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상세페이지 아이콘을 GPT로 뽑아봤는데요, 투명 배경 대신 체크무늬가 픽셀로 박혀 나와서 결국 다시 누끼를 땄거든요. 저한테 AI는 무드보드나 레퍼런스 뽑는 보조 도구지, 시안에 바로 넣는 건 아직 못 하겠더라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클라이언트분이 'AI 쓰면 단가 조정해야 하지 않나요' 하시는데, 기획이랑 디렉팅은 결국 제 몫이라 깎을 근거는 아닌 것 같은데도 바로 답을 못 하고 말았어요. 다들 이런 말 들으면 어떻게 답하세요? 경험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I 썼다고 단가 깎자는 클라이언트, 어떻게 답하세요?
10.8 03:58조회수 0댓글 7
저도 지난달 크몽 상세페이지 건에서 똑같은 소리 들었거든요. 아이콘 몇 개 AI로 초안 뽑은 걸 클라이언트가 어깨너머로 보시더니 "이거 금방 나오는 거면 단가 좀" 하시더라고요. 근데 그 체크무늬 누끼 다시 따는 거, 색 톤 맞추는 거, 결국 손 가는 건 똑같았어요. 저는 그때 "AI로 아낀 시간은 시안 횟수를 늘리는 데 썼습니다"라고 작업 과정을 보여드렸거든요. 뽑은 초안 열두 개 중 왜 이걸 골랐는지 기준을 말하니까 단가 얘기가 쏙 들어가더라고요. 결과물이 아니라 기획·디렉팅에 돈 내시는 거라는 걸 "도구 바뀌었다고 판단까지 외주 준 게 아니다"로 풀면 좀 먹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건 포폴용으로 단가 낮게 받던 초기 클라이언트 얘기라, 리테이너처럼 관계가 긴 경우엔 어떻게 선을 그으시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투명 배경인 줄 알았는데 체크무늬가 픽셀로 박혀 나왔다는 대목에서 좀 놀랐어요. 결국 누끼를 다시 떴으면 AI가 시간을 줄인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쓰게 만든 거잖아요. 저는 그래픽 쪽이라 상세페이지 외주는 성격이 좀 다를 텐데, 단가 얘기는 "AI가 몇 시간을 줄였느냐"가 숫자로 안 나오면 깎을 근거가 아니라고 봅니다. 레퍼런스·무드보드 보조로 쓴 거면 줄어든 공정 자체가 없는 거고요. 저라면 "초안 1차는 AI로 당겼지만 누끼랑 디렉팅은 그대로 들어갔다"를 공정 한 줄로 정리해서 먼저 보내는 쪽입니다. 말로 설명하면 자꾸 뒤집히는데, 어느 줄이 안 줄었는지 적어서 넘기면 상대가 깎을 자리를 못 찾더라고요. 서연님은 그 자리에서 뭐라고 받아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AI 구독료를 매달 개인 카드로 몇 만원씩 내고 있는 입장이라, 그 말씀이 좀 걸리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AI가 줄여준 건 손 작업 시간이지 판단 시간이 아니다"로 끊어요. 서연 님도 이번에 체크무늬 누끼 다시 뜨신 것처럼, 아이콘을 뽑는 30분이 아니라 그걸 시안에 쓸지 버릴지 고르는 디렉팅에 시간이 들어가잖아요. 저는 견적을 낼 때 실행 공수랑 기획·검수 공수를 아예 줄을 나눠서 적어두는데요, 깎자는 말이 나오면 "줄어든 건 이쪽 줄이고, 깎자는 건 저쪽 줄"이라고 가리킬 수 있어서 대화가 훨씬 빨라지더라고요. 근거를 먼저 적어두면 깎는 기준도 결국 제가 먼저 쥐게 되거든요. 혹시 서연 님은 견적서에 공수를 항목별로 나눠 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한 덩어리로 내시나요?
저는 예전엔 한 덩어리로 냈다가 3년차 때 단가표에 '반응형 여부' 한 줄 때문에 작업량이 두 배가 됐던 적이 있거든요. 그 뒤로는 말씀하신 것처럼 실행이랑 기획·검수를 줄을 나눠서 적어요. 다만 저는 거기에 '수정 2회까지'처럼 숫자를 같이 박아두는 편이에요. 범위를 명사로만 적으면 꼭 거기서 새더라고요. 깎자는 얘기가 나와도 '줄어든 건 실행 쪽, 기획은 그대로'라고 가리킬 수 있어서, 저도 그 방식에 한 표 던지게 되네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깎을 근거가 아니라고 봅니다. 8년 동안 견적서를 받는 쪽에 앉아 있었는데, 견적서에 "어떤 도구를 썼다"는 줄이 적힌 건 본 기억이 없거든요. 적히는 건 결과물 사양이지 도구가 아닙니다. 그러니 AI를 이유로 단가를 조정하자는 건 셈의 단위가 틀린 거죠. 오히려 반대로 읽힙니다. 체크무늬 누끼를 다시 떴다는 그 시간은 견적서 어디에도 안 적히는데, 안 적힌 항목은 협의 대상이 아니라 없는 일이 되거든요. 제가 시안을 직접 만드는 쪽은 아니라 그 재작업 시간이 얼마인지는 단언 못 드리겠는데요, 받는 쪽에서 답을 한다면 "도구가 아니라 사양에 값을 매긴다"는 한 줄로 끊습니다. 도구 값으로 깎자는 논리면 뒷수습 시간도 같은 칸에 올려야 맞는 거고요. 다들 그 뒷수습 시간은 어디에 적으세요?
맞아요, 그 뒷수습 시간은 저도 견적서 어디에도 못 적었거든요. 체크무늬 다시 뜬 그 한 시간은 결국 제 시급만 깎아먹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도구 칸을 아예 안 만들고, 수정 2회·검수 1회처럼 회차 숫자로 적어요. 그 회차 안에 뒷수습까지 묻어두면 적어도 '없는 일'은 안 되더라고요. 받는 쪽에서는 그 회차 한 줄을 어떻게 읽으시는지 궁금해요.
저도 지난주에 아이콘 몇 개를 GPT로 돌려봤다가 투명 배경이 체크무늬로 박혀서 결국 키샷으로 따로 뽑았는데, 그 다시 작업한 시간은 어디에도 안 남더라고요. 저는 아직 취준 중이라 단가 협상까지는 못 해봤는데,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AI는 결과물을 빨리 뽑아주는 거지 뭘 넣고 뭘 뺄지 판단하는 건 그대로 사람 몫으로 남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판단이 정작 견적서엔 한 줄도 안 적혀서, 깎자는 말이 나왔을 때 가리킬 항목이 없는 게 더 곤란한 지점 아닌가 싶었습니다. 혹시 기획이나 디렉팅을 견적서에 따로 칸으로 떼어 적어두시는 편인지, 아니면 그냥 한 덩어리로 내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