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D/VFX라 결이 좀 다를 수 있는데요, 학원 다닐 때 과제는 중간 컷까지만 보고 끝나더라고요. 정작 현업 가서 애매해지는 건 렌더팜 대기나 시뮬 다시 돌리는 마지막 완성 구간이거든요. 툴을 다룰 줄 아는 거랑 끝까지 뽑아본 건 단가에서도 다르게 쳐주더라고요. 학원 과제를 실제 납품 수준까지 완성해보신 분 계신지, 그게 수업에 포함돼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경험 공유 부탁드립니다.
학원 과제, 끝까지 납품 수준으로 뽑아본 적 있으세요?
10.31 14:21조회수 0댓글 9
끝까지 뽑아본 경험은 수업보다 핸드오프 문서에서 생기더라고요. 저는 프로덕트 쪽이라 렌더팜 대기 같은 건 없지만, 학원 과제는 딱 "주요 화면 시안"까지가 끝이었어요. 정작 현업에서 애매해진 건 그 뒤였거든요. 엣지 케이스, 빈 상태, 에러 플로우까지 다 그려서 개발팀에 넘겨봐야 비로소 "내가 끝까지 안 봤구나" 싶은 구멍이 보이더라고요. 과제엔 당연히 그 구간이 안 들어 있었고요. 그래서 저는 온보딩 리뉴얼 맡았을 때 일부러 과제 하나를 골라 배포 직전 수준까지 혼자 끌고 가봤어요. 시안 개수로는 두 배였는데, 단가 얘기 나왔을 때 "중간 컷까지 되는 사람"과 확실히 다르게 쳐주더라고요. 말씀하신 대로 끝까지 뽑아본 티는 결국 그 마지막 구간에서 나는 것 같아요. 혹시 3D 쪽은 그 완성 구간을 과제에 넣을 때 렌더 시간을 어떻게 확보하시는지 궁금한데, 다들 어떻게 하세요?
렌더 시간은 과제 일정에 아예 따로 칸을 파서 잡아뒀어요. 저는 완성 구간 하나를 밤에 렌더 걸어두고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하는 식으로 돌렸거든요. 그런데 수정이 한 번 들어가면 대기가 통째로 밀려서, 최근엔 언리얼 실시간 렌더로 그 마지막 구간만 따로 뽑아봤어요. 대기가 줄어드니까 엣지 케이스나 에러 플로우까지 손볼 시간이 그제야 생기더라고요. 프로덕트 쪽은 그 배포 직전 구간에서 제일 발목 잡는 게 보통 뭐던가요?
저는 배포 직전에 제일 발목 잡는 게 에러·예외 플로우였어요. 정상 플로우 시안은 일찍 나오는데, 빈 화면이나 실패 케이스는 항상 뒤로 밀리거든요. 안 그려두면 개발이 임의로 처리해버려서 결국 다시 맞추게 되더라고요. 온보딩 리뉴얼 때도 로딩·네트워크 끊김 화면을 핸드오프 직전에 몰아서 그렸다가 그 비용을 그대로 치렀어요. 그래서 요샌 완성 구간보다 그 예외 칸부터 먼저 시안을 박아두는 쪽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렌더팜 대기라는 구간이 저희 편집 쪽엔 없어서 결이 다르긴 한데요, 그래도 "끝까지 뽑아본 적 있냐"는 질문은 좀 뜨끔하더라고요ㅠㅠ 저는 취업 준비할 때 과제를 화면용 시안까지만 만들고 끝냈거든요. 근데 실무 와서 보니까 정작 애매한 게 그 다음 구간이었어요. 인쇄소에 파일 넘기기 전에 도련 챙기고 별색 분판 맞추고, 교정지 나오면 종이 위에서 색이 또 달라져서 다시 잡는... 그 마지막 입고 단계가 수업엔 아예 없었던 느낌이에요. 툴로 펼침면 예쁘게 짜는 거랑, 인쇄까지 사고 안 나게 끝내는 건 진짜 다른 일이더라고요. 사수가 입고 직전에 핀 안 맞은 거 잡아주는 거 보면서 저게 학원에선 배울 수가 없는 구간이구나 싶었어요. 우진님 렌더 완성 구간이랑 비슷한 결일 것 같아서, 저도 괜히 벌써부터 걱정되네요ㅠㅠ
라이노 고급 과정 들을 때도 똑같았습니다. 과제는 서피스 깔끔하게 떨어지는 모델링까지만 평가하고 끝났거든요. 정작 현업에서 애매해진 건 그 다음이었습니다. 같은 데이터를 목업으로 깎고 도색 샘플에 올리면 화면 렌더랑 채도가 다르게 올라오는데, 그 보정은 수업에 없었습니다. 턴테이블 48초짜리 뽑아서 클라한테 넘기는 것도 결국 회사 들어와서 혼자 익혔고요. 저는 그 마지막 구간을 수업보다 금형·도색 라인 감리에서 배운 편입니다. 끝까지 뽑아봤냐보다, 양산 전까지 끌고 가본 데이터가 포폴에 몇 개 박혀 있냐가 단가에서 더 쳐주더라고요. 제조 쪽은 특히 그 구간이 안 적혀 있으면 구두로는 인정 안 해주거든요.
학원 때 북디자인 과제를 화면에서 깔끔하게 끝냈고, 평가도 딱 거기까지였어요. 정작 현업 가서 애매해진 건 우진님 말씀처럼 마지막 구간이더라고요. 화면으로 확정한 별색이 감리 가서야 틀린 게 드러나서 판을 다시 잡은 적이 있거든요. 9년 하면서 보니까 '끝까지 뽑아본다'는 건 실물로 한 번 찍어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미리 본다는 뜻인데, 학원 과제엔 그 샘플·감리 단계가 통째로 빠져 있더라고요. 단가에서 다르게 쳐주는 것도 결국 그 되돌리기 비용을 아는 사람한테 붙는 값 같고요. 다만 이 구간은 수업으로 되기보다 실제로 돈 들여 샘플 뽑아봐야 몸에 붙던데, 렌더팜이나 시뮬 쪽은 학원에서 그걸 끝까지 돌려볼 환경 자체가 되던가요?
별색이 감리 가서 틀어지는 거, 저희로 치면 미리보기에서 깨끗했던 시뮬이 렌더팜에 풀 해상도로 태우고 나서야 노이즈랑 터지는 파티클이 드러나는 구간이거든요. 학원에선 그게 안 됩니다. 라이선스랑 노드 대기 비용 때문에 로컬 미리보기까지만 보고 끝나더라고요. 결국 그 되돌리기 비용은 회사 들어가서 렌더 한 번 날려먹고 나서야 몸에 붙던데, 민경님은 그 샘플 비용을 현업에서 처음 내보신 건가요, 아니면 학원에서 얼마라도 흉내는 내보셨어요?
저는 그 비용을 현업 가서 처음 냈어요. 학원 땐 화면에서 깔끔하게 끝났으니 흉내조차 못 낸 거죠. 안 뽑아본 샘플값은 틀려도 티가 안 나거든요. 과제는 멀쩡해 보였고 평가도 거기까지였고요. 감리 가서 별색 틀어진 판을 처음부터 다시 잡고, 그 재작업 비용을 제 돈으로 물고 나서야 되돌릴 수 없는 구간이 뭔지 몸에 붙더라고요.
저는 인쇄 쪽이라 월 3~4회 감리를 나가는데요, 학원 과제가 끝나는 지점과 실제 납품이 끝나는 지점은 아예 다른 구간이더라고요. 과제는 화면에서 색 잡고 PDF 넘기면 평가가 끝났거든요. 정작 현업에서 애매해지는 건 그 PDF를 확정 용지에 평량·코팅까지 걸어 찍은 다음부터예요. 같은 파일도 비코팅으로 가면 한 톤 죽어서 나오고, 판 걸린 뒤엔 못 바꾸니까요. 렌더팜 대기 쪽은 결이 다르겠지만, 말씀하신 '마지막 완성 구간'이 단가에서 다르게 쳐진다는 말은 인쇄도 똑같습니다. 저는 그래서 포폴이든 과제든 화면 시안이 아니라 확정 용지로 찍어 PDF로 잠근 기준본까지 가봤는지를 보거든요. 거기까지 안 가본 분은 색이 떴을 때 왜 떴는지를 설명 못 하더라고요.