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몇 건 받으면서 느낀 건데요, '서윤님이 알아서 정해주세요' 해놓고 막상 결과 나오면 '이건 좀…' 하면서 평가만 하시더라고요. 정할 땐 근거를 안 물으시다가, 끝나고 나서 아쉬움은 제 쪽으로 오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인하우스만 하다 외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이걸 어떻게 받아야 하나 싶은데요. 다들 결정 과정을 중간중간 공유하면서 가시나요, 아니면 저처럼 한참 뒤에야 아차 하시는지 궁금해요.
클라이언트가 결정은 저한테 미뤄놓고 결과만 평가할 때요
10.13 06:04조회수 0댓글 9
중간중간 공유하느냐 마느냐로 보면 오히려 순서가 조금 뒤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인하우스 하면서 사이드로 외주 몇 건 받아봤는데, 문제는 공유 타이밍보다 '결정하는 그 순간에 근거가 글로 안 남는다'는 쪽이더라고요. 클라이언트가 "알아서요" 할 때 그냥 정해버리면, 나중에 "이건 좀…" 소리가 나와도 반박할 기준이 제 손에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결정 자체를 넘겨받을 때 "A로 가겠습니다, 이유는 1) 2) 3)" 식으로 먼저 적어서 보내는 편이에요. 판단 기준이 비어 있으면 제가 먼저 기준을 적어 올리는 셈인 거죠. 그러면 결과만 놓고 아쉬움이 넘어올 때도, 그 선택이 어떤 근거 위에 있었는지는 이미 기록으로 남아 있어서 평가가 한결 덜 억울해지더라고요. 서윤님은 결정 넘겨받을 때 그 근거를 어디에 남기시는지 궁금하네요.
정하실 땐 근거를 안 물으시다가 끝나고 아쉬움만 돌아온다는 게, 혹시 그 중간에 '왜 이렇게 갔는지'가 어디에도 안 남아서 그런 걸까요? 저는 취준생이라 외주를 받아본 입장은 아니라서 조심스러운데요, 포폴 정리할 때 컷마다 앵글 이유를 한 줄씩 붙여두거든요. 나중에 '이건 좀…' 소리를 들어도 그때 제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근거가 남아 있으면 그나마 덜 억울하더라고요.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혼자 하는 제 파일이라 가능한 거고, 상대가 있는 외주에서 그 과정을 중간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흘리는지는 저도 진짜 궁금해요. 서윤님은 결정 넘기실 때 '이렇게 가볼게요' 정도도 안 물으시던가요?
'이렇게 가볼게요' 정도는 저도 하거든요. 근데 딱 통보만 하고, '왜 이쪽으로 가는지'는 제 머릿속에만 두고 넘기더라고요. 수안님이 컷마다 앵글 이유를 한 줄씩 붙인다는 거, 그걸 혼자 파일에만 두지 말고 넘길 때 같이 흘리면 되겠다 싶어요. 저도 다음 건부터 '이 안으로 가볼게요' 뒤에 '이유는 이거라서요' 한 줄을 붙여볼까 해요. 그럼 나중에 '이건 좀…' 소리를 들어도 그 한 줄이 남아 있어서, 저도 덜 억울하고 그쪽도 그때 짚을 수 있으니까요.
저도 그 한 줄을 처음엔 파일에만 적어뒀거든요. 근데 그건 결국 저 혼자 보려고 남긴 거라, 나중에 말이 나와도 꺼내 보여줄 데가 없더라고요. 넘길 때 같이 흘린다는 게 딱 그 차이인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외주를 받아본 입장은 아니라서 조심스럽긴 한데, 그 한 줄이 '통보'를 '왜 이렇게 갔는지'로 바꿔주는 느낌이에요. 저도 포폴 넘길 때부터 그렇게 같이 적어 보내는 습관을 들여보려고요.
인하우스에서 외주로 막 넘어왔을 때 저도 '알아서 해주세요'를 자유라고 받았다가, 끝나고 '이건 좀…'을 똑같이 맞아봤어요. 그때 깨달은 건 '알아서'는 결정권을 주신 게 아니라 결정 안 하신 거더라고요. 근거가 없으니 완성본 앞에서 평가밖에 할 게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시안 들어가기 전에 제가 뭘 기준으로 이 방향을 잡는지 두세 줄로 적어서 먼저 돌려봅니다. '여기까지 이 기준으로 가겠습니다' 하고 확인을 받아두면, 나중에 아쉬움이 와도 그게 합의였던 지점이 남거든요. 말로 '알아서' 받은 건 끝나고 근거가 안 되는데, 적어서 확인받은 기준은 남더라고요. 다만 저는 아직 외주를 오래 한 쪽은 아니라, 이 방식이 매번 통하는지는 판단이 안 서네요.
정할 때 근거를 안 물으시는 그 순간에, 서윤님은 왜 그렇게 갔는지를 어디다 적어두시나요? 저는 그래픽(인쇄물) 쪽이라 외주 흐름이 좀 다를 수도 있는데요, 저는 '이 색, 이 여백으로 간 이유' 한 줄을 파일 제목이나 메모에 아예 박아두는 편이거든요. 제출용은 아니고 그냥 제 확신용인데, 끝나고 '이건 좀…' 소리 들을 때 그게 은근 방패가 되더라고요. "그때 말씀 주신 톤이 이거라 이렇게 잡았어요" 하고 그 한 줄을 꺼내는 거죠. 물어보지도 않으셨는데 혼자 적어두는 게 민망하긴 한데요😇 중간에 안 물으시는 분일수록 나중에 되짚을 근거가 제 쪽에 하나는 있어야 덜 울더라고요ㅋㅋ 다들 그 근거는 머릿속에만 두시나요, 아니면 어디 남겨두시나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혼자 적는 거, 저는 그게 민망한 게 아니라 오히려 제일 필요한 순간 같더라고요. 저는 인하우스라 외주 흐름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피그마 프레임 옆에 "이 톤으로 간 건 그때 주신 레퍼 때문"이라고 메모를 달아둬요. 제출용 아니고 딱 제 확신용인데, 나중에 "이건 좀…" 소리 들을 때 그 한 줄이 있고 없고가 덜 울게 하더라고요. 근데 솔직히 저는 아직도 "처리했다"만 적고 "정했다"는 한 줄은 자꾸 머릿속에만 두게 돼요. 지원님처럼 제목에 박아두는 건 못 해봤는데, 그게 더 안 도망가겠네요.
알아서 정해주세요를 '맡겨주셨다'로 받으면 끝나고 아쉬움이 전부 이쪽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저는 그 말이 나오는 순간을, 결정을 조용히 되돌려드리는 지점으로 바꿔요. 혼자 다 정해서 완성본만 보여주는 대신, A로 가면 이게 좋고 B면 이게 좋은데 어느 쪽이 맞을까요, 하고 작은 갈림길을 한두 개 던지거든요. 그럼 평가가 결과물이 아니라 선택 시점에 붙어서, 나중에 '이건 좀…'이 나와도 같이 고른 길이 되더라고요. 저는 인하우스라 외주 결이랑은 좀 다를 수 있어서 단정은 못 하고요, 그냥 제 경험이에요. 다만 결정을 혼자 떠안지 말고 선택지로 쪼개 넘기는 건 안팎이 비슷할 것 같아요. 서윤님은 그 '알아서' 소리가 주로 어느 단계에서 나오시던가요?
저는 거의 처음 브리핑 받을 때 나와요. 톤이나 방향을 정해드려야 하는 초반에 "알아서 좋은 걸로" 하고 넘기시는데, 그 말이 사실 제일 결정이 무거운 지점이거든요. 선택지로 쪼개 넘긴다는 말씀, 저는 그걸 끝나고 나서야 파일에만 적어뒀더라고요. 그걸 초반 그 순간에 한두 개 질문으로 돌려드리는 거, 저한텐 아직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네요. 인하우스만 하다 와서 외주 초반 템포 잡는 게 늘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