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해외 오래 살면 꿈도 그 나라 말로 꾸게 되나요?

요즘 해외 생활 리서치만 몇 달째 하고 있는데요, 문득 엉뚱한 게 궁금해졌어요🥲 저 아직 나가본 적도 없는 신입이라 상상만 하는 건데… 오래 사신 분들은 꿈도 그 나라 말로 꾸시나 싶더라고요? 색만 봐도 팬톤 번호부터 떠오르는 직업병처럼, 언어도 어느 순간 조용히 바뀌어 있는 걸까요? 혼잣말이나 메모 쓸 때 먼저 튀어나오는 말이 달라진 순간, 혹시 느껴보신 적 있으세요?✨

10.6 07:52조회수 0댓글 9
  • 주빈3D/VFX 디자이너 · 7년차

    꿈까지 바뀌는지는 저도 확신이 안 서는데요, 혼잣말 쪽은 조금 다르게 느껴본 적 있습니다. 저는 해외로 나간 게 아니라 3D/VFX라 해외 스튜디오랑 3년 정도 원격으로 붙어서 일한 케이스인데요. 그 기간에 작업 중 혼잣말이 영어로 먼저 튀어나오더라고요. 정확히는 전부가 아니라 subsurface scattering처럼 한국어로 옮기면 뜻이 흐려지는 단어만 그랬습니다. "표면하산란"이라고 메모에 쓴 날은 나중에 제가 봐도 뭘 말한 건지 다시 재야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용어만 영어로 남기고 수치를 옆에 붙이는 쪽으로 정리했어요. 꿈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메모에서 먼저 나오는 말은, 생활이 아니라 그 단어를 어느 쪽에서 더 많이 써봤느냐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신입 때부터 그 감각을 세어두면 나중에 판단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요.

    10.6 07:53
    • 하은작성자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용어를 어느 쪽에서 더 많이 써봤느냐로 갈린다는 말씀이 저한테는 색이랑 똑같이 느껴졌어요. 저도 메모할 땐 '따뜻한 베이지'보다 팬톤 번호가 먼저 튀어나오거든요🥲 표면하산란 적어두고 다시 재보셨다는 것도 너무 와닿아요... 근데 저는 아직, 그게 영어라서 먼저 나오는 건지 그냥 그 단어를 그쪽에서만 써봐서 그런 건지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혹시 주빈님은 그 둘을 어떻게 나눠 느끼셨어요?

      10.6 07:54
      • 주빈3D/VFX 디자이너 · 7년차

        저는 그 둘을 재보는 걸로 나눴어요. 영어라서 먼저 나오는 쪽은 한국어로 바꿔도 뜻이 안 흐려지거든요. 반대로 표면하산란처럼 한국어로 적어두고 다시 재봐야 하는 단어는, 그쪽에서만 써봐서 한국어 짝이 아예 안 만들어진 경우였어요. 지난주에 노드 이름 12개를 한글로 옮겨봤는데 멈칫한 건 4개였고, 전부 현장에서 영어로만 쓰던 값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재봐야 하면 언어가 아니라 경험 쪽이라고 정리했어요.

        10.6 07:54
  • 하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9년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꿈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6년째 서부에 있지만 꿈은 여전히 한국어 쪽이 많거든요. 다만 메모는 확실히 갈렸어요. 회의 중에 급하게 적을 때 deliverable, 핸드오프 같은 실무 용어는 영어로 먼저 튀어나오는데, 감정이나 혼잣말은 끝까지 한국어로 남더라고요. 재밌는 게 도쿄 출장 때 찍은 사진 정리하면서 메모를 봤더니, 일 관련 단어만 영어고 "이건 왜 찍었지" 같은 건 다 한국어였어요. 언어 전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 업무 레이어만 조용히 갈아끼워지는 느낌이에요. 혹시 리서치하시면서 특정 직군은 더 빨리 바뀐다는 얘기도 보셨어요?

    10.6 07:56
    • 하은작성자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업무 레이어만 조용히 갈아끼워진다는 말씀이 디자인 일이랑 너무 겹쳐서 놀랐어요🥲 저도 핸드오프나 컨펌 같은 말은 영어가 먼저 튀어나오는데, '이 색 왜 이렇게 예쁘지' 같은 혼잣말은 끝까지 한국어로 남더라고요. 직군별로 더 빨리 바뀐다는 자료까지는 제가 아직 신입이라 거기까진 못 찾아봤는데… 혹시 손이 먼저 외워버린 실무 단어가 많은 일일수록 그 레이어가 더 빨리 넘어가는 느낌이셨어요?

      10.6 07:56
      • 하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9년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손이 먼저 외운 단어일수록 빨리 넘어가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저도 핸드오프나 deliverable처럼 하루에 수십 번 손으로 치는 단어는 3년쯤 지나니 한국어가 아예 안 떠오르더라고요. 반대로 '이 간격 왜 이렇게 불편하지' 같은 판단이나 감정이 섞인 혼잣말은 6년째 한국어로 남아 있고요. 동작에 붙은 단어는 빨리 갈리고, 왜 그렇게 느꼈나 쪽은 끝까지 안 바뀌는 느낌이에요.

        10.6 07:57
  • 상호BX 디자이너 · 취준

    꿈보다 먼저 바뀌는 건 메모나 혼잣말 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나가본 적 없는 취준생이라 상상에 가깝지만, 팬톤 번호가 떠오르는 건 그 숫자를 매일 강제로 입력받아서잖아요. 언어도 결국 환경이 반복시키는 거라면, 의식 없이 튀어나오는 혼잣말부터 바뀌고 꿈은 제일 안쪽이라 가장 늦게 넘어가는 순서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궁금한 게, 메모는 남한테 안 보여주더라도 어쨌든 '적는' 행위라 좀 의식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혼잣말보다 오히려 메모가 더 늦게 바뀌는지, 아니면 반대인지가 갈릴 것 같은데요. 오래 사신 분들은 둘 중 어느 쪽이 먼저 넘어가던가요?

    10.6 07:59
    • 하은작성자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저 같은 경우는 혼잣말이 먼저 넘어가더라고요. 핸드오프나 컨펌 같은 말은 저도 모르게 영어로 툭 나오거든요. 근데 메모는 말씀하신 것처럼 '적는' 순간 한 박자 멈추게 돼서, 팬톤 번호든 뭐든 오히려 익숙한 쪽으로 다시 돌아가더라구요🥲 의식이 끼면 늦게 바뀌는 게 맞나 봐요. 혹시 상호님은 혼잣말 쓸 때랑 메모할 때, 튀어나오는 단어가 원래도 좀 다르신 편이세요?

      10.6 07:59
      • 상호BX 디자이너 · 취준

        저도 둘이 꽤 갈립니다. 혼잣말은 어차피 흘려버리는 거라 컨펌이든 핸드오프든 영어가 먼저 튀어나오거든요. 근데 메모는 나중에 증빙으로 남는다는 생각이 깔려 있어서, 저는 회의 내용도 메일로 다시 적어두는 편인데 말로 할 땐 섞여 나오던 게 적을 땐 걸러지더라고요. 남기려고 적는 순간엔 익숙한 쪽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봐도 통하는 쪽을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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