 메모해두고 파일은 닫는 거죠. 그러면 '아직 연결은 돼 있다'는 느낌은 남는데 몸은 좀 쉬어가더라고요. 은수님은 그렇게 한 줄이라도 남겨두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 편이세요?
저는 반대로 한 줄도 안 남겨두면 그게 더 머릿속을 떠다니더라고요. 뭘 이어가려 했는지 자꾸 혼자 복기하게 돼서요. 차라리 거친 단어라도 메모해두면 그 생각을 종이에 맡겨둔 느낌이라 손을 놓게 되더라고요. 저는 결과보다 왜 거기서 멈췄는지를 적어두는 편인데, 그 한 줄이 "나중에 다시 찾아올게" 하는 쪽지 같아서 오히려 덜 신경 쓰이는 쪽이에요.
저는 광고 CG라 공모전은 아닌데, 납품 걸고 나면 다음 날 비슷하게 가라앉습니다. 슈퍼바이저 노트가 하루 수십 개씩 날아오는 동안은 목이 뻐근한 것도 그냥 넘기거든요. 그러다 렌더 다 떨어지고 최종 넘기면, 참고 있던 게 한꺼번에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그게 '끝나고 알아차리는' 거라기보단, 버티는 동안 몸 신호를 꺼둔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요즘은 납품 다음 이틀은 아예 일정에서 비워둡니다. 챙기려고가 아니라, 어차피 무너질 거 미리 자리를 내주는 쪽이요. 보람님은 마감 끝나고 쉬는 날을 따로 잡아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바로 다음 걸로 넘어가시나요.
저는 쉬는 날을 따로 잡아두는 쪽은 아니에요. 마감 끝나면 그 다음 날 바로 포폴 파일을 또 열고 있더라고요. 그게 쉬는 것도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아니고, 긴장을 아직 못 내려놓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무너질 거 미리 자리를 내준다는 말에 손이 좀 멈췄어요. 저는 그 이틀을 챙겨야지 싶으면서도 자꾸 뒤로 미루는 쪽이거든요. 비워둔 그 이틀엔 꺼뒀던 몸 신호가 정말 다 올라오게 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마저도 자꾸 다른 걸로 메우게 되시나요?
저도 비워둔다고 해놓고 그 자리에 다른 걸 채우는 쪽이었습니다. 납품 끝나면 다음 날 바로 렌더 떨어진 거 정리하고 레퍼런스 뒤적이거든요. 몸 신호는 그렇게 눌러두면 안 올라오는 게 아니라, 뒤로 밀려서 더 세게 옵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 이틀 중 하루는 파일을 아예 안 여는 날로 못 박아둡니다. 손이 심심해야 그제야 목이 뻐근한 게 느껴지더라고요.
어유, 그 "끝나고 나서야 알아차린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는 인쇄 감리라 결이 좀 다를 텐데요, 신제품 카탈로그 같은 거 마감 걸리면 교정지 몇 차수씩 밤새 검판하고 다음 날 새벽에 인쇄소 감리까지 서서 보거든요. 그 긴장이 딱 풀리는 게 감리 끝나고 윤전기 멈추는 순간인데, 그날 저녁부터 목이 붓고 미열이 오더라고요. 보람님이랑 똑같아요. 제가 몸으로 체득한 건 두 가지예요. 하나는 마감 당일에 챙기면 이미 늦다는 거고요. 저는 교정 차수 올라갈 때마다 물이랑 비타민 챙겨 먹는 걸 캘린더에 박아뒀어요. 끝나고가 아니라 버티는 중에 넣어둬야 덜 무너지더라고요. 다른 하나는 끝난 다음 날은 아예 비워두는 거예요. 회고도 하루 쉬고 나서 해야 머리가 돌아가거든요. 몸이 보내는 신호를 미리 기록으로 남겨두면, 다음 마감 때 미리 알아차리기가 좀 쉬워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