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저는 아직 취준 중인데 최종 두 곳 결과를 기다리면서 대학원도 같이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 '왜 이걸 하는지' 근거를 쌓는 일이라 결이 겹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손대보니 포폴 다듬는 시간이랑 연구계획서 쓰는 머리가 완전히 다른 방향이더라고요. 한쪽에 증빙을 못 남기면 둘 다 흐릿해질 것 같아 겁이 납니다. 취준이랑 병행해서 대학원 준비해보신 분들은 둘 다 챙기셨나요, 아니면 한쪽을 접으셨나요?
취준이랑 대학원 준비, 동시에 하면 둘 다 어정쩡할까요?
10.25 14:45조회수 0댓글 6
상호님 글 보니까 저는 두 개를 같이 굴리던 시절이 떠올라요. 저는 대학원은 못 가봐서 그쪽 조언을 드릴 처지는 아니고요, 다만 포폴과 다른 무언가를 동시에 붙들던 감각은 비슷하게 겪었거든요. 저도 그때 손은 포폴에 가 있는데 머리는 자꾸 다른 쪽을 계산하느라 둘 다 반쯤 켜둔 상태로 하루가 다 가더라고요. 어이쿠, 이게 병행의 문제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돌아보면 흐릿해졌던 건 시간을 못 나눠서가 아니라, 그날 내가 왜 포폴을 붙잡았는지 아니면 왜 연구계획서로 넘어갔는지를 안 적어둬서였던 것 같아요. 결과물만 남기면 나중에 둘 다 '어정쩡하게 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날그날 '오늘은 마감 때문에 이쪽' 한 줄만 남겨도 흐름이 덜 끊기더라고요. 증빙을 꼭 양쪽에 똑같이 쌓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지금 상호님이 먼저 선을 그어두고 싶은 쪽이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증빙을 한 군데에만 남기려 하면 오히려 둘 다 흐려지는 것 같아서, 저는 요즘 작업할 때 '왜 이 선택을 했는지'를 포폴용 문장이랑 연구 질문용 문장으로 따로 적어두려고 애쓰는데요. 사실 저도 아직 학생이라 취준을 제대로 돌려본 적은 없어서 조언이라기보단 겪은 일에 가깝습니다. 지난 학기 크리틱에 결과물만 들고 갔다가 왜 자간을 좁혔는지, 왜 그 종이를 골랐는지가 다 머릿속에만 있어서 설명을 못 했거든요. 그때 느낀 게, 포폴에 쓰는 근거랑 "이게 왜 연구거리가 되는지" 적는 머리가 상호님 말씀처럼 방향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데요, 두 곳 최종 결과 기다리시는 동안엔 포폴 쪽에 더 무게를 두시나요, 아니면 지금부터 연구계획서 초안을 같이 손대보시는 편인가요? 저도 졸업 준비하면서 같은 고민이라 어떻게 나눠 잡으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저는 지금 포폴에 무게를 둡니다. 연구계획서는 '왜 연구거리가 되는지'를 새로 증명해야 하는데, 결과 기다리는 몇 주 안에 억지로 짜면 문장만 매끄럽고 제가 겪은 근거가 아니라 금방 무너지더라고요. 대신 포폴 작업할 땐 판단 근거를 한 벌만 또박또박 남겨두고, 거기서 연구 질문으로 틀 수 있는 것만 나중에 골라내려고 합니다. 규민님은 크리틱 때 설명 못 하셨다던 그 근거들, 지금은 따로 모아두고 계신가요?
저도 그 크리틱 이후로 작업하면서 '왜 이렇게 했는지'를 그때그때 메모로 남기긴 하는데요, 솔직히 아직 포폴용 문장이랑 연구 질문용 문장이 뒤섞여 있어서 한 벌로 또박또박은 아니에요ㅠㅠ 말씀하신 것처럼 판단 근거 한 벌만 먼저 정리해두고 거기서 골라내는 쪽이 저한테도 덜 흔들릴 것 같아서, 저도 그 방향으로 손봐보려고요.
흐릿해질까 봐 겁난다고 하셨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겪었습니다. 4년차 때 이직이랑 과제전형을 같이 돌린 적이 있거든요. 그때 깨달은 건, 둘이 쓰는 '머리'가 다른 게 아니라 증빙을 남기는 '속도'가 다르다는 거였어요. 포폴은 결과물이 이미 손에 있으니 다듬기만 하면 되는데, 연구계획서나 과제전형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말로 다시 풀어야 하잖아요. 저는 그 말 푸는 작업이 안 돼서 반쯤 접었거든요. 대학원은 안 가봐서 단정은 못 드리는데, 둘을 같이 굴릴지 말지보다 '어느 쪽 증빙이 지금 손에 없는지'를 먼저 보시는 게 어떨까 싶어요. 포폴은 있는데 근거 설명이 비어 있으면 그건 대학원 준비가 오히려 포폴을 채워주더라고요. 반대면 둘 다 흐려지고요.
최종 두 곳 결과 기다리시는 중이면 그쪽부터 숫자로 못 박아두시는 게 순서 같습니다. 저는 대학원은 안 가봐서 연구계획서 쓰는 머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감이 없고요, 다만 11년차 동안 포폴 첨삭하면서 본 건 하나 있습니다. 포폴에 남기는 증빙이랑 연구계획에 남기는 증빙은 단위 자체가 다르더라고요. 포폴은 "내가 뭘 맡아서 결과가 얼마였다"는 금액·공정 단위고, 연구계획은 "왜 이 질문인가"라는 논리 단위거든요. 작업물 하나로 둘을 동시에 설명하려 하면 둘 다 흐려집니다. 그래서 저라면 작업물 자체는 공정 단위로 쪼개 숫자로 끊어두고, 거기서 '왜'를 뽑아 연구계획 쪽으로 옮기는 식으로 출처를 하나로 두겠습니다. 다만 어느 쪽을 접느냐는 최종 결과가 나와야 판단되는 거라, 지금 접는 건 좀 이른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