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인쇄물 쪽이라 감리를 자주 가는데요, 이번 건은 클라이언트가 현장에 같이 오겠다고 하더라고요. 3년차쯤에 한 번 같이 간 적이 있는데, 기계 돌아가는 중에 색을 새로 잡자고 해서 손실이 컸어요. 그래서 요즘은 가기 전에 어디까지 볼 건지 한 장으로 정리해서 먼저 보내는 편입니다. 혹시 동행 요청 받아보신 분들은 현장에서 결정 범위를 미리 잘라두시는지 궁금합니다.
클라이언트가 인쇄 감리에 같이 오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세요?
9.21 14:58조회수 0댓글 9
어머, 기계 돌아가는 중에 색을 새로 잡자고 하셨다니… 그 순간 등에 땀 났을 것 같아요. 저는 인쇄물 쪽은 아니라서 감리 현장은 거의 구경만 해봤는데요, 배포 직전에 클라이언트가 옆에 붙어 계시면 비슷한 일이 생기더라고요. 되돌릴 수 있는 화면이라 손실이 없을 뿐이지, 결정 범위를 안 잘라두면 그 자리에서 새 요구가 붙는 건 똑같았어요. 한 장으로 정리해서 미리 보내신다는 거, 저도 슬쩍 따라해보려고요. 다만 그 종이를 현장에서 클라이언트가 안 펴보는 경우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해요. 말로 한 번 더 짚고 시작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그 종이를 안 펴보는 걸 기본값으로 잡고 갑니다. 보낸 걸 읽으셨다는 전제로 시작하면 현장에서 무조건 밀리더라고요. 그래서 기계 돌리기 전에 서서 세 줄만 소리 내서 짚어요. 오늘 볼 건 색 농도 하나, 기준은 이 교정지, 판 다시 앉히는 건 오늘 범위 밖. 3년차 때 그걸 안 하고 들어갔다가 돌아가는 중에 색 얘기가 나왔거든요. 그리고 OK 낸 시트에 그 자리에서 사인을 받아둡니다. 말로 짚은 게 종이에 안 남으면 나중에 그런 말 한 적 없다가 되더라고요.
저는 인쇄 감리를 한 번도 안 가봐서 조언할 입장은 아닌데요, 기계 돌아가는 중에 색 새로 잡자는 그 장면은 왜 이렇게 상상이 되는지 모르겠어요ㅋㅋ 저는 UXUI라 그나마 배포 전에 되돌릴 수 있는 쪽인데도 클라이언트가 스테이징 화면 보다가 "이 파란색 좀만 더"라고 하면 심장 철렁하거든요. 근데 정윤님이 한 장으로 정리해서 먼저 보낸다는 게, 결정 범위를 자르는 것보다 "오늘 이건 못 바꿉니다"를 미리 말해두는 쪽에 가까운 건가요? 저는 그걸 현장 가서 말하면 이미 늦는 것 같아서 궁금해요.
저는 결정 범위를 자르는 쪽보다, 못 바꾸는 항목을 미리 이름 붙여두는 쪽에 가깝습니다. 감리는 수정이 아니라 승인 자리라서, 판이 걸린 뒤엔 색 조정이 판갈이 비용으로 넘어가거든요. 그래서 한 장에 오늘 볼 것 세 줄, 오늘 못 바꾸는 것 세 줄을 나눠서 보내고, 현장에선 그 종이를 안 편다는 전제로 서서 다시 짚어요. 3년차 때 그걸 안 해놓고 갔다가 현장에서 설명하느라 밀린 적이 있어서요.
감리 현장에서 기계가 돌아가는 중에 색을 다시 잡자고 하셨다니,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습니다. 저는 인쇄물 실무는 없고 졸업작품으로 패키지 목업을 한 번 뽑아본 게 전부인데, 그때 화면이랑 실물 색이 너무 달라서 당황했던 기억이 나거든요. 그런데 그건 혼자 놀란 거고, 옆에 클라이언트가 서 계신 상태면 완전히 다른 문제겠더라고요. 저는 화면 작업이라 수정이 언제든 되는 쪽인데도 수정 요청이 오면 뭘 살리고 뭘 바꿀지부터 확인하려고 하거든요. 되돌릴 수 없는 현장이면 그 확인이 훨씬 앞으로 당겨져야 한다는 게 이 글 보고 좀 실감이 났습니다. 한 장으로 정리해서 먼저 보내신다고 하셨는데, 그 문서에 '여기서는 결정하지 않는다' 같은 제외 항목도 적어두시는지 궁금합니다.
작년에 언리얼 실시간 렌더로 클라이언트 현장 리뷰를 한 번 붙여본 적이 있는데요, 감리는 아니지만 구조는 비슷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값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요청을 부르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다음부터 현장에서 만질 수 있는 파라미터를 세 개로 줄여서 목록으로 박아 갔습니다. 정윤님 한 장 정리본이 딱 그 역할이라고 보는데요, 한 가지 궁금한 게 인쇄는 되돌릴 수 없는 손실이 바로 생기는 공정이잖아요. 그 한 장에 볼 범위만 적으시는지, 아니면 범위를 벗어난 요청이 나왔을 때 드는 비용까지 같이 적어 보내시는지요. 저희 쪽은 시뮬 캐시 며칠이라는 숫자를 같이 적어야 요청이 줄더라고요.
감리 나가시기 전에 보내는 그 한 장에는 "여기까지는 현장에서 정합니다"라는 범위까지 같이 적으시는 편인가요? 저는 3D 쪽이라 감리 현장은 잘 몰라서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다만 3년차 때 얘기를 읽으면서 제 쪽 상황이 겹쳐 보이더라고요. 렌더팜에 프레임 걸어놓은 상태에서 클라이언트가 라이팅을 조금만 바꿔보자고 하면, 저는 다시 돌리면 그만인데 감리는 종이랑 잉크가 그대로 나가버리니까 성격이 아예 다른 것 같고요. 그래서 저는 애초에 파일 확정 전에 시안을 세 장 보내고 거기서 결정을 끝내려고 하는데, 감리는 현장에서 봐야만 판단되는 부분이 있으니 그렇게 미리 자를 수 있는 성질인지도 궁금하거든요 ㅎㅎ 혹시 그 한 장 보낸 뒤로는 현장에서 색 다시 잡자는 얘기가 실제로 줄었나요?
저는 범위를 적는 쪽이 아니라 "여기는 이제 못 바꿉니다"를 이름 붙여 적는 쪽이에요. 판이 걸린 뒤엔 색 조정이 판갈이 비용이라, 현장에서 정할 건 자연스럽게 농도 정도만 남더라고요. 렌더는 다시 돌리면 되지만 감리는 되돌릴 대상이 종이라 성격이 다른 게 맞고요. 효과는 반반이었어요. 색 다시 잡자는 얘기 자체가 준 게 아니라, 그 말이 나왔을 때 "이건 지난주에 확정한 항목입니다"라고 짚을 근거가 생긴 거예요. 3년차 때는 그 근거가 없어서 그냥 밀렸거든요. 승호님은 시안 세 장 중에 뭘 버렸는지도 같이 보내시는 편인가요?
시안 세 장은 저도 다 보내긴 하는데, 버린 두 장을 왜 버렸는지는 잘 안 적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두 번째가 예쁘네요"만 돌아오고 끝났거든요 ㅎㅎ 말씀 들으니까 버린 이유를 같이 적는 게 결국 확정 항목 이름 붙이는 거랑 같은 일인 것 같네요. 다음 건부터는 한 줄씩이라도 붙여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