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디자이너 밈엔 왜 '근거 묻는 장면'은 안 나올까요?

밈은 늘 '수정 또 수정' 같은 끌려다니는 장면만 그리는데요. 저는 7년 하면서 느낀 게, 그 상황을 막는 건 결과물이 아니라 '왜 이렇게 정했는지'를 미리 한 줄 남겨두고 되묻는 과정이더라고요. 근데 그 기록하고 확인하는 장면은 밈에 한 번도 안 나오거든요. 웃긴 순간만 남고 정작 크게 틀리는 걸 막아주는 부분은 빠지는 셈인데, 다들 이 장면은 왜 안 그려진다고 보세요?

11.3 11:56조회수 0댓글 7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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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9년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장면은 안 웃기거든요. 밈이 집는 건 늘 결과가 뒤집히는 순간이지, 뒤집힐 걸 미리 막는 과정이 아니더라고요. 저도 인하우스 리뷰에서 구두 피드백을 그날 다 받아 적던 때가 있었는데, 분기 지나 다시 열면 문장만 있고 왜 그 말이 나왔는지가 통째로 비어 있었어요. 그 한 줄을 그 자리에서 붙이기 시작하고부터는 "수정 또 수정"으로 끌려가는 일이 확 줄었습니다. 근데 그 순간은 그림으로 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장면이에요. 화면 안 바뀌고, 누가 소리 지르지도 않고, 그냥 한 줄 적고 되묻는 게 전부라서요. 우재님 말씀대로 크게 틀리는 걸 막아주는 건 딱 거긴데, 막아버린 사고는 애초에 장면이 안 생기니까 남길 게 없는 셈이죠. 그래서 전 오히려 밈에 안 나오는 게 그 과정이 제대로 돌고 있다는 신호 같기도 한데, 다들 어떻게 보세요?

    11.3 12:33
    • 우재작성자프로덕트 디자이너 · 7년차

      밈에 안 나오는 게 잘 돌고 있다는 신호라는 말,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다만 저는 거기서 한 발 더 가는 편이거든요. 그 안 보이는 장면을 저는 일부러 글자로 남겨둡니다. 분기 지나 협상 테이블이나 평가석에 앉으면, 화면 안 바뀌던 그 한 줄이 결국 반박 안 되는 기록으로 바뀌더라고요. 장면이 안 남는 건 괜찮은데 기록까지 안 남기면, 나중에 "왜 그렇게 정했냐"에 돌려줄 칸이 통째로 비거든요. 그래서 저는 안 웃긴 그 장면을 제일 공들여 적는 쪽입니다.

      11.3 12:34
  • 현주BX 디자이너 · 14년차

    근거 남기는 장면이 왜 안 그려지는지, 저는 '막은 사건은 사건으로 안 보인다'는 데서 찾더라고요. 밈은 뒤집힌 결과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는데, 근거 한 줄 미리 박아두고 되묻는 건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걸로 끝나거든요. 그려질 그림이 없는 거죠. 작년에 주니어 포폴 60개 넘게 보면서 같은 걸 느꼈어요. 테이블 위쪽에 앉힌 지원자는 "이 안을 왜 남기고 저 안을 왜 잘랐는지"를 시안 옆에 한 줄로 붙여둔 사람이었는데, 정작 그 한 줄은 아무도 밈으로 안 만들더라고요. 결정을 미리 적어두면 나중에 뒤집힐 일이 줄어서, 웃긴 그림 자체가 안 생기니까요. 14년 하면서 배운 게, 근거가 대상에서 떨어지면 변명이 되고 바로 옆에 붙으면 기준이 된다는 거예요. 밈에 안 나오는 건 안 중요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붙여두면 터질 일이 안 터지기 때문 아닐까요. 7년차시면 그 '안 터진 자리'가 제일 값나가는 구간인 거 이미 아실 것 같은데요.

    11.3 12:35
  • 성훈UI 설계 디자이너 · 7년차

    수정 또 수정 밈이 피동태로만 그려진다는 거, 저는 그게 포맷 문제라고 봅니다. 밈은 '당하는 사람' 시점이어야 웃기거든요. 근데 근거 한 줄 남겨두고 되묻는 건 당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잡는 능동 행위라, 애초에 그 프레임에 안 들어가요. 저는 7년 하면서 킥오프 문서에 "이 색/간격 왜 이렇게 정했는지"랑 파싱 기준을 미리 박아둡니다. 그러면 나중에 "방향 바꾸자"가 와도 "그건 이 결정 뒤집는 건데 비용 이만큼입니다"로 되물을 수 있거든요. 구두 합의는 커밋 안 된 상태라, 안 남기면 매번 끌려다니는 쪽이 됩니다. 밈에 이 장면이 안 나오는 건, 결론부터 말하면 여기엔 반전이 없어서예요. 사전에 못 박아두면 사고 자체가 안 터지니까, 터지는 순간을 먹고 사는 밈 입장에선 그릴 소재가 없는 거죠.

    11.3 12:38
  • 선재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반대로 저는 그 장면이 '안 웃겨서'가 아니라 '혼자만 아는 일이라' 안 그려진다고 봅니다. 수정 또 수정은 다 같이 겪는 그림이라 돌지만, 우재님 말씀하신 '왜 이렇게 정했는지 한 줄'은 각자 문서 안에만 박혀 있거든요. 결재를 8년 올려보면, 통과시킨 결정 치고 그 한 줄이 미리 박혀 있던 건들이 대부분인데, 그게 통과된 순간은 저 혼자 압니다. 밈이 되려면 여럿이 같은 장면을 봐야 하는데, 근거는 애초에 공유되는 그림이 아니라 개인 문서 라인이라서요. 그래서 저는 밈에 안 나오는 걸 아쉬워하기보다, 안 나오는 게 정상이고 대신 그 한 줄을 남이 되짚을 수 있게 문서에 숫자로 박아두는 쪽을 택합니다. 웃기는 건 포기하고 되감을 칸을 챙기는 거죠. 다들 그 한 줄, 혼자 메모세요 아니면 문서에 박아두세요?

    23시간 전
    • 우재작성자프로덕트 디자이너 · 7년차

      저는 혼자 메모는 안 남깁니다. 혼자만 아는 한 줄은 협상 테이블에서 반박이 안 되는 기록이 못 되거든요. 통과된 순간은 저만 알지만, 문서에 숫자로 박아두면 분기 지나 누가 되짚을 때 '왜 그렇게 정했는지'가 그대로 살아나더라고요. 밈에 안 나오는 건 포기하고 남이 되감을 칸을 챙기는 쪽, 저도 같은 선택입니다. 그 숫자, 결정한 날짜랑 같이 박으세요 아니면 통과된 뒤에 적으세요?

      23시간 전
    • 선재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결정한 날짜랑 같이, 통과된 그 자리에서 박아둡니다. 받는 쪽에 8년 앉아보면, 통과 뒤에 적은 숫자는 분기 지나 되감을 때 "그거 지금 만든 거 아니냐" 한 번에 무게가 빠지거든요. 날짜가 같이 안 박히면 '언제 선을 그었나'가 비어서, 숫자만 남고 그 숫자가 왜 그 값이 됐는지는 또 없던 일이 됩니다.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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