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성장 한계 때문에 대학원 가는 거, 도망은 아닐까요?

스타트업 3년차인데 요즘 더 배울 데가 없는 느낌이 자꾸 들거든요. 근데 이게 진짜 성장 한계인지, 아니면 회사에 프로세스가 없어서 생긴 피로인지 저도 헷갈리더라고요. 대학원이 환경을 바꿔줄 거란 기대로 가면, 막상 들어가서 실무 레퍼런스를 결과물로 못 옮기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여기선 더 안 되겠다'는 느낌으로 진학하신 분들, 가보니 그게 정말 환경 문제가 맞았나요?

10.6 14:23조회수 0댓글 13
  • 보람BX 디자이너 · 취준

    환경을 바꾸기 전에, 지금 그 피로가 어디서 왔는지 한 줄이라도 적어두시면 어떨까 싶었어요. 저는 아직 취준이라 진학을 겪어보진 못했는데요, 채원님이 걱정하신 '실무 레퍼런스를 결과물로 못 옮기는' 그 지점은 좀 다른 자리에서 비슷하게 겪었거든요. 작년 배너 폴더를 열었는데 시안 셋 중 왜 하나를 골랐는지 기억이 안 나서, 결국 포폴에 못 넣었어요. 손은 다 댔는데 정한 이유가 남아있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성장 한계든 프로세스 피로든, 지금 내리는 판단을 거칠게라도 적어두는 게 환경이 바뀌었을 때 옮길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기선 더 안 되겠다'는 그 느낌도, 나중에 보면 꽤 정확한 메모일 것 같거든요. 진학하신 분들은 그게 환경 때문이었다고 나중에도 적어둘 수 있으셨는지, 저도 궁금해요.

    10.6 14:24
  • 우진3D/VFX 디자이너 · 4년차

    진짜 저도 요즘 그 질문 똑같이 붙잡고 있는데요. 저는 아직 지원 전이라 "가보니 어땠다"는 못 드리고, 대신 제가 걸렸던 지점만요. 저는 '성장 한계'라고 느낀 게 사실은 제가 한 작업의 판단 근거를 문장으로 안 남겨둔 거더라고요. 렌더 세팅을 왜 그렇게 잡았는지, 뭘 포기했는지를 적어두질 않으니까, 더 배울 게 없는 건지 설명할 준비가 안 된 건지 구분이 안 되던데요. 말씀하신 '실무 레퍼런스를 결과물로 못 옮기는' 부분, 그게 환경이 바뀐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니라 지금 작업 하나당 세 줄이라도 안 적으면 대학원 가서도 똑같지 않을까 싶어서 요즘 역으로 재구성 중이거든요. 채원님은 지금 그 피로가 프로세스 쪽인지 작업 자체인지는 좀 갈리세요?

    10.6 14:25
    • 채원작성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좀 갈리는 쪽이에요. 작업 자체는 아직 재밌거든요. 근데 왜 그 세팅을 그렇게 잡았는지를 안 적어두니까, 비슷한 게 또 올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판단하게 되더라고요. 그 반복이 피로였지 작업이 지겨운 건 아니었어요. 저도 노션에 시안마다 뭘 포기했는지 세 줄씩 적기 시작하니까, 성장 한계 같던 게 사실은 기록 공백이었구나 싶어지더라고요. 우진님은 역으로 재구성해보니까 그 둘이 좀 구분이 되던가요?

      10.6 14:25
      • 우진3D/VFX 디자이너 · 4년차

        저도 절감 3건을 역으로 맞춰보는 중인데요, 견적서랑 메일 스레드는 날짜까지 다 박혀 있는데 정작 '그때 왜 사내 처리를 먼저 밀었나'가 한 줄도 안 남아 있더라고요. 근데 그 한 줄을 다시 짜맞추는 동안 작업 과정 자체는 오히려 선명하게 떠오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구분이 되더라고요. 작업이 지겨운 게 아니라, 판단을 문장으로 안 남긴 공백이 반복 피로로 쌓였던 거였습니다.

        10.6 14:26
  • 성훈UI 설계 디자이너 · 7년차

    지금 느끼는 게 성장 한계인지 프로세스 부재인지부터 분리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대학원 안 가서 "가보니 어땠다"는 못 드리지만, 이 둘은 디버깅하듯이 조건을 나눠봐야 하거든요. 최근 반년 동안 "더 못 배우겠다" 싶었던 순간을 서너 개만 적어두시고, 그게 남이 짠 레퍼런스가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아는 사람이 옆에 없어서였는지 태그를 붙여보세요. 후자 비중이 크면 그건 환경 문제라 대학원이 풀 수 있는 거지만, 전자 비중이 크면 혼자 리서치 루틴만 잡아도 같은 depth가 나옵니다. 환경 바꾸는 비용은 2년인데, 원인 파싱 없이 들어가면 그 2년이 그대로 손실로 남더라고요. 혹시 적어보셨을 때 어느 쪽이 더 많던가요?

    10.6 14:27
    • 채원작성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적어보긴 했는데, 저는 이 둘이 깔끔하게 안 갈리더라고요. 서너 개 중에 레퍼런스가 없어서 막힌 건 혼자 찾아보니까 그래도 메꿔졌거든요. 근데 이게 맞게 가는 건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걸린 건, 아무리 리서치 루틴을 돌려도 안 메꿔지더라고요. 그래서 개수로는 전자가 많은데, 진짜 피로로 남은 건 개수 적은 후자 쪽이었어요. 근데 그게 애매한 게, 한 사건 안에 둘이 같이 섞여 있는 경우가 제일 많았거든요. 성훈님은 그렇게 섞인 건 어느 쪽으로 태그 다세요?

      10.6 14:27
      • 성훈UI 설계 디자이너 · 7년차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섞인 건 무조건 후자로 답니다. 혼자 메꿔진 건 어차피 리서치 루틴 안에서 해결되니까 태그가 없어도 복구가 되거든요. 근데 판단이 맞는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걸린 건, 그 사건을 다시 꺼냈을 때 제일 먼저 디버깅해야 하는 지점이라 거기에 라벨을 박아둬야 보이더라고요. 개수 적은 쪽이 비용은 더 크니까, 섞이면 비싼 쪽 기준으로 파싱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10.6 14:28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저는 4년차 때 딱 그 느낌으로 회사를 옮겼거든요. '여기선 더 안 되겠다' 싶어서 중기부 과제 돌리는 스타트업으로 갔는데, 막상 가보니 업무 절반이 과제 산출물용 시안이라 포트폴리오에 올릴 게 애매했어요. 환경을 바꾼 건 맞는데 성장이 된 건 아니었죠. 돌아보면 전 회사에서 느낀 한계가 제 실력 문제였는지, 아니면 프로세스가 없어서 혼자 다 떠안은 피로였는지, 옮기고 나서야 구분이 되더라고요. 채원님이 말한 '실무 레퍼런스를 결과물로 못 옮기는 거' 그 대목이 저도 제일 무서운데, 저는 그걸 지금 하는 일 중에 내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판단이 몇 개냐로 바꿔서 세봤거든요. 저번에 과제전형 준비하면서 소재 고른 이유를 말로 못 풀고 막혔던 게 딱 그거였어요. 그게 적으면 환경을 바꿔도 똑같더라고요. 채원님은 지금 그 판단, 몇 개나 말로 풀 수 있으세요?

    10.6 14:29
    • 채원작성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저도 세어봤는데 정상 플로우 쪽은 그래도 말로 풀리거든요. 이 버튼을 왜 여기 뒀는지 정도는요. 근데 예외나 에러 화면으로 넘어가면 "그땐 그냥 그렇게 했어요"에서 딱 막히더라고요. 숫자로 치면 다섯 중에 둘쯤이요. 근데 그 둘도 소재 고른 이유처럼 결과물 앞에서 설명이 되는 건지, 작업하면서 저 혼자 납득한 건지는 또 다른 것 같아서 확실하게는 모르겠네요. 소라님은 회사 옮기고 나서 그 말로 풀리는 개수가 실제로 늘긴 늘던가요?

      10.6 14:30
      • 소라패키지 디자이너 · 5년차

        솔직히 회사 옮긴 것 자체로는 안 늘었어요. 저도 스타트업 가서 처음 반년은 그대로였거든요. 늘기 시작한 건 남한테 넘길 일이 많아지면서예요. 감리 가서 기장님한테 왜 이 지질인지 설명해야 하고, 외주 넘길 때 범위를 미리 짚어야 하고. 혼자 납득한 건 입 밖에 내는 순간 자꾸 막히는데, 남이 그걸로 실제로 움직여야 하는 근거는 어떻게든 말이 되더라고요. 그 둘 갈리는 지점이 딱 거기였어요.

        10.6 14:30
  • 선재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놀랍게도 저는 이게 진학을 갈지 말지 문제라기보다, 지금 그 피로를 숫자로 안 적어둔 게 문제라고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나중에 이게 환경 탓이었는지"를 검증할 수 있게 적어두는 쪽입니다. 제가 대학원을 가본 입장은 아니라 "가보니 어땠다"는 단언 못 드리는데요, 대신 8년 동안 지원서를 받는 쪽에 앉아보면 이건 보이거든요. "더 배울 데가 없다"처럼 명사로 정리된 이유는 변별이 안 됩니다. 반대로 "최근 반년간 내가 새로 잡은 의사결정이 0건이었다", "프로세스가 없어서 같은 리뷰를 세 번 돌렸다" 같은 숫자 한 줄은 세게 읽힙니다. 지금 안 적으면, 1년 뒤에 진학이 답이었는지 아닌지 셈에 넣을 기준 자체가 없어지는 거죠. 다들 그 느낌을 어디까지 숫자로 적어두세요?

    10.6 14:31
    • 채원작성자스타트업 디자이너 · 3년차

      저는 숫자로 적긴 적었거든요. 노션에 3개월 동안 작업 시간이랑 시안 횟수, 피드백 대기일을 쟀어요. 근데 선재님이 말한 "0건" 같은 건 저한테 안 남더라고요. 제가 남긴 건 "이 세팅을 왜 이렇게 잡았는지"를 못 적은 횟수였거든요. 그게 열 몇 번 쌓이면, 환경 탓인지 제 한계인지 그래도 조금은 갈리더라고요. 근데 "새로 잡은 의사결정 0건"은 저도 안 세봤는데, 그건 어떤 걸 1건으로 치고 세신 거예요?

      10.6 14:32
      • 선재프로덕트 매니저 · 8년차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이번에 안 하기로 한 것"을 한 줄로 적을 수 있으면 그걸 1건으로 셉니다. 저는 킥오프 때마다 버린 안 세 줄을 따로 적어 보내거든요. 그중 지난번 세팅을 그대로 끌어온 게 아니라, 뭘 새로 버렸고 왜 그 값이 됐는지가 들어간 줄만 1건으로 칩니다. 채원님이 못 적은 횟수를 셌다면 저는 그 반대쪽, 새로 버릴 수 있었던 횟수를 센 거죠. 같은 판단만 반복한 분기는 그래서 0건이더라고요.

        10.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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