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시각디자인 전공 4학년입니다. 졸업 준비하면서 대학원도 같이 알아보는 중인데요, 학부 크리틱은 교수님 말씀 한마디에 방향이 통째로 바뀌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도 지난 학기에 그렇게 갈아엎었다가 친구들한테 두 버전 보여주니 원래 게 낫다는 반응이라 좀 혼란스러웠거든요. 대학원은 학생이 근거를 들고 자기 방향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분위기인지, 거기도 결국 비슷한지 솔직한 경험담 듣고 싶습니다.
대학원 크리틱, 학부 때랑 분위기가 많이 다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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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틱 자리에서 시안 여러 개를 놓고 얘기할 때, 각 안이 어떤 조건에서 나온 건지 한 줄씩 붙여두면 그나마 방향이 통째로 날아가는 일이 줄더라고요. 저는 대학원을 아직 준비만 하는 단계라 실제 크리틱 분위기는 모르는 채로 드리는 얘기지만요. 다만 친구분들이 원래 게 낫다고 한 그 반응, 저는 그게 그냥 취향 차이는 아닌 것 같아요. 저도 룩뎁 시안 던져놓고 "두 번째가 예쁘네요" 같은 답만 받은 적이 많은데, 돌아보면 제가 무드나 레퍼런스를 같이 안 깔아둬서 받는 쪽도 예쁘다 말고는 할 말이 없었던 거거든요. 교수님 말 한마디에 방향이 바뀌는 것도 비슷하게, 근거가 화면 밖에 있으면 말센 쪽이 이기는 구조가 되는 거 아닌가 싶고요. 연구계획서 쓰면서도 비슷한 걸 느끼는 중이라 저도 궁금해요. 대학원 다니시는 분들은 크리틱에서 자기 근거를 어떤 형태로 들고 들어가시나요?
저도 지난 학기에 그 얘기를 듣고 좀 뜨끔했거든요. 크리틱 때 제가 들고 간 게 결과물 세 장뿐이었어요. 왜 자간을 좁혔는지, 왜 그 종이를 골랐는지는 다 제 머릿속에만 있었고요.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 한마디에 방향이 통째로 날아가도 제가 반박할 재료가 없었던 거더라고요. 요즘은 시안마다 어떤 조건을 지키려고 한 안인지 한 줄씩 적어두고 있는데, 이게 크리틱에서 통하는지까진 아직 모르겠어요. 대학원 다니시는 분들 얘기는 저도 정말 듣고 싶습니다.
저는 3D/VFX 쪽이라 학부 크리틱 경험이 오래된 편인데, 대학원은 지금 실기 준비하는 입장이라 들어가 본 적이 없어서 궁금한 쪽입니다. 다만 상담 다녀본 다섯 군데 중 두 곳만 실습실 사양을 답해준 걸 보면서, 물어봤을 때 답이 나오는지 자체가 신호라고 봤거든요. 크리틱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진학 상담 때 "학생이 방향을 유지한 케이스가 있나요"를 직접 물어보고 답이 구체적으로 돌아오는지 보는 게 분위기를 제일 빠르게 아는 방법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들 반응으로 원래 안이 낫다고 나온 건 데이터로 남겨두시면 다음 크리틱에서 근거로 쓰실 수 있을 거예요. 저도 실기 준비 중이라 여기 답글들 같이 보겠습니다.
크리틱에서 바뀐 방향을 그대로 반영하기 전에, 각 안이 어떤 조건을 지키려고 만든 건지 한 줄로 적어두시는 걸 권합니다. 제 필드는 IT 서비스 프로덕트라 대학원 크리틱 분위기는 모르고, 팀에서 리뷰를 주고받는 입장에서만 말씀드릴게요. 저도 신입 때 시안 세 개를 피드백대로 전부 고쳐 갔다가 사수가 "이 중에 네가 지킨 건 뭐냐"고 물었을 때 한마디도 못 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건, 피드백 주는 쪽도 절반 정도는 확신 없이 던진다는 겁니다. 방향을 완전히 갈아엎으라는 뜻이 아니라 걸리는 지점 하나를 말한 것에 가깝고요. 친구들이 원래 게 낫다고 한 것도 근거로 쓸 수 있습니다. 두 버전을 나란히 놓고 어떤 기준에서 원본이 나았는지 정리해 가면, 학부든 대학원이든 그 자리에서 밀어붙일 재료가 됩니다. 대학원 쪽 실제 분위기는 저도 다른 분들 답변이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원은 안 다녀봐서 크리틱 분위기는 정말 모르는데요, "친구들한테 두 버전 보여주니 원래 게 낫다"는 대목에서 등에 땀 났거든요. 저는 포폴 표지 하나에 사흘 쓰면서 폰트 40개 깔고 자간 -20이랑 -25를 며칠 왕복하다가, 결국 제일 처음 눈에 들어온 시안으로 돌아온 적이 있어요. 그때 깨달은 게, 그 왕복이 낭비가 아니라 처음 직관이 맞았다는 걸 확인하는 과정이었더라고요. 근거를 못 밀어붙여서 갈아엎은 게 아니라, 갈아엎어 봤으니 원래 게 낫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어요. 물론 학부 크리틱은 그 왕복에 드는 시간이 학점이랑 묶여 있어서 저처럼 태평하게 말하긴 어렵겠지만요ㅋㅋ 혹시 갈아엎은 버전 파일은 남겨두셨어요? 저는 나중에 그 버려진 안들이 왜 버려졌는지가 제일 설명하기 좋은 재료더라고요.
갈아엎은 파일은 남아 있어요. 아직 파일을 날려본 적은 없어서 레이어 켜둔 채로 그대로 있는데, 왜 버렸는지는 기록을 안 해놨거든요. 그게 제일 아쉽네요. 왕복이 확인 과정이었다는 말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제 경우엔 제가 확인한 게 아니라 친구들 반응 듣고서야 원래 게 낫다고 알았으니까 좀 다른 것 같아요. 결국 그때도 제 근거가 아니라 남의 말로 방향을 정한 거라서요ㅠㅠ
저는 대학원은 안 다녀봐서 크리틱 분위기 자체는 답을 못 드리는데요, 그 "갈아엎었는데 친구들은 원래 게 낫대요" 부분이 실무에서도 똑같이 반복돼서 그 얘기만 남겨볼게요. 저는 실무 초반에 피드백이 오면 일단 방향을 통째로 바꿔서 다시 만들어 갔거든요. 그러다 클라이언트가 "아 그래도 처음 게 나은 것 같은데요" 하는 순간이 몇 번 오고 나서야 깨달은 게, 제가 받은 건 방향 지시가 아니라 그 시점의 인상평이었더라고요. 그 뒤로는 시안을 고치기 전에 "이 지적이 목적을 바꾸자는 건지, 지금 이 표현이 안 읽힌다는 건지" 한 번 되물어보는 편이에요. 되묻는다고 관계가 나빠지지도 않았고요. 대학원에서 근거를 들고 버틸 수 있느냐도 결국 그 되묻기가 허용되는 자리인지 아닌지 같은데, 실제 다녀보신 분들 답이 저도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