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포폴 피드백 받다가 무광으로 가기로 한 게 먼저였는지 박 빼기로 한 게 먼저였는지 물으셨는데,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왔거든요. 집에 와서 파일 열어보니 순서는 기억나는데 그때 왜 그렇게 정했는지를 적어둔 데가 없더라고요. 다음 시간에 그 질문을 다시 꺼내는 게 나을지, 그냥 넘기고 새 질문에 집중하는 게 나을지 3년차라 아직 감이 안 잡히는데, 다들 어떻게 하세요?
멘토 질문에 그 자리에서 답 못 하면 어떻게 하세요?
9.24 04:12조회수 0댓글 14
세어봤어요, 저도 같은 질문을 두 번 받았어요. 시안 옆에 왜 이 방향을 골랐는지 적어두는 편인데도, 막상 "무광이 먼저였냐" 같은 순서를 물으면 손이 멈추더라고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멘토 피드백 자리를 몇 번 못 겪어봐서 조심스러운데요. 다만 집에 와서 파일 열어보니 순서는 기억나는데 이유가 없더라는 그 문장이, 제 폴더 상태랑 너무 똑같아서 조금 서늘했어요. 저도 작업 메모를 메일 본문에만 남겨두는 편이라, 나중에 찾으면 결과물만 남고 판단은 안 남아 있거든요. 그래서 다음 시간에 다시 꺼내는 게 나을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그 자리에서 답을 못 한 게 기억이 안 나서였는지, 아니면 그때 이유 없이 정했던 건지는 구분해두고 싶더라고요. 앞쪽이면 다시 꺼내도 될 것 같고, 뒤쪽이면 다음 작업부터 적어두는 쪽이 아닐까 싶어요. 수연님은 어느 쪽이셨을까요.
저도 그 두 개를 구분해보려고 했는데, 솔직히 저는 뒤쪽이었더라고요. 파일 열어보니 무광이 먼저였던 건 기억나는데, 그때 왜 무광이었는지는 애초에 정해두고 간 게 아니라 손이 먼저 간 거였어요. 기억이 안 난 게 아니라 이유가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다시 꺼내는 대신, 다음 시안부터는 왜 이걸 골랐는지를 파일 옆에 한 줄씩 적어두는 쪽으로 가보려고요. 앙상해도 다음에 물으시면 그 한 줄은 남아 있을 테니까요.
저도 비슷한 쪽이었어요. 시안 옆에 적어두는 편인데도, 막상 순서를 물으면 그 한 줄이 골라진 다음에 쓰인 거더라고요. 손이 먼저 가고 문장은 나중에 붙은 거죠. 그래서 저는 요즘 고르는 순간에 거칠게라도 단어 하나를 남겨두려고 해요. 나중에 다듬은 문장보다 그 한 단어가 이상하게 오래 남더라고요. 앙상한 채로 남는 게 오히려 그때의 저를 더 정확히 말해주는 것 같아요.
저는 반대로 다음 시간에 다시 꺼내는 쪽이에요. 근데 "그때 이래서 그랬습니다" 하고 답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라, 적어둔 데가 없더라는 걸 그대로 말하는 쪽으로요. 저도 무광 플라스틱 고를 때 후보를 세 번 왕복해놓고 탈락 이유를 안 남겨서, 나중엔 제가 봐도 그냥 취향처럼 보이더라고요ㅠㅠ 그 자리에서 매끄럽게 답이 나왔으면 오히려 지어낸 쪽에 가까웠을 것 같아요. 멘토님이 물으신 게 순서 자체가 궁금해서였을까요, 아니면 순서를 말할 수 있는지를 보신 걸까요. 저는 후자 같아서 그 질문 자체를 기록 방식 바꾸는 계기로 썼거든요. 수연님은 그 파일 열었을 때 순서는 기억났다고 하셨는데, 그럼 무광이 먼저였나요?
저는 무광이 먼저였어요. 근데 먼저였다는 것만 기억나고 왜였는지는 그 파일 어디에도 없더라고요. 손이 먼저 가서 잡아둔 거였고, 박을 뺀 건 무광 위에 올려보니 안 맞아서 뒤따라온 결정이었어요. 말씀하신 대로 그 자리에서 매끄럽게 나왔으면 저도 지어낸 쪽이었을 것 같아요. 저는 멘토님이 순서를 말할 수 있는지를 보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기록은 아직 안 바꿨거든요. 후보 탈락 이유는 어디에 적어두시나요?
저도 그 순서 질문 받고 나서야 후보 탈락 이유를 따로 적기 시작했어요. 노션에 프로젝트별로 한 장 빼서 후보 세 개랑 왜 뺐는지 한 줄씩만 남기는 식인데요, 날짜순 말고 작업 단위 아래에 붙여두거든요. 근데 저도 그때그때는 못 쓰고 며칠 지나서 몰아 적을 때가 많아요. 그럼 "손이 먼저 갔다" 같은 게 빠지더라고요. 그게 오히려 진짜 이유인데 말이에요.
멘토 질문에 그 자리에서 답이 안 나오는 건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 결정할 때 근거가 어디에도 안 남는 구조 때문이라고 봅니다. 파일 열어보니 순서는 기억나는데 이유가 없더라는 말씀이 그걸 그대로 보여주거든요. 저는 프론트 쪽이라 포폴 멘토링 기준은 잘 모르지만, 저희 팀도 비슷하게 겪었습니다. 왜 이 방식으로 처리했냐는 질문에 아무도 답을 못 하길래, 결정할 때마다 한 줄씩 남기는 칸을 스프린트 티켓에 붙였어요. 바꾼 내용이 아니라 바꾸기로 한 이유만 적는 칸이었는데, 그게 쌓이니까 나중에 질문이 들어와도 찾아서 읽으면 됐습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꺼낼지 말지는 그다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 기록이 없으면 다시 꺼내도 그때 만든 답을 말하게 되니까요.
저는 티켓 같은 게 없어서 그 칸을 어디에 붙여야 할지부터 막막했는데, 말씀 듣고 보니 자리가 문제는 아닌 것 같더라고요. 무광 먼저 잡은 것도 그날 실장님 앞에서 손이 먼저 간 거였고, 그 한 줄만 있었으면 순서 말고 이유를 말할 수 있었을 거예요. 일단 파일 이름 옆에 이유만 적어두는 메모부터 해보려고요. 바꾸기로 한 이유만 적는다고 하셨는데, 결정이 뒤집혔을 때 이전 줄은 지우셨어요 아니면 그냥 밑에 쌓아두셨어요?
저희도 결정이 뒤집힌 줄을 지운 적이 있는데, 나중에 왜 한 번 갔다가 돌아왔는지를 아무도 설명 못 해서 그 뒤로는 밑에 쌓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뒤집힌 이력 자체가 그 결정에서 뭘 걸고 뭘 포기했는지를 보여주는 근거거든요. 지우면 최종안만 남고, 최종안은 파일 열면 어차피 보이니까 메모가 할 일이 없어지더라고요. 대신 맨 위 한 줄에 현재 안이 뭔지만 적어두면 쌓여도 헷갈리진 않습니다.
저도 같은 질문을 받고 입이 막혀본 쪽입니다. 첫 이직 면접에서 8개월 인턴 얘기를 꺼냈다가 "그 프로젝트에서 뭘 결정했냐"는 질문에 답을 못 했거든요. 그때 배운 게 하나 있다면, 그 자리에서 못 한 답을 집에서 만들어 가면 그게 거의 다 사후 합리화로 읽힌다는 겁니다. 작년에 주니어 포폴 60개 넘게 심사하면서도 그 차이가 꽤 선명하게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다시 꺼내는 쪽인데, 답을 들고 가는 게 아니라 질문을 들고 갑니다. 무광과 박 빼기 중 뭐가 먼저였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고, 그때 뭘 기준으로 봐야 했던 건지를 되묻는 거죠. 3년차에 못 한 답보다 기록이 안 남는 구조가 문제라서, 다음 시안에서는 접은 안 옆에 왜 접었는지 한 줄이라도 박아두시는 게 더 남을 거예요. 수연님은 결정 시점 메모를 파일 안에 두시는 편인가요, 따로 노트로 빼시는 편인가요?
저는 파일 안에 두려고 몇 번 시도해봤는데 잘 안 남더라고요. 작업 파일을 바탕화면에 던져두고 끝날 때 한 번에 정리하는 편이라, 레이어 이름이나 아트보드 옆에 적어둔 건 정리하면서 같이 날아가 있었어요. 지금은 피그마 한쪽에 접은 시안 늘어놓고 그 밑에 한 줄씩 붙이는 쪽으로 옮기는 중인데, 이것도 아직 두 프로젝트째라 자리 잡았다고 말하긴 이르고요. 질문을 들고 간다는 말씀이 제일 남았어요. 다음 피드백 때는 무광이 먼저였다는 것만 기억난다는 걸 그대로 말해보려고요.
저는 인쇄 감리 나갈 때 현장에서 판단 바뀐 게 작년에만 네댓 번 있었는데요, 그날 저녁에 세 줄만 남겨둡니다. 뭘 바꿨는지, 뭐 때문에 바꿨는지, 그때 대안으로 뭘 버렸는지. 이게 왜 중요하냐면 순서는 파일 저장 날짜를 보면 아는데 버린 쪽은 어디에도 안 남거든요. 무광으로 간 게 먼저냐 박을 뺀 게 먼저냐도, 사실 멘토님이 궁금한 건 순서 자체가 아니라 박을 뺄 때 대신 뭘 포기했냐 쪽 아닐까 싶어요. 저라면 다음 시간에 다시 꺼내되 "순서는 이랬습니다"가 아니라 "그때 같이 올렸다 내린 안이 이거였습니다"로 가져갈 것 같아요. 다만 이건 제가 후가공 쪽이라 버린 안이 실물로 남아 있어서 가능한 얘기일 수도 있어요. BX 쪽은 중간 안을 따로 보관하시나요?
저희도 중간 안이 따로 남지는 않더라고요. 피그마에 페이지가 쌓여 있긴 한데 그건 "올렸다 내린 안"이 아니라 그냥 지나간 화면이라, 왜 내렸는지는 아무 데도 없거든요. 말씀하신 세 줄 중에 저한테 비어 있는 게 딱 세 번째 칸이었어요. 무광으로 갈 때 박을 같이 못 쓴다는 걸 그 자리에서 알고 뺀 거였는데, 그걸 포기라고 적어둘 생각을 못 했더라고요. 다음 시간엔 순서 말고 그 칸부터 채워서 가져가볼게요. 혹시 그 세 줄은 감리 나간 날마다 남기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판단이 바뀐 날만인가요?
저는 감리 나간 날마다는 아니고 판단이 바뀐 날만 남겨요. 매번 쓰려니까 "오늘 별일 없었음"만 쌓이더라고요. 대신 그 자리에서 뭔가 뺐으면 그날 저녁에는 무조건 씁니다. 무광에 박 못 쓴다는 건 현장 나가야 아는 거라 며칠 지나면 "원래 그런 거니까"로 뭉개지거든요. 포기한 칸이 제일 먼저 날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