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작업 파일 못 지워서 외장하드만 자꾸 늘어나는데 다들 어떠세요?

저는 아직 취준생인데 2테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4테라 두 개를 돌리고 있거든요. 넘긴 시안이랑 중간 파일을 못 지우겠더라고요. 지우면 이게 내 작업이었다는 근거가 사라지는 것 같아서요. 근데 하드는 계속 쌓이고, 어디에 뭘 넣었는지도 가물가물해지고… 어, 나 또 안 지웠네 싶었어요. 혹시 다들 작업 파일 정리하는 기준 같은 거 있으세요?

10.9 15:18조회수 0댓글 14
  • 승호3D/VFX 디자이너 · 4년차

    저는 4년차인데도 엎은 룩뎁 시안을 못 버려서 폴더에 몇십 기가씩 쌓아두거든요 ㅎㅎ 지우면 이게 내가 돌렸던 거라는 흔적까지 같이 사라지는 것 같아서, 그 마음 진짜 알아요. 근데 돌이켜보면 저도 어디다 뭘 넣었는지 가물가물한 건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폴더 통째로 지울 용기는 없고, 대신 파일명 끝에 '혼자 2주, 라이팅 직접' 같은 조건 한 줄만 붙여두거든요. 안 지워도 나중에 열었을 때 "아 이거 이 조건에서 돌린 거였지" 하고 근거가 바로 서더라고요. 수안님은 그 근거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어느 파일에서 제일 세게 오세요?

    10.9 15:20
    • 수안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취준

      저는 연락 끊긴 시안 두 편이 제일 세게 와요. 최종본이 없으니까 남은 게 중간 파일이랑 넘긴 메일뿐이라, 이걸 지우면 제가 돌렸다는 게 진짜 아무데도 안 남거든요. 말씀하신 조건 한 줄, 저는 컷마다 앵글 이유만 적어뒀는데 파일명에 붙인다는 건 생각을 못 해봤네요. 혹시 그 한 줄, 폴더 말고 파일마다 다 붙여두시는 거예요?

      10.9 15:20
      • 승호3D/VFX 디자이너 · 4년차

        저는 예전에 파일마다 다 붙여보려다가 금방 지쳐서 관뒀거든요 ㅎㅎ 칸이든 파일명이든 쪼개기 시작하면 끝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폴더 안에서 제일 멀쩡한 중간 파일 하나에만 '언제, 왜 엎었는지' 한 줄을 붙여둬요. 나중에 열었을 때 그 파일 하나가 제가 돌렸다는 근거로 바로 꺼내지거든요. 컷마다 적어두신 앵글 이유는 그거대로 살아 있는 기록이니까, 거기에 날짜랑 상황 한 줄만 얹어두면 넘긴 메일이랑 같이 충분히 남을 것 같아요.

        10.9 15:21
  • 정윤그래픽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반대로 하드가 늘어나는 건 파일을 못 지워서가 아니라 '왜 남기는지'를 안 정해놔서라고 봅니다. 저는 그래픽 쪽이라 넘긴 실사 파일이 통째로 무거운 편인데, 최종본이랑 중간 파일을 다 안고 가다 보면 그게 '내 작업이었다는 근거'가 아니라 그냥 용량으로만 쌓이더라고요. 어디 넣었는지 가물가물해지는 것도 결국 전부 남겨서 그런 거고요. 저는 그래서 완성본은 오히려 비우고, 접은 시안 한두 개만 '왜 접었는지' 한 줄 붙여서 남기는 쪽입니다. 근거는 다 들고 있는 게 아니라 그 한 줄이 붙은 한 장이라, 나머지는 지워도 안 아깝더라고요. 수안님은 못 지우는 게 최종본 쪽인가요, 아니면 중간에 엎었던 파일 쪽인가요?

    10.9 15:29
    • 수안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취준

      저는 최종본이 아니라 중간 파일 쪽이에요. 넘긴 시안 두 편이 시안 단계에서 연락이 끊겨서 최종본이 아예 없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완성본을 비우고 접은 한 장만 남기는 건, 사실 비울 완성본이 있는 분들 얘기 같아서 조금 멀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그 자리를 중간 파일이 대신 쥐고 있는 셈이라, 지우면 제가 돌렸다는 게 아무데도 안 남아서 못 지우겠더라고요. 혹시 최종본까지 못 가고 끊긴 작업은 어느 쪽을 남기세요?

      10.9 15:30
      • 정윤그래픽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저도 넘긴 시안 두 편이 시안 단계에서 끊긴 쪽이라 비슷한데요. 저는 중간 파일을 통째로 안고 가는 대신, 끊긴 그 지점에서 뭘 넘겼고 뭘 접었는지만 한 장으로 잘라서 남기는 편이에요. 통째로 쥐고 있으면 나중에 어디가 제 판단이었는지가 오히려 안 보이더라고요. 돌렸다는 근거는 파일 무게가 아니라 그 한 장에 남는다고 봅니다.

        10.9 15:30
  • 하은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근거가 사라진다는 말씀, 저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어요. 저는 졸작 때 프로젝트마다 시안을 대여섯 개씩 뽑았는데 교수님한테 리젝당한 것들을 아직도 못 버리고 있거든요. 근데 그게 '내 작업이었다'는 증거라서라기보다는, 최종안까지 어떻게 흘러왔는지가 거기 다 남아 있어서 지우면 그 길 자체가 사라지는 것 같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쓸모로 따지면 벌써 지웠을 파일들을 자꾸 안고 있게 돼요... 저도 폴더만 늘어서 어디에 뭘 뒀는지 가물가물한 건 똑같고요 🥲 혹시 수안님은 넘긴 최종본이랑 중간 과정 파일 중에 더 못 지우는 쪽이 어느 쪽이세요?

    10.9 15:31
    • 수안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취준

      저는 중간 파일 쪽이 더 못 지워져요. 넘긴 시안 두 편은 연락이 끊겨서 최종본이랄 게 아예 없거든요. 말씀하신 '지우면 그 길이 사라진다'는 느낌, 저도 딱 그래요. 최종본은 어차피 결과라 메일에라도 남는데, 중간 파일엔 왜 이 컷으로 갔는지가 붙어 있어서요. 근데 정작 렌더 전에 버린 앵글은 파일로 안 남겨서, 제일 많이 꺾인 자리가 오히려 안 남아 있더라고요. 하은님은 리젝된 시안들, 왜 그 안이 아니었는지 한 줄씩은 남아 있는 편이세요?

      10.9 15:32
      • 하은그래픽 디자이너 · 신입

        저는 부끄럽지만 거의 안 남아 있어요ㅠㅠ 졸작 때 리젝된 시안들, 파일은 꾸역꾸역 안고 있으면서 정작 왜 그 안이 아니었는지는 한 줄도 안 적어놨거든요. 그때는 떨어진 게 억울하기만 해서, 이유를 적으면 그 리젝을 내가 인정해버리는 것 같아 손이 안 갔던 것 같아요.. 근데 말씀 듣고 보니 남겨야 할 건 파일이 아니라 그 한 줄이었나 싶어서 좀 뜨끔하네요 🥲

        10.9 15:32
  • 주영영상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영상이라 단위가 좀 다른데, 30초짜리 하나 끝나면 프록시에 캐시에 렌더까지 외장 300기가가 금방 차거든요. 그래서 저는 지울 수 있는 거랑 못 지우는 걸 억지로 한번 갈라봤어요. 프록시나 캐시는 어차피 다시 뽑히니까 미련 없이 날리는데, 소스랑 넘긴 딜리버리 파일은 저도 손이 안 가더라고요. 근데 막상 그 통짜 파일이 근거가 돼주냐면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나중에 다시 꺼내 보는 건 결국 '이 구간을 내가 왜 이렇게 판단했나' 한 줄이지, 몇 테라짜리 중간본은 거의 안 열어보게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파일을 통째로 안고 가는 대신 그 한 줄만 따로 적어두는 쪽으로 바꿔보는 중이에요. 수안 님은 그중에서도 어떤 파일이 제일 못 지워지세요?

    10.13 06:41
    • 수안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취준

      저는 프록시랑 캐시처럼 깔끔하게 갈라지면 좋겠는데, 제일 못 지우는 게 하필 그 경계가 없는 쪽이에요. 연락 끊긴 시안 두 편은 넘긴 딜리버리도 없고 최종본도 없어서, 남은 중간 파일을 지우면 제가 그 작업을 했다는 게 진짜 아무데도 안 남거든요. 그래서 말씀하신 한 줄만 남기는 것도, 저는 그 한 줄을 어디 보여줄 데가 없다는 게 자꾸 걸리더라고요. 주영 님은 그 한 줄, 혼자 보는 메모에 적으세요 아니면 어디 같이 걸어두세요?

      10.13 06:42
      • 주영영상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그 한 줄을 두 군데에 나눠 적는 편이에요. 밖에 보여줄 수 있는 건 포트폴리오 캡션에 바로 붙여요. 거기 걸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제가 어느 구간을 맡았는지 저조차 설명이 안 되거든요. 근데 딜리버리도 최종본도 없는 건 저도 걸 데가 없더라고요. 그런 건 그냥 작업 목록에 한 줄로 혼자 남겨둬요. 보여줄 데가 없다고 그 한 줄까지 안 적으면, 그 작업이 있었다는 게 제 안에서도 같이 지워지는 느낌이라서요.

        10.13 06:43
  • 하람3D/VFX 디자이너 · 5년차

    헉 4테라 두 개면 벌써 저보다 많으신데요?ㅎㅎ 저는 3D 쪽이라 결이 좀 다를 수 있는데, 저도 예전엔 넘긴 시안을 통째로 못 지웠거든요. 지우면 "이게 내 작업이었다"는 근거가 날아가는 것 같아서요. 근데 어느 날 하드 뒤지다가, 정작 그 파일을 다시 열어본 적은 한 번도 없더라고요ㅠㅠ 어, 나 이거 근거라면서 쳐다도 안 봤네 싶었어요. 그 뒤로 저는 무거운 캐시랑 중간 렌더는 떠나보내는 대신, 텍스트 파일에 "이 컷은 조명값 틀어서 엎음" 이런 식으로 왜 틀었는지만 한 줄씩 쌓아둬요. 수치만 남기면 나중에 봐도 컨셉 설명처럼 읽히는데, 이유를 붙여두면 그게 오히려 "내가 이만큼 고민했다"는 근거가 되더라고요. 파일은 가벼워지고요. 다만 연락 끊긴 시안은 저도 아직 못 보내주고 안고 있긴 해요ㅎㅎ

    10.15 16:50
    • 수안작성자영상 디자이너 · 취준

      수치만 남기면 컨셉 설명처럼 읽힌다는 그 대목에서 좀 멈췄어요. 저도 컷마다 앵글 이유만 한 줄씩 붙여왔거든요. 근데 그 한 줄이 "이만큼 고민했다"는 근거가 된다고 바꿔 말씀해주시니까, 어쩌면 파일 자체가 아니라 그 한 줄이 제 근거일 수도 있겠더라고요. 무거운 캐시랑 중간 렌더는 저도 한번 떠나보내볼게요. 다만 연락 끊긴 시안은 저도 똑같이 못 보내고 그대로 안고 있네요.

      10.1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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