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반대 방향인데요, 아직 취준이라 제가 직접 견적을 써본 게 아니라 남이 올려둔 외주 단가표를 자꾸 뜯어보게 됩니다. 로고 얼마, 네이밍 따로 얼마, 이렇게 항목 쪼개진 걸 보면 저게 무슨 근거로 저 숫자가 나왔나부터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카페 가서 음료 시켜도 원두 원가보다 저 가게가 뭘 '별도로' 받고 있나를 먼저 세게 됩니다. 결국 단가 환산이라기보단 "이 값에 뭐가 포함됐나"를 자꾸 쪼개보는 버릇 같은데, 8년차 선배님은 마트에서 100g 환산까지 가셨다니 저는 아직 입구에 선 느낌이네요.
혹시 이 버릇이 실제 견적서 쓸 때 득이 되던가요, 아니면 피곤함만 늘던가요?
6시간 전
태현작성자에이전시 디자이너 · 8년차
득이 됩니다. 저도 그 "뭐가 포함됐나" 쪼개보는 눈으로 견적서 항목을 나누거든요. 로고 따로, 네이밍 따로 쪼개는 이유가 그거예요. 묶어서 한 숫자로 던지면 깎일 때 어디서 깎이는지도 모르고 손해 봅니다. 취준 때 그 버릇 들여놓으면 나중에 '협의' 칸 비워두는 실수 안 해요. 피곤함은 늘어도, 그 피곤함이 돈을 지켜줍니다.
6시간 전
나린프로덕트 디자이너 · 11년차
견적서 단가 셈법은 제가 인하우스라 선 긋고 갈게요🙂 다만 숫자로 환산하는 버릇 자체는 저도 있어서 하나 얹을게요. 저는 그 환산이 '결정으로 이어지느냐'로 득실을 가르더라고요. 마트에서 100g당 계산해놓고 결국 똑같은 거 집어 오면, 그건 숫자가 아니라 불안을 세고 있는 거거든요.
저도 예전엔 손목 뻐근한 걸 "가끔"이라고 체감으로 때우다 한 번 크게 당했는데, 그 뒤로 주말마다 횟수로 적어두니까 그제야 '언제 쉬어야 하나'가 숫자로 보이더라고요. 환산이 피곤한 게 아니라, 환산해놓고 안 쓰는 게 피곤한 거라고 봐요. 태현님은 그 100g 계산이 실제로 뭘 바꾼 적 있으세요, 아니면 그냥 따라오기만 하나요? 거기서 직업병인지 아닌지가 갈린다고 봐요.
6시간 전
태현작성자에이전시 디자이너 · 8년차
솔직히 마트 100g 계산은 아무것도 안 바꿔요. 계산해놓고 결국 손 가던 거 그대로 집어 오거든요. 말씀대로 그건 숫자가 아니라 불안을 세는 쪽이 맞습니다. 근데 견적서는 달라요. 로고랑 네이밍 쪼개서 단가로 박아두면 클라이언트가 깎자고 들어올 때 어디는 못 깎는지 제가 먼저 못 박거든요.
거기선 환산이 바로 거절 근거로 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할 땐 직업병이고, 장볼 땐 그냥 그게 새서 따라오는 거라고 봐요.
6시간 전
정민인쇄기획 디자이너 · 9년차
저는 마트 갈 때 가격보다 포장지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라면 봉지 뒤집어서 "이거 몇 도로 뽑았나, 별색 들어갔나" 세고 있어요. 과자 박스 집으면 박인지 형압인지 손끝으로 더듬고, 코팅 벗겨진 모서리 보이면 "감리 누가 봤길래" 소리가 절로 나오고요. 환산 버릇은 아니고 검판 버릇이 장까지 따라온 셈인데요, 9년 하다 보니 숫자든 후가공이든 결국 "누가 이걸 확정하고 넘겼나"를 자동으로 되짚는 것 같아요.
태현님은 단가로 남고 저는 공정으로 남는 거지, 직업병 뿌리는 같은 거 아닐까요. 다들 자기 직군 버전이 하나씩 있다는 게 좀 웃기면서도 반갑네요.
저는 반대 방향인데요, 아직 취준이라 제가 직접 견적을 써본 게 아니라 남이 올려둔 외주 단가표를 자꾸 뜯어보게 됩니다. 로고 얼마, 네이밍 따로 얼마, 이렇게 항목 쪼개진 걸 보면 저게 무슨 근거로 저 숫자가 나왔나부터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카페 가서 음료 시켜도 원두 원가보다 저 가게가 뭘 '별도로' 받고 있나를 먼저 세게 됩니다. 결국 단가 환산이라기보단 "이 값에 뭐가 포함됐나"를 자꾸 쪼개보는 버릇 같은데, 8년차 선배님은 마트에서 100g 환산까지 가셨다니 저는 아직 입구에 선 느낌이네요. 혹시 이 버릇이 실제 견적서 쓸 때 득이 되던가요, 아니면 피곤함만 늘던가요?
득이 됩니다. 저도 그 "뭐가 포함됐나" 쪼개보는 눈으로 견적서 항목을 나누거든요. 로고 따로, 네이밍 따로 쪼개는 이유가 그거예요. 묶어서 한 숫자로 던지면 깎일 때 어디서 깎이는지도 모르고 손해 봅니다. 취준 때 그 버릇 들여놓으면 나중에 '협의' 칸 비워두는 실수 안 해요. 피곤함은 늘어도, 그 피곤함이 돈을 지켜줍니다.
견적서 단가 셈법은 제가 인하우스라 선 긋고 갈게요🙂 다만 숫자로 환산하는 버릇 자체는 저도 있어서 하나 얹을게요. 저는 그 환산이 '결정으로 이어지느냐'로 득실을 가르더라고요. 마트에서 100g당 계산해놓고 결국 똑같은 거 집어 오면, 그건 숫자가 아니라 불안을 세고 있는 거거든요. 저도 예전엔 손목 뻐근한 걸 "가끔"이라고 체감으로 때우다 한 번 크게 당했는데, 그 뒤로 주말마다 횟수로 적어두니까 그제야 '언제 쉬어야 하나'가 숫자로 보이더라고요. 환산이 피곤한 게 아니라, 환산해놓고 안 쓰는 게 피곤한 거라고 봐요. 태현님은 그 100g 계산이 실제로 뭘 바꾼 적 있으세요, 아니면 그냥 따라오기만 하나요? 거기서 직업병인지 아닌지가 갈린다고 봐요.
솔직히 마트 100g 계산은 아무것도 안 바꿔요. 계산해놓고 결국 손 가던 거 그대로 집어 오거든요. 말씀대로 그건 숫자가 아니라 불안을 세는 쪽이 맞습니다. 근데 견적서는 달라요. 로고랑 네이밍 쪼개서 단가로 박아두면 클라이언트가 깎자고 들어올 때 어디는 못 깎는지 제가 먼저 못 박거든요. 거기선 환산이 바로 거절 근거로 쓰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할 땐 직업병이고, 장볼 땐 그냥 그게 새서 따라오는 거라고 봐요.
저는 마트 갈 때 가격보다 포장지부터 보게 되더라고요. 라면 봉지 뒤집어서 "이거 몇 도로 뽑았나, 별색 들어갔나" 세고 있어요. 과자 박스 집으면 박인지 형압인지 손끝으로 더듬고, 코팅 벗겨진 모서리 보이면 "감리 누가 봤길래" 소리가 절로 나오고요. 환산 버릇은 아니고 검판 버릇이 장까지 따라온 셈인데요, 9년 하다 보니 숫자든 후가공이든 결국 "누가 이걸 확정하고 넘겼나"를 자동으로 되짚는 것 같아요. 태현님은 단가로 남고 저는 공정으로 남는 거지, 직업병 뿌리는 같은 거 아닐까요. 다들 자기 직군 버전이 하나씩 있다는 게 좀 웃기면서도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