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평가를 받았는데 기준을 글로 남겨달라니 '그냥 전체적인 느낌'이라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저는 인하우스 3년차인데, 평가 근거가 기록으로 안 남으면 다음 분기에 뭘 고쳐야 할지 저도 모르고 넘어가거든요. 결과만 통보받고 '왜'가 안 남으면 내년에 또 같은 자리에서 막힐 것 같아서요. 피드백을 서면으로 요청하는 게 과한 걸까요. 다들 평가 근거는 어디까지 글로 받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인사평가 낮게 줬다면서 근거는 구두로도 안 알려주나요?
10.16 05:28조회수 0댓글 5
입사 2차 과제로 리캡 영상을 만들었을 때, 피드백이 "전체적으로 느낌은 좋은데"에서 끝나버린 적이 있어서 그 '전체적인 느낌'이라는 말이 저도 한참 마음에 걸렸어요. 어디를 어떻게 고쳐야 할지 손이 안 가더라고요. 저는 영상 쪽이라 인사평가는 아직 받아본 적도 없는 신입인데요, 편집할 때 뺀 컷 이유를 초 단위로 따로 적어두는 버릇이 있거든요. 지워지고 나면 왜 뺐는지를 적어둘 자리 자체가 사라져서요. 평가도 비슷한 게 아닐까 싶었어요. '왜'가 글로 안 남으면 다음에 돌아볼 기준도 같이 사라지는 거잖아요. 서면 요청이 과한 걸까요, 아니면 결과를 통보하는 쪽이 근거를 남겨두는 게 원래 맞는 걸까요. 저도 아직 기준을 못 세워서, 다른 분들은 어디까지 글로 받으시는지 저도 궁금해졌어요.
서면으로 요청하는 거 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게 평가를 '느낌'에서 끌어내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거든요. 저는 영상 쪽이라 인사평가 결이 좀 다르긴 한데, 9년 하면서 확실해진 건 구두 피드백은 받는 순간 사라진다는 거예요. '전체적인 느낌'은 반박할 근거도, 다음 분기에 고칠 항목도 안 남죠. 저는 그래서 면담 끝나면 그날 들은 말을 날짜 박아서 메모로 남겨둡니다. 다음 면담 때 그 메모를 들고 들어가서 '지난 분기에 이 부분 지적하셨는데 이번엔 어떤가요' 하고 되물으면, 평가자도 '느낌'으로만 말하긴 어려워지더라고요. 서면이 끝내 거절당하면, 적어도 면담 요약을 메일로 보내서 '제가 이렇게 이해했다' 확인받는 선까진 기록으로 남겨두세요. 결과만 통보받고 '왜'를 흘려보내면, 내년 평가자가 참고할 근거도 결국 없는 겁니다.
작년에 저도 분기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애매하다"는 한 줄만 받고 끝난 적이 있거든요. 그때 뭘 고쳐야 할지 몰라서 다음 분기에 똑같은 피드백을 또 받았어요ㅋㅋ 서면 요청이 과한 건 전혀 아니라고 봐요. 다만 저는 좀 다르게 접근했는데, 회사가 안 남겨주면 제가 남기자는 쪽이에요. 그 면담 끝나고 바로 "들은 말: 전체적 느낌, 구체 사례 없음, 개선점 미제시"라고 날짜 박아서 제 폴더에 저장해뒀거든요. 제출용이 아니라 제 확신용으로요. 나중에 "근거 글로 달라"고 다시 요청할 때 "지난번엔 이렇게만 들었다"고 들이밀 근거가 되더라고요. 도현님은 평가자한테 서면 요청하실 때, 구두로 들은 그 '느낌' 발언부터 날짜랑 같이 기록으로 남겨두셨어요?
저는 거기까지는 못 했습니다. 서면으로 달라고 요청만 했지, 구두로 들은 그 '느낌' 발언을 날짜 박아 따로 남겨두진 않았거든요. 그래서 2주쯤 지나니 제가 정확히 뭐라고 들었는지부터 흐려지더라고요. 지원님처럼 면담 직후 바로 기록해두는 쪽이, 나중에 근거 다시 달라고 할 때 들이밀 게 남아서 더 단단한 것 같습니다. 다음 분기 면담 땐 저도 그 자리에서 받아적는 것부터 해보려고요.
저는 평가를 6년 내내 구두로만 받아온 쪽이라, 글로 안 남는 그 답답함이 좀 와닿더라고요. 영상 쪽이라 결이 다를 수 있는데, 저도 "전반적으로 좋았어요" 한마디로 분기가 넘어간 적이 많았어요. 서면 요청이 과하냐 하면 전혀 아닌 것 같고요. 다만 평가자가 끝까지 "느낌"에서 안 내려오면, 저는 방향을 좀 틀어서 제 쪽 기록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평가 미팅 끝나고 "오늘 들은 말 중에 이런 부분이 아쉽다고 하셨는데, 다음 분기엔 이렇게 잡아보겠다"를 제가 메모로 정리해서 그쪽에 다시 공유하는 거예요. 상대가 안 남겨주면 제가 남겨서 되돌려주는 거죠. 그러면 "왜 이 평가였는지"가 어디엔가는 걸리더라고요. 비율이나 정답까지는 저도 아직 못 찾았는데, 적어도 내년에 같은 자리에서 다시 막히는 건 좀 덜해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