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인데요. 얼마 전 처음 외주를 받았을 때 클라이언트분이 레퍼런스를 딱 하나 집어서 "이거랑 거의 똑같이 해주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학생이라 실무 경험이 없어서, 그냥 분위기를 맞춰달라는 건지 아니면 정말 그대로 가져다 쓰라는 건지 감이 안 잡혀서요. 선배님들은 이럴 때 저작권 얘기를 먼저 꺼내시나요, 아니면 톤만 참고하는 쪽으로 풀어가시나요? 솔직한 경험담 듣고 싶습니다 ㅠㅠ
클라이언트가 레퍼런스랑 똑같이 해달라고 하면 어떡하세요?
10.15 11:30조회수 0댓글 11
클라이언트가 그 레퍼런스에서 정확히 뭘 보고 집으셨는지 되물어보셨나요? 저는 인하우스라 외주 계약을 직접 써본 입장은 아니라서, 저작권을 먼저 꺼내라 마라고 단정은 못 드립니다. 대신 '똑같이 해달라'는 말은 저희 쪽에서도 자주 받는데, 그게 레이아웃 구조를 말하는 건지 색·톤 분위기를 말하는 건지 사람마다 전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금액이든 방향이든 결정하기 전에 "이 레퍼런스에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셨어요"를 먼저 물어봅니다. 답이 "여백이 시원해서"면 톤만 참고하면 되는 거고, "이 배치 그대로요"면 그때 비로소 저작권 얘기로 넘어갈 지점이 보이거든요. 증상('똑같이')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이유를 먼저 짚으시면 길이 갈립니다.
사실 그때는 제가 학생이라 겁이 나서 그 질문을 못 꺼냈어요 ㅠㅠ "똑같이"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 색이고 배치고 다 맞추려다 혼자 끙끙댔거든요. 말씀 들으니, 그때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셨어요"만 먼저 여쭤봤어도 여백 얘긴지 배치 얘긴지 갈렸을 텐데 싶네요. 다음 외주 땐 꼭 그것부터 물어보려고요. 근데 상대가 "그냥 이 느낌"처럼 말로 잘 못 짚으시면 그땐 어떻게 좁혀 가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말로 짚게 하지 않고 비교로 고르게 합니다. 저는 프로덕트라 외주 계약을 직접 써본 입장은 아니지만, 사내에서도 "그냥 이 느낌"은 자주 듣거든요. 그럴 땐 같은 요소를 두 안으로 극단까지 벌려서 보여드려요. 여백 넓은 안과 좁은 안 중에 어느 쪽이 덜 거슬리는지만 고르시게 하면, 말로 못 짚던 분들도 손가락은 정확하더라고요. 그렇게 고르신 이유를 제가 한 줄로 받아 적어두면 그게 다음 수정의 기준이 됩니다.
저작권이냐 톤이냐로 가르기 전에, 저라면 "똑같이"가 가리키는 게 뭔지부터 글로 다시 받아두는 쪽이에요. 제품 쪽이라 시각 저작권은 확답을 못 드리겠는데요. 다만 제조사에서 외주 받다 보면 "거의 똑같이"가 사람마다 레이아웃인지 색인지 분위기인지 다 다르더라고요. 구두로 "똑같이"만 들으면 나중에 "이건 다르잖아요" 소리 나와도 꺼낼 근거가 없어서요. 저는 계약서에 없는 말은 없는 셈 치는 편이라, 메일로 "레퍼런스에서 이 요소를 이렇게 참고하겠습니다" 한 줄 받아두면 그 줄 하나로 범위가 잡히더라고요. 규민님은 그 "똑같이"를 서면으로 좁혀두셨어요?
부끄럽지만 그 "똑같이"를 서면으로 좁히긴커녕 구두로 들은 걸 글자 그대로 끌어안고 혼자 색이고 배치고 다 맞추려다 끙끙댔거든요. 메일 한 줄로 요소를 콕 집어 적어두면 범위가 잡힌다는 말씀이 저한텐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라… 혹시 그 한 줄은 제가 먼저 정리해서 "이렇게 참고하겠습니다" 하고 보내는 쪽인가요, 아니면 클라이언트한테 "어디까지가 똑같이예요?"라고 되물어서 받아내는 쪽인가요?
저는 되물어서 받아내는 쪽보단, 제가 먼저 써서 보내는 쪽이에요. "색은 이 톤, 레이아웃은 이 구성, 폰트는 여기까지 참고하겠습니다" 하고 요소별로 한 줄씩 메일에 박아두거든요. 계약서에 없는 말은 없는 셈 치는 편이라, 그 메일이 나중에 "여기까지가 범위였다" 하고 꺼낼 근거가 되더라고요. 되물으면 또 구두로 "거의 똑같이요" 돌아올 수도 있어서, 글자로 제가 먼저 좁혀서 보내두는 게 마음 편하더라고요ㅎㅎ
레퍼런스를 딱 하나만 집어 왔다는 게, 혹시 그분도 뭘 원하는지 정리가 안 된 상태라서 손에 잡히는 걸 하나 던진 건 아닐까 싶지 않으세요. 저는 좀 다르게 보는 게, 저작권이냐 톤이냐를 가르기 전에 이 건에서 제가 뭘 결정할 수 있느냐를 먼저 보거든요. 정말 그대로 베껴 달라는 거면 제가 고른 게 하나도 안 남아서, 나중에 포폴에 이 프로젝트에서 뭘 결정했는지 한 줄도 못 쓰더라고요. 그게 저는 저작권 위험보다 더 마음이 안 놓여요. 그래서 레퍼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받아낸 다음, 거기서 제가 다시 짠 부분을 비고에 한 줄 남겨두는 편이에요. 학생 때 첫 외주시면 더 그 한 줄을 챙기시는 게 나중에 남을 것 같아요.
레퍼런스를 딱 하나만 집어서 "똑같이"라고 하셨다는 대목이 좀 놀라웠어요. 저는 BX 쪽이라 저작권이 변형을 어디까지 허용하는지는 확답을 못 드리겠는데요. 다만 나중에 문제가 터진다면 그게 저작권 다툼이 아니라 "이게 똑같은 거냐 아니냐"라는 사실 다툼으로 먼저 올 것 같아서요. 결과물을 넘겼는데 "레퍼랑 다르잖아요" 소리가 나오면, 그때 "똑같이"가 뭘 가리켰는지 기록이 없으면 규민 님이 불리하거든요. 저도 시안 넘기고 한참 뒤에 색만 바뀌어 다른 데 걸린 걸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아쉬웠던 게 구두로 오간 말은 3주만 지나면 왜 그렇게 정했는지가 먼저 날아가더라고요. 톤이냐 그대로냐를 가르기 전에, 그 자리에서 "색은 여기까지 참고, 레이아웃은 새로" 같은 범위를 한 줄로라도 받아두는 쪽이 저는 편했어요.
저는 프리랜서 10년차인데, 이 상황에서 제일 먼저 걱정되는 건 톤이냐 저작권이냐가 아니라 "그 레퍼런스랑 똑같이 나갔다가 나중에 문제 생기면 누가 책임지냐"예요. 저작권 얘기를 꺼낸다기보다, 저는 그걸 책임 문제로 바꿔서 메일로 남겨둡니다. "이 레퍼런스를 그대로 복제하면 저작권 분쟁 소지가 있어서, 분위기 참고로 새로 구성하겠습니다"라고요. 말로 하면 "그냥 비슷하게 해주세요" 하고 넘어가는데, 글로 남기면 나중에 클라가 "똑같이 하랬잖아" 할 때 방패가 되거든요. 저는 예전에 1차 시안 홀딩해놓고 AI로 변형해서 무단 사용당한 적 있어서 남 얘기 같지가 않네요. 학생이라 겁나는 거 이해해요. 그래도 거절이 아니라 "이렇게 풀면 더 안전하다"로 제안하면 돈 받는 입장이 됩니다. 규민님은 혹시 계약서나 메일로 범위를 받아두셨어요?
솔직히 저는 계약서도 메일도 못 받아뒀어요 ㅠㅠ 그냥 구두로 "비슷하게요" 듣고 끙끙댔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작권을 책임 문제로 바꿔서 글로 남긴다는 발상은 생각도 못 했는데, 거절이 아니라 "이렇게 풀면 더 안전하다"는 제안이 된다는 부분이 특히 와닿네요. 무단 사용 겪으셨다니 남 얘기 아니란 말씀이 더 무겁게 들립니다. 혹시 그 메일 한 줄, 작업 시작 전에 보내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시안 넘길 때쯤 같이 적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저도 첫 외주에서 비슷하게 "이 레퍼 느낌으로요"를 들었는데, 저는 그걸 톤 참고로 멋대로 해석했다가 나중에 "왜 이 버튼 위치가 다르냐"는 말을 듣고 현타 왔거든요ㅋㅋ 그때 깨달은 게, 클라이언트가 "똑같이"라고 할 때 그게 색인지 레이아웃인지 폰트인지 본인도 딱 못 쪼개서 그냥 통째로 가리킨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작권을 바로 꺼내기보다, 저는 그 "똑같이"를 제 쪽에서 "아 이건 여백이 넓고 톤이 차분한 걸 좋아하시는구나"처럼 상태로 바꿔 읽어서 다시 여쭤봐요. 다만 저는 UXUI라 배포 전에 되돌릴 수 있는 쪽이고, 인쇄처럼 한 번 나가면 끝인 작업은 안 해봐서 저작권 선을 어디까지 당겨야 하는지는 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ㅠㅠ 다른 분들 답도 저도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