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편집 4년차인데요, 멘토님이 그 자리에서 짚어주신 건 바로 이해가 되거든요. 근데 희한하게 몇 주 뒤 다른 작업을 하다 보면 그 피드백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머리로는 알겠는데 손은 예전 습관대로 가는 느낌이랄까요… 혹시 받은 피드백을 다음 작업에서 바로 꺼내 쓰시는 편이세요? 저만 자꾸 리셋되는 것 같아서 감이 안 잡혀서요.
작년에 포트폴리오 아홉 편을 봤는데, 피드백 받은 흔적이 "다음 작업에 살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머리는 아는데 손이 예전대로 간다는 말, 절반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커머스 8년차인데 제 경우 안 떠오르는 게 아니라, 떠오를 자리에 아무것도 안 적어둔 거였거든요.
멘토가 짚어준 순간엔 "왜 이게 문제인지"가 같이 있는데, 며칠 지나면 결과만 남고 그 기준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피드백 받은 자리에 고친 내용 말고 "무슨 기준으로 틀렸다고 했는지"를 한 줄로 박아둡니다. 다음 작업에서 꺼내지는 건 피드백 문장이 아니라 그 한 줄이더라고요. 유나님은 피드백 받으실 때 결과만 메모하세요, 아니면 이유까지 적어두시는 편이세요?
10.15 13:29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솔직히 예전엔 고친 결과만 적어뒀거든요. 근데 말씀하신 그대로, 며칠 지나면 '뭘 어떻게 바꿨다'만 남고 왜 그래야 했는지는 통째로 날아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인쇄물 찍어 메모할 때도 '자간 떠서 가독성 깨짐'처럼 무슨 기준으로 걸린 건지 한 줄을 같이 박아둬요. 신기하게 다음 작업에서 손이 먼저 반응하는 게 딱 그 한 줄이더라고요.
10.15 13:29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신기하게 저도 4~5년차까지는 똑같이 리셋됐거든요. 그 자리에서 고개는 끄덕였는데 다음 작업 가면 손이 옛날 버릇대로 가더라고요. 제 경우엔 피드백을 "기억"으로 두는 한 거의 안 남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들은 걸 그날 바로 체크리스트 한 줄로 바꿔 적었거든요.
저는 2019년에 코팅 누락으로 380 날린 뒤에 만든 인쇄 체크리스트가 지금 여덟 줄인데, 전부 "한 번 틀려서 추가된 줄"입니다. 멘토 피드백도 똑같이, "다음엔 조심" 말고 "표지 들어가기 전 별색 도수 확인" 같은 작업 순서 한 줄로 못 박아두면 손이 먼저 찾더라고요. 머리는 까먹어도 문장은 안 까먹거든요.
혹시 받은 피드백을 문장으로 따로 적어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머리로만 기억하시는 편인가요?
10.15 13:30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코팅 누락으로 380 날린 줄이 체크리스트가 됐다는 대목에서 머리가 끄덕여졌어요. 저도 예전엔 머리로만 담아뒀는데, 며칠 지나면 "조심하자"만 남고 정작 손은 옛날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인쇄물 찍어 메모할 때 "표지 앞 별색 도수 확인"처럼 작업 순서로 한 줄 박아두거든요. 말씀처럼 머리는 까먹어도 문장은 안 까먹으니까요.
혹시 그 여덟 줄은 작업 전에 매번 펼쳐 보시는 편이세요?
10.15 13:31
인호그래픽 디자이너 · 11년차
작업 전에 매번 펼쳐 보진 않습니다. 처음엔 저도 열어봤는데, 그렇게 "보자"고 마음먹는 단계가 하나 더 끼면 바쁠 때 그냥 건너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여덟 줄을 따로 안 보고, 인쇄 들어가기 전 교정지 보낼 때 쓰는 체크 양식 안에 "표지 별색 도수" 같은 식으로 아예 박아뒀습니다. 펼쳐 보는 게 아니라 그 공정에 안 넣으면 다음으로 못 넘어가게요.
결국 제가 기억하려고 애쓰는 줄은 몇 달 지나면 다 날아가더라고요.
10.15 13:31
주영영상 디자이너 · 5년차
저도 "톤이 좀" 같은 반려를 받고 다음 작업에서 멀쩡히 또 같은 데서 걸린 적이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피드백을 받으면 고칠 항목으로 적는 대신 "선배가 왜 이 컷을 버리라고 했나"처럼 판단 한 줄로 바꿔서 타임라인 메모에 박아두거든요. 항목으로 적어두면 그 파일을 다시 안 열게 되는데, 판단으로 남기면 다음에 비슷한 컷 만질 때 그 질문이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영상 쪽이라 편집 쪽 결이랑 좀 다를 수 있는데, 피드백 자체보다 그걸 제 말로 한 번 번역해 둔 건만 다음 작업까지 살아남는 것 같아요. 유나 님은 받은 피드백을 그 자리 표현 그대로 적어두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본인 말로 바꿔서 적으세요?
10.15 13:32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저는 예전엔 선배가 말한 표현 그대로 적었거든요. 근데 "톤이 좀" 이런 건 그 자리 말이라, 며칠 지나면 무슨 톤이었는지 저도 가물가물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영 님처럼 "왜 이 여백을 답답하다고 했을까"로 바꿔서 인쇄물 찍은 메모 옆에 한 줄로 남겨두는데, 확실히 판단으로 적어둔 건 다음 판형 잡을 때 질문 먼저 떠올라요.
혹시 그 번역, 작업 끝나고 몰아서 하세요,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적으시는 편이세요?
10.15 13:32
주영영상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거의 그 자리에서 바로 적는 편이에요. 몰아서 하려고 미뤄둔 적도 있는데, 영상은 컷이 금방 쌓여서 하루만 지나도 왜 이 컷을 버렸는지 저도 판단이 다시 안 서더라고요. 선배 말을 받아 적는 건 끝나고도 되는데, 그걸 "왜"로 바꾸는 번역은 손이 아직 타임라인 위에 있을 때라야 나오는 것 같아요. 미뤄두면 결국 "톤이 좀" 그 단계로 다시 돌아가 있더라고요.
10.15 13:33
준호프로덕트 디자이너 · 취준
저는 멘토까지는 아니고 포폴 피드백을 몇 번 받으러 다닌 쪽인데, 그때 적어둔 메모를 다시 보면 "톤 줄여라" 같은 결론만 남아 있더라고요. 왜 거기서 줄이라고 했는지, 뭘 버리라는 얘기였는지는 안 적어둬서 다음 작업 가면 결론만 기억나고 손은 또 예전대로 가더라고요.
취준 입장이라 단정은 못 하는데, 리셋되는 게 피드백을 까먹어서가 아니라 그 피드백이 쥐고 있던 판단 기준을 안 옮겨 적어서 아닐까 싶더라고요. 결론은 받아 적기 쉬운데 그 뒤의 이유는 그 자리에서 안 받아두면 통째로 날아가니까요. 유나님은 피드백 받으실 때 결론 말고 그 판단의 경계까지 메모해두시는 편이세요?
10.15 13:34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준호님 말씀처럼 결론만 적어두면 손이 또 예전대로 가더라고요. 저도 "여백 줄여라"만 메모해뒀다가 다음 작업 가면 어디까지 줄여야 할지는 통째로 날아가 있던 적 많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본문이 답답해 보이는 선까지만, 그 아래론 성글어 보임" 식으로 멈출 경계를 같이 적어두는 편이에요. 그 경계는 결과물엔 안 남아도 제 눈에 쌓이는 거라, 브랜드 지워도 제 거로 남더라고요.
준호님은 그 이유를 그 자리에서 바로 여쭤보는 편이세요?
10.15 13:34
준호프로덕트 디자이너 · 취준
솔직히 그 자리에선 못 여쭤봤습니다. 짚어주실 땐 다 이해된 것 같아서 결론만 받아적고 나왔거든요. 근데 어디까지 줄이고 그 아래론 왜 안 되는지, 그 경계는 그 자리에서만 서 있다가 다음 작업 가면 통째로 비어 있더라고요. 두 번은 면접도 끝나고서야 어디서 갈렸는지 짐작했고요.
그래서 요즘은 받아적기 전에 왜 거기서 멈추라는 건지부터 되묻는 쪽으로 바꾸는 중입니다. 결과물엔 안 남아도 결국 제 눈에 쌓이는 건 그 경계뿐이라서요.
10.15 13:35
성현BX 디자이너 · 16년차
저도 팬톤 지정을 잘못 잡아서 로고 시안을 전량 재인쇄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감리에서 짚어준 건 뼈에 새겼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다음 프로젝트 가면 또 비슷한 자리에서 손이 먼저 가더라고요. 한참 뒤에야 알았는데, 저는 그 피드백을 "그 작업에서 난 사고"로만 적어뒀던 거예요. 작업이 바뀌면 같이 리셋돼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교정받은 문장 말고, 판단이 갈리던 그 순간에 "왜 이 색으로 갔는지" 한 줄만 그 자리에서 남겨두는 편이에요. 세 줄 넘어가면 저부터 다시 안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유나님은 받은 피드백을 작업별로 적어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따로 한곳에 모아두시는 편인가요?
10.15 13:35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저는 처음엔 작업 폴더에 피드백을 같이 적어뒀거든요. 근데 그 폴더가 닫히면 메모도 같이 잠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왜 이 여백에서 멈췄나" 같은 판단 한 줄만 노션 한곳에 따로 빼두는 편이에요. 작업이 바뀌어도 거기만 다시 열면 그 순간이 살아있어서요. 세 줄 넘기면 저부터 안 들여다보게 된다는 말, 머리가 끄덕여졌어요.
10.15 13:36
하진프로덕트 디자이너 · 9년차
손은 예전 습관대로 간다는 그 감각,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똑같이 겪는구나 싶어 좀 놀랐습니다. 저는 프로덕트 쪽이라 편집 반려의 결을 단정할 입장은 아니고요, 대신 제 기준만 말씀드릴게요. 저도 도쿄 출장 때 사진을 200장쯤 찍고 돌아와 절반은 왜 찍었는지 못 꺼냈거든요. 그때 문제가 "무엇을 봤나"만 남기고 "왜 남겼나"를 안 적은 거였어요. 피드백도 똑같더라고요.
"여백 줄여라" 같은 결론만 적어두면 다음 작업에서 안 꺼내지는데, "이 레이아웃은 시선이 분산돼서 여백을 줄였다"처럼 판단 근거를 한 줄 붙여두면 손이 그 문장을 다시 찾더라고요. 넘어와서 끝까지 따라오는 건 결론이 아니라 결정의 근거였거든요.
혹시 지금 메모는 결론만 남아 있는 쪽일까요, 아니면 이유까지 붙어 있는 쪽일까요?
10.21 01:19
유나작성자편집 디자이너 · 4년차
솔직히 예전 메모는 결론만 남은 쪽이었거든요. "여백 줄여라"만 적어두니 다음 작업 가면 어디까지였는지 통째로 날아가더라고요. "왜 남겼나"를 안 적었다는 도쿄 사진 얘기가 콕 박혔어요, 저도 실물 찍어둘 때 딱 그 한 줄을 빼먹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시선이 분산돼서 여백을 줄였다"처럼 판단 근거를 꼭 붙여두는데, 말씀처럼 끝까지 따라오는 건 결론이 아니라 그 한 줄이더라고요.
10.21 01:19
채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피드백을 받은 작업 옆이 아니라 '다음에 또 틀릴 자리'에 미리 붙여두는 식으로 바꿨거든요. 받을 때 결론만 적으면 저도 몇 주 뒤엔 똑같이 리셋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왜 이게 걸렸는지" 한 줄을 꼭 같이 남겨요. 노션에 작업 시간이랑 시안 횟수를 석 달 기록해봤을 때 느낀 건데, 숫자나 결론만 박아두면 그 아래 맥락이 사라져버려서 손은 결국 예전 습관대로 가더라고요.
다만 저는 스타트업 3년차라 멘토를 길게 붙여 받아본 건 아니어서, 유나님처럼 4년 쌓인 피드백을 다음 작업에서 어떻게 꺼내 쓰시는지는 저도 좀 궁금하긴 해요.
작년에 포트폴리오 아홉 편을 봤는데, 피드백 받은 흔적이 "다음 작업에 살아 있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머리는 아는데 손이 예전대로 간다는 말, 절반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는 커머스 8년차인데 제 경우 안 떠오르는 게 아니라, 떠오를 자리에 아무것도 안 적어둔 거였거든요. 멘토가 짚어준 순간엔 "왜 이게 문제인지"가 같이 있는데, 며칠 지나면 결과만 남고 그 기준이 통째로 날아갑니다. 그래서 저는 피드백 받은 자리에 고친 내용 말고 "무슨 기준으로 틀렸다고 했는지"를 한 줄로 박아둡니다. 다음 작업에서 꺼내지는 건 피드백 문장이 아니라 그 한 줄이더라고요. 유나님은 피드백 받으실 때 결과만 메모하세요, 아니면 이유까지 적어두시는 편이세요?
솔직히 예전엔 고친 결과만 적어뒀거든요. 근데 말씀하신 그대로, 며칠 지나면 '뭘 어떻게 바꿨다'만 남고 왜 그래야 했는지는 통째로 날아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인쇄물 찍어 메모할 때도 '자간 떠서 가독성 깨짐'처럼 무슨 기준으로 걸린 건지 한 줄을 같이 박아둬요. 신기하게 다음 작업에서 손이 먼저 반응하는 게 딱 그 한 줄이더라고요.
신기하게 저도 4~5년차까지는 똑같이 리셋됐거든요. 그 자리에서 고개는 끄덕였는데 다음 작업 가면 손이 옛날 버릇대로 가더라고요. 제 경우엔 피드백을 "기억"으로 두는 한 거의 안 남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들은 걸 그날 바로 체크리스트 한 줄로 바꿔 적었거든요. 저는 2019년에 코팅 누락으로 380 날린 뒤에 만든 인쇄 체크리스트가 지금 여덟 줄인데, 전부 "한 번 틀려서 추가된 줄"입니다. 멘토 피드백도 똑같이, "다음엔 조심" 말고 "표지 들어가기 전 별색 도수 확인" 같은 작업 순서 한 줄로 못 박아두면 손이 먼저 찾더라고요. 머리는 까먹어도 문장은 안 까먹거든요. 혹시 받은 피드백을 문장으로 따로 적어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머리로만 기억하시는 편인가요?
코팅 누락으로 380 날린 줄이 체크리스트가 됐다는 대목에서 머리가 끄덕여졌어요. 저도 예전엔 머리로만 담아뒀는데, 며칠 지나면 "조심하자"만 남고 정작 손은 옛날로 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인쇄물 찍어 메모할 때 "표지 앞 별색 도수 확인"처럼 작업 순서로 한 줄 박아두거든요. 말씀처럼 머리는 까먹어도 문장은 안 까먹으니까요. 혹시 그 여덟 줄은 작업 전에 매번 펼쳐 보시는 편이세요?
작업 전에 매번 펼쳐 보진 않습니다. 처음엔 저도 열어봤는데, 그렇게 "보자"고 마음먹는 단계가 하나 더 끼면 바쁠 때 그냥 건너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여덟 줄을 따로 안 보고, 인쇄 들어가기 전 교정지 보낼 때 쓰는 체크 양식 안에 "표지 별색 도수" 같은 식으로 아예 박아뒀습니다. 펼쳐 보는 게 아니라 그 공정에 안 넣으면 다음으로 못 넘어가게요. 결국 제가 기억하려고 애쓰는 줄은 몇 달 지나면 다 날아가더라고요.
저도 "톤이 좀" 같은 반려를 받고 다음 작업에서 멀쩡히 또 같은 데서 걸린 적이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피드백을 받으면 고칠 항목으로 적는 대신 "선배가 왜 이 컷을 버리라고 했나"처럼 판단 한 줄로 바꿔서 타임라인 메모에 박아두거든요. 항목으로 적어두면 그 파일을 다시 안 열게 되는데, 판단으로 남기면 다음에 비슷한 컷 만질 때 그 질문이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영상 쪽이라 편집 쪽 결이랑 좀 다를 수 있는데, 피드백 자체보다 그걸 제 말로 한 번 번역해 둔 건만 다음 작업까지 살아남는 것 같아요. 유나 님은 받은 피드백을 그 자리 표현 그대로 적어두시는 편이세요, 아니면 본인 말로 바꿔서 적으세요?
저는 예전엔 선배가 말한 표현 그대로 적었거든요. 근데 "톤이 좀" 이런 건 그 자리 말이라, 며칠 지나면 무슨 톤이었는지 저도 가물가물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주영 님처럼 "왜 이 여백을 답답하다고 했을까"로 바꿔서 인쇄물 찍은 메모 옆에 한 줄로 남겨두는데, 확실히 판단으로 적어둔 건 다음 판형 잡을 때 질문 먼저 떠올라요. 혹시 그 번역, 작업 끝나고 몰아서 하세요, 아니면 그 자리에서 바로 적으시는 편이세요?
저는 거의 그 자리에서 바로 적는 편이에요. 몰아서 하려고 미뤄둔 적도 있는데, 영상은 컷이 금방 쌓여서 하루만 지나도 왜 이 컷을 버렸는지 저도 판단이 다시 안 서더라고요. 선배 말을 받아 적는 건 끝나고도 되는데, 그걸 "왜"로 바꾸는 번역은 손이 아직 타임라인 위에 있을 때라야 나오는 것 같아요. 미뤄두면 결국 "톤이 좀" 그 단계로 다시 돌아가 있더라고요.
저는 멘토까지는 아니고 포폴 피드백을 몇 번 받으러 다닌 쪽인데, 그때 적어둔 메모를 다시 보면 "톤 줄여라" 같은 결론만 남아 있더라고요. 왜 거기서 줄이라고 했는지, 뭘 버리라는 얘기였는지는 안 적어둬서 다음 작업 가면 결론만 기억나고 손은 또 예전대로 가더라고요. 취준 입장이라 단정은 못 하는데, 리셋되는 게 피드백을 까먹어서가 아니라 그 피드백이 쥐고 있던 판단 기준을 안 옮겨 적어서 아닐까 싶더라고요. 결론은 받아 적기 쉬운데 그 뒤의 이유는 그 자리에서 안 받아두면 통째로 날아가니까요. 유나님은 피드백 받으실 때 결론 말고 그 판단의 경계까지 메모해두시는 편이세요?
준호님 말씀처럼 결론만 적어두면 손이 또 예전대로 가더라고요. 저도 "여백 줄여라"만 메모해뒀다가 다음 작업 가면 어디까지 줄여야 할지는 통째로 날아가 있던 적 많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본문이 답답해 보이는 선까지만, 그 아래론 성글어 보임" 식으로 멈출 경계를 같이 적어두는 편이에요. 그 경계는 결과물엔 안 남아도 제 눈에 쌓이는 거라, 브랜드 지워도 제 거로 남더라고요. 준호님은 그 이유를 그 자리에서 바로 여쭤보는 편이세요?
솔직히 그 자리에선 못 여쭤봤습니다. 짚어주실 땐 다 이해된 것 같아서 결론만 받아적고 나왔거든요. 근데 어디까지 줄이고 그 아래론 왜 안 되는지, 그 경계는 그 자리에서만 서 있다가 다음 작업 가면 통째로 비어 있더라고요. 두 번은 면접도 끝나고서야 어디서 갈렸는지 짐작했고요. 그래서 요즘은 받아적기 전에 왜 거기서 멈추라는 건지부터 되묻는 쪽으로 바꾸는 중입니다. 결과물엔 안 남아도 결국 제 눈에 쌓이는 건 그 경계뿐이라서요.
저도 팬톤 지정을 잘못 잡아서 로고 시안을 전량 재인쇄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감리에서 짚어준 건 뼈에 새겼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다음 프로젝트 가면 또 비슷한 자리에서 손이 먼저 가더라고요. 한참 뒤에야 알았는데, 저는 그 피드백을 "그 작업에서 난 사고"로만 적어뒀던 거예요. 작업이 바뀌면 같이 리셋돼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교정받은 문장 말고, 판단이 갈리던 그 순간에 "왜 이 색으로 갔는지" 한 줄만 그 자리에서 남겨두는 편이에요. 세 줄 넘어가면 저부터 다시 안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유나님은 받은 피드백을 작업별로 적어두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따로 한곳에 모아두시는 편인가요?
저는 처음엔 작업 폴더에 피드백을 같이 적어뒀거든요. 근데 그 폴더가 닫히면 메모도 같이 잠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왜 이 여백에서 멈췄나" 같은 판단 한 줄만 노션 한곳에 따로 빼두는 편이에요. 작업이 바뀌어도 거기만 다시 열면 그 순간이 살아있어서요. 세 줄 넘기면 저부터 안 들여다보게 된다는 말, 머리가 끄덕여졌어요.
손은 예전 습관대로 간다는 그 감각,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똑같이 겪는구나 싶어 좀 놀랐습니다. 저는 프로덕트 쪽이라 편집 반려의 결을 단정할 입장은 아니고요, 대신 제 기준만 말씀드릴게요. 저도 도쿄 출장 때 사진을 200장쯤 찍고 돌아와 절반은 왜 찍었는지 못 꺼냈거든요. 그때 문제가 "무엇을 봤나"만 남기고 "왜 남겼나"를 안 적은 거였어요. 피드백도 똑같더라고요. "여백 줄여라" 같은 결론만 적어두면 다음 작업에서 안 꺼내지는데, "이 레이아웃은 시선이 분산돼서 여백을 줄였다"처럼 판단 근거를 한 줄 붙여두면 손이 그 문장을 다시 찾더라고요. 넘어와서 끝까지 따라오는 건 결론이 아니라 결정의 근거였거든요. 혹시 지금 메모는 결론만 남아 있는 쪽일까요, 아니면 이유까지 붙어 있는 쪽일까요?
솔직히 예전 메모는 결론만 남은 쪽이었거든요. "여백 줄여라"만 적어두니 다음 작업 가면 어디까지였는지 통째로 날아가더라고요. "왜 남겼나"를 안 적었다는 도쿄 사진 얘기가 콕 박혔어요, 저도 실물 찍어둘 때 딱 그 한 줄을 빼먹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시선이 분산돼서 여백을 줄였다"처럼 판단 근거를 꼭 붙여두는데, 말씀처럼 끝까지 따라오는 건 결론이 아니라 그 한 줄이더라고요.
저는 피드백을 받은 작업 옆이 아니라 '다음에 또 틀릴 자리'에 미리 붙여두는 식으로 바꿨거든요. 받을 때 결론만 적으면 저도 몇 주 뒤엔 똑같이 리셋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왜 이게 걸렸는지" 한 줄을 꼭 같이 남겨요. 노션에 작업 시간이랑 시안 횟수를 석 달 기록해봤을 때 느낀 건데, 숫자나 결론만 박아두면 그 아래 맥락이 사라져버려서 손은 결국 예전 습관대로 가더라고요. 다만 저는 스타트업 3년차라 멘토를 길게 붙여 받아본 건 아니어서, 유나님처럼 4년 쌓인 피드백을 다음 작업에서 어떻게 꺼내 쓰시는지는 저도 좀 궁금하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