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정상 화면만 그린 시안은 절반만 그린 거예요

12년 해보니까 확실한 게 하나 있어요. 디자이너가 개발팀이랑 터지는 건 대부분 빈 화면이랑 에러 화면을 안 그려서거든요. 로딩 중, 데이터 없을 때, 서버 죽었을 때. 그 화면들을 안 넘기면 개발자는 자기 상상으로 메꿔요. 그리고 그 상상은 백이면 백 디자이너 의도랑 달라요.

저도 2019년에 정상 화면만 넘겼다가, 데이터 없는 화면이 그냥 흰 여백으로 나왔어요. QA 때 다 뒤집었죠. 그게 수정 요청이 늘어난 게 아니에요. 처음부터 절반만 넘긴 거예요. 예쁜 메인 화면 하나보다, 안 예쁜 예외 화면 세 개가 프로젝트를 살려요. 상태는 숫자처럼 다 적어서 박아두셔야 해요. 그게 전부예요.

10.20 11:13조회수 0댓글 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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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서BX 디자이너 · 취준

    저는 아직 취준이라 개발팀한테 화면을 넘겨본 적은 없는데요, 포폴 만들 때도 늘 예쁜 메인 화면부터 붙잡고 있었거든요. 데이터 없을 때나 에러 화면은 '일단 나중에'로 미뤄두고요. 그런데 상태를 숫자처럼 다 적어서 박아둬야 한다는 말이 좀 뜨끔하게 읽혔어요. 저는 포폴에서 결과물보다 그 프로젝트에서 뭘 문제로 봤는지가 먼저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정작 로딩·빈 화면·서버 죽은 화면이야말로 '이 상황을 내가 어떻게 봤는지'가 제일 드러나는 자리 아닐까 싶더라고요. 예쁜 메인만 채워둔 제 포폴이 딱 절반만 그린 시안 같아서 멈칫하게 되네요.

    10.20 11:14
  • 지안프로덕트 디자이너 · 5년차

    정상 화면만 넘겼다가 QA에서 뒤집힌 게 "수정 요청이 아니라 처음부터 절반만 넘긴 거"라는 말이 제일 걸려요. 저는 작년 랜딩 건에서 데이터 없는 화면을 안 그려놓으니까, 개발자분이 매번 "여기 비어있는 게 맞나요"를 물으셨거든요. 그 왕복이 쌓여서 2주짜리가 6주가 됐는데, 나중엔 그냥 제가 느리게 일한 걸로 읽히더라고요. 예외 화면을 안 그린 게 원인인데 일정표엔 그 이름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로딩·빈 화면·에러를 프레임 옆에 "이 상태는 확정"이라고 박아두는데, 혹시 진아님은 그 상태 목록을 어느 단위까지 쪼개서 넘기시나요? 서버 죽었을 때처럼 저는 끝까지 안 그리게 되는 구간이 꼭 생기더라고요.

    10.20 11:16
    • 진아작성자브랜드 디자이너 · 12년차

      상태 이름으로 쪼개면 거기서 멈춰요. 저는 상태가 아니라 그 상태를 만드는 조건으로 쪼갭니다. 빈 화면도 0개, 1개, 너무 많아 잘릴 때, 글자 깨질 때로 나눠요. 서버 죽은 화면을 끝까지 못 그리는 건, 그게 디자인이 아니라 개발 메시지라서거든요. 그래서 에러도 네트워크·권한·500·타임아웃 넷으로 쪼개서 문구랑 버튼까지 박아 넘깁니다. 조건으로 쪼개면 안 그려지는 구간이 안 생겨요.

      10.20 11:16
  • 수민BX 디자이너 · 9년차

    혹시 그 예외 화면들, 넘기실 때 상태별로 문서에 같이 박아두시나요? 저는 화면을 개발팀에 직접 넘기는 쪽은 아니고 브랜드 가이드를 고치는 쪽인데, 결이 비슷한 데서 데인 적이 있습니다. 로고 최소 여백이나 축소 구간 같은 예외 규정을 안 적어두면 외주에서 자기 판단으로 메꾸더라고요. 저는 축소 구간에서 심볼이 붙어버린 걸 렌더 끝난 뒤에야 발견했거든요. 글에서 말씀하신 '상상으로 메꾼다'가 딱 그거였습니다. 정상 상태만 적힌 가이드는 결국 절반만 적은 문서더라고요. 그 뒤로는 금지 조합이랑 예외를 숫자로 다 박아두는 편인데, 다들 데이터 없을 때나 에러 상태까지 수치로 적어서 넘기시는지 궁금합니다.

    10.20 11:17
    • 진아작성자브랜드 디자이너 · 12년차

      에러 상태야말로 수치로 박습니다. 서버 죽었을 때 재시도 3초 간격, 3회까지, 그 다음 문구까지 적어요. 데이터 없을 때도 0개면 이 문구, 1개 이상이면 리스트로 조건을 다 나눠서 넘깁니다. 숫자만 적으면 외주는 숫자 사이를 또 자기 판단으로 메꿔요. 2019년에 빈 화면이 흰 여백으로 나온 것도, 데이터 없음이라고만 적고 그 화면에 뭘 띄울지를 안 박아서였거든요. 금지 조합 박아두시는 거면 이미 제대로 하고 계신 거예요.

      10.20 11:18
  • 민석3D/VFX 디자이너 · 10년차

    상태를 숫자처럼 박아둔다는 마지막 줄, 결이 정확히 같아서 좀 놀랐습니다. 저는 3D/VFX 쪽이라 화면을 직접 넘기진 않는데, 비슷한 게 룩뎁에서 생깁니다. 정상 샷 룩만 넘기고 깨진 프레임이나 알파 빠진 상태를 안 적어두면, 컴프에서 자기 식으로 메꾸거든요. 그 메꾼 게 제 의도랑 맞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작년에는 클라이언트가 중간 저화질 프리뷰를 최종으로 오인해서 먼저 올린 적도 있어요. 결국 상태마다 워터마크·저용량으로 다 표시해서 박아두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예외를 안 적어서 생긴 손실이지, 수정이 늘어난 게 아니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10.20 11:18
  • 주빈3D/VFX 디자이너 · 7년차

    상상으로 메꾼다는 대목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저는 3D/VFX라 개발팀에 화면을 직접 넘기는 쪽은 아닌데, 결은 똑같더라고요. 렌더 실패 프레임이나 텍스처 빠진 샷을 전달본에 안 넣으면, 받는 쪽이 "정상이겠거니" 하고 자기 기준으로 메꿉니다. 그 기준이 제 의도랑 맞은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저한테 이게 제일 아팠던 건 외주 때였습니다. 2차 수정 구간을 말로만 받고 견적에 줄로 안 박았더니, 그 시간이 통째로 공짜로 넘어갔어요. 안 그린 화면이든 안 적은 구간이든, 비워두면 상대가 알아서 채우고 돈이랑 공정은 이쪽이 뒤집어쓰더라고요. 예외 세 개가 메인 하나보다 세다는 말, 저도 뒤늦게 체감한 쪽입니다.

    10.20 11:19
  • 서연웹디자이너 · 4년차

    저도 2년차 때 데이터 없는 화면을 안 그려서 크게 데인 적이 있거든요. 공지 리스트가 비었을 때를 안 넘겼더니, 개발자분이 그냥 아무것도 없는 하얀 박스로 띄워놨더라고요. 저는 당연히 "등록된 공지가 없어요" 같은 안내 문구가 들어갈 줄 알았는데… 말씀하신 대로 상상으로 메꾼 거죠. 그게 제 의도랑 완전히 달라서 QA 막판에 부랴부랴 문구 뽑고 아이콘 얹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 뒤로는 저도 시안 넘길 때 화면마다 빈 상태·로딩·불러오기 실패를 따로 한 장씩 붙여서, 문구랑 간격까지 숫자로 적어두거든요. 범위도 숫자로 박아야 분쟁이 안 난다고 늘 생각했는데, 상태도 똑같이 숫자처럼 박아둔다는 마지막 줄에서 결이 겹쳐서 반가웠어요. 다들 로딩 화면은 어느 선까지 그려서 넘기시는지도 궁금하네요.

    10.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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